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인터넷 서점 알라딘 메인 화면이 변했다. 전에 못 보던 '베스트 예감'이라는 게 생겼는데, 그냥 광고판 하나 더 늘어난 거지 뭐. 베스트 예감이라니...
2. 글을 쓰면서 들었던 몇몇 칭찬 중에 기억에 남는 것은 "글에 균제미가 있네요." 하는 댓글이었다. 몇 년 전 한 문학 커뮤니티(디시인사이드 문학갤러리)에서 들은 말이다. 머리에 든 게 많이 없고, 어휘력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나는 '균제미'가 무슨 뜻인지 몰라서 댓글을 보자마자 사전을 찾아 뜻을 알아보고, 원래부터 알고 있던 단어인냥 굴었다.
인터넷에 글을 쓰면서 몇몇 분들이 가끔 이경이 쓰는 글은 존나 밉상인데 어째서인지 미워할 수 없다... 하는 말을 해주곤 한다. 그 이유가 나는 균제미에 있다고 생각한다... 아님 말겅.
3. 영화를 잘 안 봐서... 나는 오랜 시간 동안 <암살>이랑 <밀정>이 같은 영화인 줄 알았다. 작년에 TV에서 해주는 <밀정> 2부를 보며, 아, 이게 이정재가 내 몸에 총알이 몇 개 박혔네 어쩌네 하는 그 영화지... 근데 왜 이정재는 안 나오지, 했다가 끝끝내 이정재가 나오지 않으면서 둘이 다른 영화라는 걸 인지했다.
어제 또 TV에서 <밀정>을 해주어 1부를 보았다. 몇 달 전에 2부 보고 뒤늦게 1부를 보면서 영화 한 편을 다 보았다. 영화를 이렇게 봐도 되는 걸까... 암튼 어제는 딱 1부만 보았다. 저번에 2부 보니까 막 고문 장면 나오길래... 나는 영화든 만화든 고문하는 장면 같은 걸 잘 못 본다... 으으으, 저건 영화야, 실제가 아니라 연출이야, 특수분장이야, 콤푸타 그래픽이야, 하는 생각을 하면서도 보기가 어렵다. 아무래도 내가 착해서 그런 게 아닐까 싶다. 헤헷.
4. SNS를 하다 보면 글쓰기 강연 게시물도 많고, 책 쓰기 강연 게시물도 많고, 거기엔 배울만한 사람도 많고, 사기꾼도 많고, 많고 많고, 그 많은 것들을 보고 있노라면 대구리가 돌고돌고, 암튼 간에 많다 이겁니다.
사실 글쓰기랑 책 쓰기는 비슷한 듯하면서도 다른 게 많아서, 얼마나 다른지 '글쓰기'는 붙여 쓰고 '책 쓰기'는 띄어 쓰지 않는가 할 정도 암튼 간에 다른데에에에.
글쓰기든, 책 쓰기든, 강사가 누구이든 간에 '베스트셀러 공식' 운운하면서 떠드는 사람이 있으면 그건 진짜 다 사기꾼이라고 보면 된다. 진짜 베셀이 되는 공식이 있다면, 베셀 공식을 운운하는 강사가 보여주고 증명하면 될 텐데, 이걸 증명해 낼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능. 왜냐면 그런 공식은 존재치 않으니까능.
며칠 전 페북하다가, 베셀 강연 어쩌고 저쩌고 하는 피드를 보고.. 후우..
짤은 <스누피의 글쓰기 완전정복>에서.
베셀의 공식이 열렬한 기도라는 점에서, 책을 내는 일은 복권이랑 좀 비슷한 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 다음 달이면 다섯 번째 복권 긁는데 나도 좀 터지면 좋겠다. 다음 달부터 손톱 깨물고 기도할 거라능...
5. 어제 페이스북에 두 시간 간격으로 이천 자가 넘는 글 하나랑, 빵 사진 하나에 두 줄짜리 글을 올렸는데... 전자는 조아여가 두 개인 반면에, 후자는 조아여가 스무 개 넘게 달렸당. 시무룩...
언젠가 지인 하나는 나에게, 인서타를 왜 블로그처럼 쓰냐고 말한 적이 있는데. 인서타에 글을 너무 길게 쓴다고... 페북은 긴 글 쓰기에 용이한 곳이 아니던가... 인서타를 페북처럼, 페북을 인서타처럼 써야 하는 걸까 싶당...
몰라몰라, 나는 역행자다. 덤벼라 자청... 에잇...
6.
삼송역 부근 한 카페에서...
통스팸 구이와 바닐라 아이스크림...은 구라고 바닐라 프렌치 토스트... 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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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5번에 등장하는 사진과 두 줄짜리 글. 지금 봐도 통스팸 구이 같네... 삼송역 근처 '먼룰스'라는 카페에서 먹은 프렌치 토스트였는데 맛있었다.
7. 뛰어난 유머감각으로, 블로그 구독자 5,000명을 넘게 보유하고 계신 봉부아 선생님의 에세이가 다음 달에 나오려나보다. 몇 달 전 한수희 작가님, 김설 작가님, 봉부아 작가님이 인서타 라이브 방송을 하신 적이 있는데, 그때 봉부아 작가님이 내 책 이야기를 해주셔서 (재밌게 읽고 있다는 뭐 그런 이야기...) 참 감사했다. 근데 다음 달이면 내 책이랑 또 비슷한 시기에 나오는 거 아닌가. 비슷한 시기에 책 내는 분들이 좀 보인다... 서점 에세이 매대에서 옹기종기 모이겠구나 싶기도 하고... 하지만 나는 내 책이 제일 잘 되면 좋겠다. 온라인에서 이렇게 글 쓰면 사람들이, 저저 이경 저 생키 또 시답잖은 농담하고 있구나, 생각해 주어서 너무 편하고 좋다. 사실 농담이 아닌데.
봉부아 작가님 현재 편의점에서 10년 넘게 일하고 계신다는데, 1세대 편의점 에세이스트로는 봉달호 작가가 있지 않은가. 편의점 작가는 필히 '봉'씨여야 한다는 법은 없겠지만, 어째서인지 이 편의점과 관련해서는 봉 씨 성을 가진 작가들이 두각을 보이는 것 같다. 그전까지 내가 알던 봉 씨라고는 야구 선수 봉중근 정도가 다였는데.
아무튼 봉부아는 '봉천동 부자 아줌마'의 줄임말이었던가. 이름이 '부아'라서 뭔가 항상 치밀어 오르고 그러시는 거 같은데 책 진짜 잘 되었으면 좋겠다. 근데 아무래도 내가 조금 더 잘 되었으면 좋겠다.
8. 올 1월 1일에 인스타 맞팔하고 있던 한 1인출판사 대표를 언팔했다. 정초부터 극혐하는 출판 사기꾼의 자기계발서를 피드에 올린 탓이다. 그냥 보기만 해도 역해지는 그런 사기꾼들의 책이 있다.
9. 이 글을 보면서 사전에서 '균제미' 찾아보신 분들? 제 글에 균제미가 있나요? 네? 빨리 있다고 해줘영. 네? 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