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내야겠다는 생각을 하기 전에는, 책이란 그저 재미를 위해서만 읽었다. 물론 지금도 마찬가지이지만, 출간을 목표로 하면서 전과 달라진 게 있다면 글쓰기 혹은 책 쓰기 관련 책을 자주 사보게 되었다는 점이다. 은유 작가의 <쓰기의 말들>은 아, 책을 써봐야지 하는 마음을 먹고서 처음으로 샀던 책이다. 그때 이상하고 요상한 글쓰기 책이 아닌 이 책을 산 게 정말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책을 사면 본문으로 바로 넘어가기도 하는데 <쓰기의 말들>의 서문을 읽고서는 은유 작가에게 반해버렸던 기억이 난다. 나는 여지껏 읽어보지 못한 <공산당 선언>이나 니체를 꺼내며 풀어나가는 이야기엔 박력이 넘쳐흘렀다.
시간이 꽤 흘렀음에도 여전히 가끔 이 책을 꺼내어 아무 페이지나 펼쳐본다. 나는 쓴다, 따라서 안심한다, 하는 롤랑 바르트의 짧은 문장에 묘하게 위안이 든다. 쓰지 않으면 불안하니까. 그러니 어쩌면 나도 쓰는 사람이지 않을까.
'안 쓰는 사람이 쓰는 사람이 되는 기적을 위하여'라는 부제답게 이 책은 정말 쓰지 않는 사람의 마음을 쓸 수 있도록 간지럽혀주기도 한다. 주변에 아, 저 사람 글 좋은데, 지치지 않고 계속 쓰면 좋겠는데, 그래서 언젠가는 책을 낼 수 있다면 좋겠는데, 싶은 사람이 있다면 선물하기에 좋은, 선물하고픈 책이 아닐까. 같이 선물하기에 뭐 이경의 <작가의 목소리> 같은 책도 좋겠고... 혹은 이경의 <난생처음 내 책>도 좋겠고... 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