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번째 책이었던 <작가의 목소리>를 작업해 준 마누스 출판사의 신간, 나는 공황장애가 있는 공항 직원입니다 <웰컴 투 패닉 에어포트>가 나왔다.
마누스와 나는 출판사와 저자라는 단순한 관계에서 조금 더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어서, 페이퍼에 도장을 찍은 것은 아니지만 서로 신간이 나오면 밀어주고 당겨주기로, 소위 말하는 블랙커넥션을 맺은 사이라고나 할까.
이경 저 생키 또 오랜만에 구라 치네, 할지 몰라도 천만에. 이것은 구라가 아니다. 출판업계는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치열하며... 일타 강사 최치열도 치열하게 사는데 나도 좀 치열하게 살아야지...
암튼 표지에서 뭉크의 절규를 패러디한 것에서 알 수 있듯 (표지 디자이너가 아주 능력자...) 책 내용을 보면 아주 절규가 절로 나오는, 부제 그대로 공황 장애를 지니고 있는 저자가 공항 지상직 근무를 하며 겪은 일을 에세이로 푼 책으로... 사실 아직 완독은 못했고, 절반쯤 읽었습니다, 네네.
근데 이 책이 애초에 저자 홍만춘의 브런치에 있던 글로 시작한 만큼 읽으면서, 아아 이 내용은 전에 본 거 같다, 아아 이 글에 등장하는 고객은 정말 진상이었지, 하는 익숙함이 들기도 하고, 책 소개야 다른 이들도 많이 할 테니 나는 책의 저자 기만자 홍만춘에 대해 이야기해 보면 어떨까 싶다.
일단 나는 홍만춘 작가와 직접 얼굴을 본 사이는 아니지만 여차저차 어기여차 하다 보니 서로 sns친구도 맺게 되었고, 가끔은 메시지나 카톡을 주고받는 사이가 되었다. 그와 이야기를 나눠보면 아아, 이게 그 말로만 듣던 젊은 mz의 화법인가 싶을 정도로 발랄하고 정신없고... 으으, 젊은이란 무엇인가...
암튼 내가 그를 기만자라고 생각하게 된 처음은 이름에 있다. 이름이 홍만춘이라니. 이렇게 촌스럽고 만춘스러운 이름이 있나, 하였으나 알고 보니 홍만춘은 그저 필명일 뿐이었고, 그의 본명은 따로 있었으니, 그 본명이라는 게 정말 예쁜 이름이었다.
음, 그럼 본명이 얼굴에 비해 너무 예쁜 걸까, 그렇다면 얼굴이 조금 만춘스러운 것은 아닐지, 또 예상하였으나 그 예상마저도 틀려먹었다. 한마디로 홍만춘 저자는 본명과 얼굴이 모두 '만춘'이라는 이름에 어울리지 않는 미인이었던 것이었다. 진짜 얼굴이 못생겨 복면작가로 활동하는 나와는 차원이 다른 인물이었던 것.. 으으.. 기분 나빠.. 기만자..
이 나이 먹고 이성의 외모를 두고서, 특히나 한참 어린 mz의 외모를 두고서 이러쿵저러쿵 평가하면 개저씨 소리를 들을 게 분명하다. 하지만 또 외모가 훌륭한 (호감형의 얼굴을) 이를 두고서, 이야기하지 않는 것 또한 잘못 아니겠는가.
홍만춘 작가의 책이 나오기 전 나는 마누스 출판사에, 홍만춘 작가님 말이졍 그냥 본명으로 책 내시고 유튜브 하셔서 아무 말도 안 하고 가만히 있어도 구독자가 오를 거 같은데... 하고서 주제넘는 의견을 드렸으나, "만춘 작가님이 얼굴을 막 드러내며 활동하고 싶진 않으신 거 같아요." 하는 답을 들어서 그런 줄로만 알고 있었다.
그런데 이 홍만춘 작가, 책 나온 지 며칠 되지도 않아 출판업계에서 가장 강력하고 파워풀한 채널예스 인터뷰에 얼굴을 공개해 버렸다.. 으으.. 기만자 같으니..
나는 <작가의 목소리>에서 글을 쓰는 사람들은 인기가 없고 대개는 못생겼으며, 프로필 사진도 죄다 측면으로 찍어 독자들을 속인다고 말한 바 있다. 비록 채널예스에 제공한 홍만춘 작가의 얼굴이 측면 사진이긴 합니다만, 나는 이렇게 깊은 눈을 가진 글쟁이를 본 적이 없다. 솔직히 이 정도로 빛나는 얼굴이면 글 같은 거 안 써도 되지 않을까.. 부들부들.. 여러분 그냥 만춘 작가님 책 말고 제 책이나 좀 사주십..
나는 마누스 출판사에, 홍만춘 작가님 책 나오면 이런저런 이유로 분명 잘 될 거라고 호언장담을 해두었다. 요즘에는 <웰컴~에어포트>의 인터넷 서점 판매지수를 매일 지켜보고 있다. 판매지수가 낮으면 응원을 하고, 지수가 높으면 질투를 하려고.. 책이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응원을 해얄지, 질투를 해얄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홍만춘 작가가 슈퍼스타의 자질을 지니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출판업계는 언제 어떤 식으로 슈퍼스타가 등장할지 몰라서 며칠 전에는 만춘 작가님에게 잘되면 나 좀 끌어달라고 했더니 알았단다.. 건방진 홍만춘.. 내가 캡쳐해둔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