여러분.
출간 책을 보고, 아무 페이지나 깨물었을 때 안 아픈 곳이 없다. 물면 다 아프다, 네?
누군가는 책에서 모든 꼭지를 다 잘 쓸 수는 없다, 강약중강약으로다가 재미난 꼭지가 있으면 재미없는 꼭지도 중간중간에 들어가야 한다고 말하지만, 그건 모든 글을 재미있게 쓸 수 없는 나약한 자의 핑계일 뿐, 나는 언제나 강강강슈퍼강강강을 추구한다...(추구는 하지만 결코 실현은 안된다...)
이렇듯 책에 담긴 모든 글이 소중하겠지만, 출간 후에 특히나 좀 기억에 남는 문장이랄까, 애정이 가는 문장은 있는 것 같습니다.
지난 주말 저는 <작가의 목소리>를 금이야 옥이야 쓰다듬으며, 오오 마이 프레셔스... 하고 있으니까능, 와이팡 되시는 분께서 혀를 끌끌 차며, 자네는 자네가 쓴 글을 보아도 그렇게 웃기도 좋은가? 하더란 말이죠.
그래서, 무안해진 저는 아니, 뭐 그게 아니고, 하면서 할 말을 머뭇머뭇 주춤주춤... 그때 제가 어떤 부분을 보고 있었느냐면, <작가의 목소리>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부분이랄까요. '밸런스 게임과 비주류 인생'이라는 꼭지에 실린 문장을 보고 있었는데 말이죠.
누군가, 한국에서 글 쓰는 인간들은 모두 스스로 문단의 아웃사이더라고 생각한다... 라고 말한 것을 보고, 저의 상황을 생각하며 써 본 글인데 말이죠.
뭔가 모습이 그려지는 글이 아닌가. 높다란 벽으로 둘러싸인 문단 주변을 어슬렁 돌아다니다 까치발 들고서 바라보면서, 으으으, 나도 그 안에 좀 넣어주라, 여기 사람 있어요, 저 좀 봐주세요, 하는 마음이 들다가도, 때려쳐때려쳐 나만의 독자노선을 걸어간다...하는 게 뭔가 되게 처량하면서도 네?
무엇보다 이게 여덟 줄짜리의 한 문장이다아아아. 쉼표를 열 번이나 찍었다아아아아아아. 간결체를 요하는 요즘의 글쓰기 시대에서는 결코 허용이 안 되는 방식의 글쓰기가 아닌가, 글쓰기 코치님들이 보고서는 극대노할 글투가 아닌가 싶지만, 그럼에도 잘 읽히는 것은 역시 제가 글을 잘 써서 그런 거 아니겠습니까.
문단 중심 밖에서 먹이를 찾아 산기슭을 어슬렁거리는 하이에나를 본 일이 있는가, 나는 하이에나가 아니라 표범이고 싶다.
근본 없는 글쓰기를 행하는 무명 글쟁이의 글쓰기 에세이 <작가의 목소리> 많은 관심 바랍니다. 네네.
하나둘 올라오는 서평을 보면, 잘 읽힌다는 반응들이 공통으로 있어서 어깨가 몹시 빵빵해진 상태입니다. 어깨빵해서 다 이길 수 있을 듯.
아, 그리고 지난 주말에 책 관련 이슈가 있었는데 말이죠.
이것은 사건사건 대박사건. 그 대박사건이라 함은 무엇이냐, 영풍문고 종로 본점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무명 글쟁이 이경의 <작가의 목소리>를 소개해주었다는 것. 네? 으어어어어엌!!!
서점다운 서점, 아름다운 서점 영풍문고에서 어째서 <작가의 목소리>를 소개해주는 것인가...
저는 영풍문고 계정에 저와 출판사가 태그 된 것을 보고는 눈물이 좀 나려고 했는데요.
너무 놀라서 제가 출판사에 물어봤다는 거 아니겠습니까. 이거 혹시 광고예영?
벗, 하지만, 그러나 여러분.
이것은 광고가 아니다.
디스 이즈 낫 언 광고. 네?
글을 쓰는 이들은 늘 인정에 목말라 있지 않겠습니까. 편집자의 인정, 출판사의 인정, 독자의 인정.
출간 후에는 서점 엠디의 인정, 언론사 기자의 인정, 인터뷰어의 인정 등에 목말라하며 책을 널리 알려줄 수 있는 이들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출간 며칠 되지 않아 한국에서 가장 큰 서점 중 하나인 영풍문고 본점에서 이렇게 책을 소개해주었다는 것, 이것은 저로서는 한줄기 빛과도 같다. 네? 아아, 눈부시다 영풍.
영풍문고 짱짱... 여러분들 영풍문고 많이 사랑해주세요... 저도 더 사랑해주시고...
땡큐 쏘마치.. 영풍..
그럼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