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형이요? 글쎄요. 어... 딱히 그런 건 없는 거 같은데. 아, 어릴 때는 여성분들 볼 때 눈썹을 제일 먼저 보긴 했어요.
- 눈썹이요?
- 네, 특이하죠? 그러니까 짙은 눈썹의? 제가 좋아했던 분들 보면 다들 눈썹이 진하시더라고요? 그러면 제 이상형은 눈썹이 짙은 사람인가. 아, 그렇다고 임꺽정 같은 그런 눈썹까지는 아니고요. 그냥 숱이 좀 있는 눈썹? 혹시 기네스 펠트로 아세요?
- 네, '아이언맨' 여자 친구?
- 아아, 그렇죠 요즘 사람들은 그렇게들 많이 알고 있죠. 저 어릴 때 한국 사람들한테 처음으로 기네스 펠트로 이름을 알렸던 영화가 <슬라이딩 도어즈>였거든요? 닫히는 지하철 문을 향해 기네스 펠트로가 열심히 뛰던 영화. 그때부터 기네스 펠트로 인기가 되게 많았거든요? 근데 저는 그때 기네스 펠트로를 안 좋아했어요. 눈썹. 그때 기네스 펠트로 눈썹이 없어서.
- 아, 진짜 특이하시네요. 그럼 요즘도 기네스 펠트로를 안 좋아하세요?
- 아, 요즘은 기네스 펠트로 너무 좋죠. 기네스 펠트로가 노래한 거 들어보셨어요? 목소리 정말 묘하고 좋거든요? 기네스 펠트로가 <듀엣>이라는 영화 OST로 부른 곡 중에 <베티 데이비스 아이스>라는 곡이 있거든요? 이게 원래 킴 칸스라는 목소리 되게 허스키한 사람이 부른 곡인데요. 빌보드 1위도 했던 곡이거든요. 아, 킴 칸스가 부른 <베티 데이비스 아이스>가 빌보드 차트 1위를 하던 그 주에 제가 태어났어요. 어, 그러니까 뭐 저한테는 조금 특별하게 느껴지는 곡이거든요? 근데 기네스 펠트로가 정말 킴 칸스 뺨 때리게 이 곡을 불렀다니까요? 이때부터 기네스 펠트로의 눈썹이 있느냐 없느냐 하는 건 저한테 아무런 상관이 없어져버린 거죠. 어, 그러니까 저는 어쩌면 이제는 눈썹이 짙은 사람보다 목소리가 좋은 사람이 이상형에 가까운 게 아닐까 싶기도 하고요?
- 그러시구나. 근데 혹시 눈썹 정리하세요?
- 네? 저요? 아니요? 저는 살면서 눈썹 정리란 걸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데요?
- 정말요? 눈썹 정리하신 것처럼 되게 예쁘신데요? 본인 눈썹이 예뻐서 어릴 때 상대방 눈썹을 그렇게 보신 거 아니에요?
- 아, 그런가? 그럴 수도 있겠네요. 제가 눈썹이 좀 예쁘긴 하죠? 제가 살면서 한 세 번 정도 그런 이야길 들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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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에 노래 잘하는 배우로 탕웨이가 있다면 서양에서는 기네스 펠트로가 있다, 이겁니다.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