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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경 Dec 08. 2022

2교 중 단상



책 작업을 하다 보면 막판에는 뭔가 정신없이 후루룩 넘어간다. 이렇게 빨리 진행이 되어도 괜찮은 거야? 하는 마음이 들 때쯤 정신 차려보면 어느새 책은 만들어져 있다. 체감상 2교부터는 그 정신없는 후루룩이 일어난다.

책의 제목도, 표지도 여전히 정하지 못한 상황에서 2교를 진행하고 있다. 내지 디자인이 나왔고 대략적인 책의 페이지 수도 정해졌다. 이제 원고는 한글파일이 아닌 PDF 파일에서 검토 중이다. 두어 번의 교정과 프롤로그, 에필로그만 쓴다면 책을 만드는 과정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끝나간다. 나에게는 다섯 번째 책이다.


분명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일인데도 가끔씩 믿어지지 않을 때가 있다. 마치 기나긴 꿈을 꾸는 듯 거짓말처럼 느껴지는 일들. 결혼을 하고 나서도, 첫 아이가 나와서도 그런 마음이 들었다. 내가 결혼을 했다니. 나에게 아이가 있다니.

그리고 벌써 다섯 번째 책이라니. 내 자신의 일이어서 별것 아닌 것처럼 느껴지다가도, 생각하면 대단한 경험이 아닐 수 없다. 가령 글쓰기 플랫폼에서의 사람들만 봐도 그렇다. 글쓰기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많은 이들은 글을 쓰고서 책을 내보고자 하는 작가 지망생. 또 책 하나를 낸 단권 작가도 요즘에는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작가 지망생이 첫 출간을 하기까지가 어렵듯이, 단권 작가와 두 번째 책을 내는 그 사이의 틈도 꽤나 멀어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단권 작가에 그치기도 하는 것 같다. 막상 책을 내보았더니 재미가 없어서 때려치운 사람도 있을 테고, 무언가 더 쓸 수 있는 동력을 잃어버린 사람들도 있겠지. 


온라인에서 알고 지내는 글쟁이들 몇몇을 보아도 책 두 권 이상을 내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세 권은 더더욱 없고, 네 권은 더더더욱 없다. 글을 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출간의 길이 예전에 비해 조금 쉬워졌다고 해도 네 다섯 종의 책을 출간하는 이는 많지 않다...


그 많지 않은 사람 중에 하나가 바로 저라는 거 아니겠습니까... 네? 그냥 그렇다는 이야기입니다만, 네네. 이 생키는 도대체 글을 우에 쓰길래 벌써 다섯 번째 책을 내는가 궁금하신 분들은 저의 책을 읽어봐 달라 하는... 네네,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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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몰랑, 오늘 알라딘에서 책 네 권 택배로 받았다능... 집에 가서 책 뜯고 굿즈 자랑이나 할 거라능... 2교 중 단상은 개뿔, 몰랑몰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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