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작법서인가, 에세이인가.

by 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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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책 이야기다. 저도 모르겠습니다. 여러분이 읽고서 판단을 해주세요. 책 사서 읽어달라는 이야기입니다. 올라오는 책의 리뷰를 보고 있으면, <작가의 목소리>를 작법서로 읽는 분도 계시고, 에세이로 읽어주는 분도 계시고 그렇다. 부제는 '어느 글쟁이의 글쓰기 에세이'인데, ISBN은 또 03800이라 작법서에 가까운 코드를 받았다. 이쯤 되면 출판사도 글쟁이도 이 책의 정체성을 명확하게 구분 짓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아님. 우리에겐 다 계획이 있습니다...)


사실 장르라는 것은, 쓰는 사람은 크게 개의치 않고 쓰는 경우가 많을 텐데, 외려 팔아먹는 입장에서 구분을 쉽게 하기 위해서 생겨난 것일지도 모르겠다. <작가의 목소리>를 놓고 얘기를 해볼까. 서점에 가면 보통은 에세이 매대가 있지만, 가끔은 또 글쓰기책 매대가 있기도 하다. <작가의 목소리>를 에세이를 놓고 팔겠다 치면 당연히 에세이 매대에 올려야 마땅하겠고, 이걸 작법서로 인식한다면 아무래도 글쓰기 매대에 올려놓고 파는 것이 적당하겠다.


이 선택을 누가 하느냐. 당연히 서점 사람들이 한다. 그래서 가끔 책이 엉뚱한 곳에 진열되어 있으면 저자 입장에서는 속이 터지거나, 너무 얼척이 없을 때는 웃음이 나기도 한다. 두 번째 책으로 <힘 빼고 스윙스윙 랄랄라>라는 골프 에세이를 냈을 때, 에세이가 아닌 취미 코너에 가 있어서 나는 조금 웃음이 나오기도 했다.


저자든 출판사든 가장 좋은 것은 에세이 매대든 글쓰기 매대든 다 같이 올라가 있는 게 최고다. 영풍문고 IFC 여의도점의 경우 <작가의 목소리>는 에세이 베스트셀러 매대와 글쓰기책 매대에 같이 올라가 있다. 이렇게 책이 여기저기 여러 매대에 동시에 올라가 있으면 고민이 없다. 장르 따위 뭐가 됐든.


사실 책을 어디에 놓고 팔지는 출판사에서도 중요하게 생각한다. 처음 음악 에세이 원고를 출간하고자 투고했을 때, 한 출판사는 내가 쓴 원고를 예술 분야에 놓고 팔아야 할지, 에세이 분야에 놓고 팔아야 할지를 고민하기도 했다. 고민만 하고 계약은 안 해서 여태껏 책이 되지 못했지만 어쨌든 그랬다.


보통 책 하나가 2~300페이지 되는데 정확하게 이 책의 장르는 이것이다,라고 말할 수 있는 게 어쩌면 더 웃긴 것일지도 모르겠다. <작가의 목소리>는 브런치 공모전에 응모했던 글에서 시작하여 책으로 만들어졌다. 브런치 공모전에 응모할 때도 장르를 적게 되는데, 나는 내가 쓴 글을 뭘로 놓고 보낼까 고민하다가 에라 모르겠다 하고 '인문'으로 응모했다. 나는 자기계발서를 보지 않지만 누군가는 글쓰기야말로 '자기계발'의 최고봉이 아닌가 하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그렇게 생각하니 내 책도 하나의 '자기계발서'가 될 수도 있겠구나 싶다.


결론.

에세이 좋아하는 분들은 <작가의 목소리>를 읽어주시고,

작법서 참고하실 분들은 <작가의 목소리>를 참고해주시고,

인문서 좋아하시는 분들은 <작가의 목소리>를 좀 읽어봐 주시고,

자기계발서 좋아하는 분들은 <작가의 목소리>를 읽으시고 글쓰기로 자기계발을 하시길 바랍니다. 네네.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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