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는 흔한 말

by 이경




유희열이 유스케를 그만둔다는 이야기를 듣고, 토이의 몇몇 곡을 듣다가, 그렇게 김연우의 목소리를 듣다가, 결국 마지막엔 <사랑한다는 흔한 말>까지 이어 듣는.


듣는 음악이 좀 극과 극이라 마이너한 음악을 좋아하면서도 한쪽으로는 되게 상업적인 음악을 좋아하기도 하는데, 김연우가 부른 곡 중에 가장 상업적이고오 대중적인 곡이 아닌가아아아. (조규만 곡)


아무래도 상대방이 잠수를 탄 것인지, 아아 사랑한다는 그 흔한 말을 해주질 못하여 서운하여 떠나갔는가아... 하는 어렵지 않은, 눈치 없는 남자의 가사인데, 마지막 '내가 더 잘할게'만 없었으면 더 좋은 가사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잘하긴 뭘 더 잘해, 상대가 잠수 타고 했으면 그냥 뭐 끝난 거지 뭐, 안 그렇습니까, 네?


근데 진짜 사랑한다는 그 흔한 말이 뭐 그리 어렵다고 나도 많이 하진 않고 살았던 거 같다. '사랑해♥' 글로 쓰고 하트 이모티콘까지 붙이고 하는 데에도 단 몇 초밖에 걸리지 않지만, 이걸 입 밖으로 내기에는 뭔가 좀 뭐랄까, 그러니까 뭔가 좀 어색하고, 남사스럽고, 부끄럽고, 경상도 남자라 그러한가. 지금까지 살면서 사랑한다고 말해주었던 이가 얼마나 있었는가 떠올려보아도, 보자보자 한번 보자, J, S, H, Y, S... 어엌... (구라임...)


문학에서든 음악에서든 사랑한다는 그 흔한 말을 어려워하고 거부해왔던 이들이 종종 있는데, 그 모야 윤도현 <사랑two> 같은 곡 들어도, 또다시 사랑이라고 부르진 않겠다아, 하고서 붙인 제목이 사랑투...라서. 아니, 오랑육랑칠랑도 아니고 멋대가리 없이 사랑투라고 할 거 그냥 사랑이라고 부르는 게 낫지 않겠는가 싶기도 하고...


김승옥의 <무진기행>에서는 '나는 그 여자에게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었다. 그러나 ‘사랑한다’라는 그 국어의 어색함이 그렇게 말하고 싶은 나의 충동을 쫓아 버렸다.' 하는 명문장도 나오고.


다자이 오사무 <인간실격>에서는, '겁쟁이는 행복조차도 두려워하는 것입니다.'하는 문장이 나오는데, 나는 몇몇 이들이 '사랑한다.' 말하길 꺼려하는 이유 중에 하나가 바로 이 당장의 행복에서 오는 두려움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 것이다.


'사랑합니다아, 사랑한다구요, 네?' 하고서 말하는 그 순간이 바로 어떠한 남녀 간의 애정전선에 있어서 최정점을 찍는 순간이며 그 시간 이후로는 권태와 헤어짐을 향해 천천히 나아가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리하여 몇몇 사랑의 쫄보들이 사랑한다는 그 흔한 말을 하질 못하며 살아가는 것이 아닌가아, 하는 것은 그냥 다자이 오사무를 좋아해서 해보는 내 생각이고.


유희열의 표절 논란은 차치하고서, 유스케 13년 했다는데 좋지 않게 하차하게 되어 그건 좀 아쉬움.


희열이형, 사... 사... 사ㄹ... 좋아했어영, 네네... 그동안 수고하셨다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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