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엔 인스타에서 그림쟁이들 계정을 자주 들여다본다. 책 표지에 어떤 그림이, 혹은 어떤 사진이, 뭐 그게 뭐든지, 여하튼 무엇이 들어가면 좋을지 상상하면서 그림쟁이들의 작품을 들여다보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요 며칠엔 인서타 광고 계정도 하나같이 다 그림쟁이들 계정들이다. 그림쟁이들은 자기 계정 광고를 되게 많이 날리는구나 싶기도 하고.
이야 이 사람 그림 짱이네 대단하다 싶은 사람들은 대개 팔로워가 10만이 넘어가기도 해서, 사람들 보는 눈이 다 비슷하구나 싶기도 하고, 책 표지로 봤을 때는 별로였는데 개인 작품들은 너무 좋은 아티스트도 보이고 그 반대도 보인다.
-
책을 고를 때 얄팍한 제목이나 표지 따위의 겉모습에 혹하지 아니하겠다, 다짐하지만 그게 내 책이라면 입장이 좀 다르지.
빈지노가 쩌는 훅에 장사 없다 노래하듯이 개쩌는 표지와 제목의 책을 만들고 싶다. 그렇게 개쩌는 표지와 제목으로 독자를 유혹하여 책을 팔고... 그래 끝.
책이야 뭐 팔기만 하면 장땡 아니겠습니까. 요즘 해외여행도 풀렸겠다, 재미난 것도 많은데, 대체 누가 책 따위를 읽는 겁니까아아아아, 책이란 그저 사서 인스타에 쓰윽 한번 책스타그램 해시태그 달아서, 봐라봐라 요즘 같은 세상에 내가 책을 읽는다아아아아아 하는 자랑 피드용으로 올리는 물건 아닌가. 그러니 그런 인스타 자랑용 책으로 팔릴 수 있을 만큼 개쩌는 표지와 제목의 책을 만들고 싶다 이겁니다, 네네. 쩌는 표지와 제목에 장사 없어 아노잇.
글 쓸 때 꼭지 제목이든 파트 제목이든 원고 제목이든 대충대충 짓는 버릇이 있다. 나중에 책 만들 때 바꾸지 뭐, 하고서 일단 본문만 제대로 쓰자 하는 느낌으로 타이핑하고 보는 거다.
세 번째 책 <난생처음 내 책 - 내게도 편집자가 생겼습니다>의 편집자님이 투고 당시 원고의 가제였던 '구원의 천사를 찾아서'를 보시고는 '아, 이 원고는 보지 말고 그냥 넘길까.' 하셨다는 이야기를 들은 이후로는 제목을 지을 때 조금 신경을 쓸려고 하지만 여전히 대충대충 짓고 글 쓰다가, 이제 책 제목 정할 때쯤 되어서는 진짜 개쩌는 제목과 표지를 찾아 헤매는 것이다아아아아. 쩌는 표지와 제목에 장사 없어 아노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