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의 노래

by 이경


베셀 작가의 사정이 어떠한지는 모르겠다. 그러니까 책을 내자마자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수 만권쯤 팔아버리는 그런 작가의 사정은 경험해본 적 없어서 어떨런지 모르겠는데, 나 같은 무명의 글쟁이는 서평은 물론이거니와 인터넷 서점에 뜨는 한줄평도 하나하나 다 찾아보는 것이다. 뭐 그런 거 하려고 책 쓰는 거 아니겠습니까. 에고 서치 하고, 책으로 자아실현하고, 인정 욕구와 관종력을 채우고.


그러다 보니 가끔 책 읽어주시는 독자분이랑 온라인 친구도 맺고 좋아요도 누르고 댓글도 달고 하하호호 웃기도 하고 그런다.


아 이 분 내 글을 좋아해 주신다, 내 책을 좋아해 주신다, 내 유머를 알아주신다, 뭐 그러면서 든든함을 느끼기도 하는 것이다. 영원하진 않더라도 오랜 시간 응원을 해줄 것 같은 느낌이다.


그런데, 그랬는데, 분명 그러했는데. 어느 날 문득 친구 사이가 끊어진 것을 발견하게 된다. 앞서 말했듯이 베셀 작가야 워낙 독자들이 많을 테니 그들의 사정은 내가 모르겠고 나 같은 무명의 글쟁이는 이런 독자의 변심에 덜컥 겁이 난다.


왜지, 왜 그럴까. 내가 뭘 잘못했을까. 은연중에 뭔가 잘못한 게 있었을까. 그분이 믿는 종교를 나쁘게 말했나, 그분이 지지하는 정당을 비판했나, 아닌데, 나 그런 거 모르는데, 왜지, 분명 내 글을 괜찮게 봐주시고 서평도 길게 길게 남겨주셨던 분이었는데.


문체가 너무 바뀐 것에 실망을 하신 걸까, 변해버린 감성에 실망을 하신 걸까, 아니면 어디선가 내 얼굴을 찾아보셨나. 아, 뭐 그렇담 인정, 그러면 내가 싫어졌을 수도 있지, 하면서 오만가지 생각이 드는 것이다.


sns라는 게 뭐 그렇지. 가볍게 친구 맺었다가 갑자기 친구가 끊길 수도 있고 그렇지. 그럼에도 속상한 마음은 어쩔 수가 없다. 솔직히 묻고 싶다. 아니, 저기, 저희 괜찮았잖아요? 이제 제 글이 별로인가요, 하면서.


이런 설움을 이겨낼라믄 역시 빨리빨리 베셀 작가가 되어버려 가지고...


음악은 넬의 <유령의 노래>

짝사랑을 노래하는 곡 중에 가장 서글픈 가사라고 생각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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