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럴 마케팅이란 무엇인가.
바이럴(Viral)이라고 하면, 바이러스(Virus)의 형용사로서 마치 콤푸타 바이러스처럼 확산되는, 응? 그렇게 막 소비자들끼리 절로 입소문이 퍼지게끔 하는 광고를 바이럴이라고 하는 거 같은데, 나는 어째서인지 이 '바이럴'이라는 단어의 생김새를 보고 있으면 마치 바이브레이터(Vibrator)와 오랄(Oral)의 합성어처럼 느껴져서, 아아, 내 안에 어마무시한 음란마귀가 있구나, 미쳤나 봐, 제정신이 아니야, 일상생활 가능함? 하고서 스스로 묻고 싶어질 때도 있다. 근데 이거 나만 그런 건가요? 네? 누구라도 아니라고 좀 해줘...
여하튼 나의 언어 감수성이란 게 이 모양 이 꼴이라 그런지는 몰라도 나는 '바이럴'로 만들어진 광고, 특히 바이럴 목적으로 만들어진 책 광고를 보고 있으면 조잘조잘조잘 주둥이를 쉬지 않고 탈탈탈탈탈탈탈탈 털어대다가 기어코 기승전광고로 이어지고야 말겠다는 모양이 그려져서, 아이고 바이럴인지 니미럴인지 나는 그거 좀 별로다,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내가 싫어하는 출판사들은 하나같이 바이럴 광고를 해댄다. 바이럴을 너무 많이 해서 그 출판사가 싫어진 건지, 그냥 싫었던 곳이 바이럴을 해대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여하튼 그렇다. 이런 출판사들을 보고 있으면 마치 바이럴 마케팅을 하기 위해서 출판사를 차린 게 아닌가 싶을 정도랄까. 이렇게 바이럴에 목숨을 걸 정도면 출판사가 아니라 그냥 광고회사가 아닌가 싶어 진다.
이런 곳은 특히나 임프린트랄까, 모기업을 중심으로 하위의 여러 브랜드를 만들고, 또 여러 SNS 계정을 만들어서, 외부에서 볼 때는 서로서로 상관이 없는 듯 보이게끔 하면서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자세히 들여다보면 결국은 그놈이 그놈이고, 이놈이 이놈이고, 저놈이 저놈이고 다 한통속, 그야말로 자기네 상품 자기네끼리 좋다고 돌아가며 떠들어대는데, 이게 앞광고인지 뒷광고인지 옆광고인지 그런 거 나는 모르겠고, 당최 책은 안 보이고 온통 다 광고판이로구나 싶어 져서, 어느 지점에 이르러서는 심각한 현타가 오고야 마는 것이다.
SNS를 하다 보면 하루에도 몇 번씩이나 알고리즘을 향해 욕을 하고 싶어 진다. 으으, 이 미친 알고리즘아, 정신 좀 안 차릴래, 왜 자꾸 내가 싫어하는 출판사의 광고를 보이는 것이냐 하고서 눈에 보이지도 않는 알고리즘의 멱살을 잡고서는 패대기치고 싶어지는 것이다.
바이럴로 만들어진 책 광고가 왜 보기 싫은지를 생각해보았다.
단계적으로 싫은 지점이 생겨나는데, 첫 번째로 그렇게 광고를 보고서 산 책은 대체로 개똥망이다. 한마디로 책이 광고를 따라가지 못하는 케이스로 아이고야 내가 광고에 속았구나, 각박한 세상에서 나는 또다시 정신을 못 차리고 상술에 속아 넘어갔다는 생각이 들어 자괴심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두 번째로는 이 인간들이 광고 자체는 정말 잘 만든다는 것에 있다. 그들은 사람의 시선을 잘도 끌어내어 클릭을 유발한다. 가령 인스타에 열 장의 사진을 올릴 수 있다면 그들은 흥미롭고도 궁금한, 때로는 감동적이고 재미난 이야기로 9페이지를 채우고는 마지막 10페이지에 이르러서는 힝, 속았징, 사실 이거 책 광고지롱, 하고서 약을 올리듯 책의 표지를 보인다. 그러면 나는 실제로 약이 올라 또다시 자괴감에 빠지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바이럴 광고를 해댄 책이 베스트셀러 차트 상위에 랭크되어 잘 팔리는 모습을 보면서 최후의 자괴감을 느끼는 것이다. 이때 나는 책의 본질이란 무엇일까에 대해 생각한다. 잘 팔리는 책이 좋은 책인가. 팔리지 않는 책은 나쁜 책인가. 바이럴로 만들어진 책 판매는 어떠한가... 하는 거 다 헛소리고, 사실 이거 질투심입니다. 네네. 바이럴로 책 많이 판다고 자랑하는 출판사들 보면 배알이 꼴려 미치겠음. 으으, 배 아프다, 으으으. 그 와중에 알고리즘 이 생키는 내 속도 모르고 계속 또 싫은 출판사 책 광고 보여주니까 환장할 노릇. 으으으으...
뭐, 바이럴이라는 게 요즘 세상에 행할 수밖에 없는, 엄연히 마케팅의 일환이라고 생각하면 이렇게 알고리즘에 따라 광고가 보이는 것도, 클릭을 유발하는 게시물을 계속 만드는 것도, 결국은 다 마케팅을 잘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아닌가 싶어 진다. 광고를 보고서 산 책이 개똥망인지 아닌지, 앞광고 뒷광고 옆광고 뭐 그런 문제는 차치하고서.
나도 뭐 출간 후에 올리는 대부분의 글은 '기승전책광고'인데 내가 하는 짓이나, 바이럴 마케팅으로 책 파는 출판사나 다를 게 뭐가 있나 싶기도 하고. 책이라는 것은 이제 이런 방식으로밖에 팔 수 없는 물건이 되어버린 게 아닌가 싶어 씁쓸하기도 하고.
결론은 오늘도 그런 바이럴 광고를 보면서 배알이 꼴리는 중이니까능, 제 배알의 안위를 위해서라도 제 책을 좀 사달라는 결국은 또다시 이렇게 저 역시 그들과 다를 바 없이 끝에 가서는 책 광고를 하고야 말겠다는 뭐 그렇고 그런 이야기입니다. 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