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에 나올 음악 에세이는 크게 표지와 책 제목, 추천사 정도만을 남겨두고 나름대로 진행이 착착착 되어가고 있다. (라고 믿고 있다...)
국내 출판업계의 아웃사이더이자 독고다이 방구석 글쟁이인 나는 지금까지 책 4종을 내면서 추천사를 받아본 일이 없다.
쇼펜하우어 선생이 사랑은 아무리 미화하여도 성욕이라고 말했듯, 추천사를 부탁하는 일은 아무리 미화하여도, 누군가에게, 에... 제 책을 읽어보시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이 책을 추천한다는 그런 내용을 네? 좀 써달라 이겁니다아아아... 설령 글이 좀 재미없고 마음에 안 들어도 그런 마음은 결코 드러내지 마시고, 책이 널리 읽히도록 잘 좀 써달라 이거예영, 하는 것 같아서 선뜻 이행하기가 어려웠달까.
남에게 부탁을 하는 일과 민폐를 끼치는 일을 끔찍이 싫어하는 나는 누군가에게 책 한 권 분량의 글을 읽게 만들고서 또 그걸 추천한다는 내용을 받아내는 일이 이리 생각하나 저리 생각하나 고역인 것이다.
그런데 어느새 다섯 번째 책. 이 정도가 되니 이제는 나도 책을 좀 팔아야겠다, 더 이상 물러날 수가 없다 하는 지경에 이르러, 이번에는 그 고역스러운 추천사를 한번 받아보면 어떨까 싶은 것이다.
근데 아뿔싸. 나는 친구가 없잖아... 나이 마흔을 넘기고도 이런 부탁을 할 사람이 없다는 생각이 드니 외로움과 서러움이 밀려온다. 이런 나의 마음을 측은히 여기셨는지 전에 관계를 맺어온 한 출판사의 편집자님께서, "내가 이경의 다음 책 추천사를 써보도록 하겠다." 하는 입장을 표명해오셨다.
한 줄기 희망의 빛이 내려오는 기분이다.
그래서 그런데 혹시, 아 그래그래 이경의 책이라면 믿고 읽어볼 만하지, 하고서 추천사를 써주실 분 또 누구 안 계십니까. 추천사를 써주실 분은 저에게 텔레파시를 뚜뚜 두두두두두.... 아, 텔레파시는 아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