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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경 Feb 02. 2023

담배 가게 폐업문



여의도 한 버스 승강장 앞에 있는 건물 입구에는 오래된 가판대가 있다. 사람 하나 겨우 들어갈 수 있는 그곳에서 주인은 담배와 신문을 팔았다.


종이 신문과 담배를 팔아서 생활이 가능할까. 나는 버스를 기다리는 그 시간에 신문이 팔리는 모습을 한 번도 보질 못했다. 그런 가판대에 얼마 전부터 폐업 안내문이 붙었다.


이런저런 안내문 중에서 유독 폐업을 알리는 글에는 서글픈 마음이 든다. 특히나 그곳이 오랜 시간 묵묵히 자리를 지켜온 곳이라면.


한편 그런 서글픈 마음은 차치하고 담배를 팔아오던 담배 가게 주인이 고객의 건강을 기원하는 것이 재밌게 느껴진다.


요즘에는 어떠한지 모르겠지만 예전에는 약국에서 담배를 팔기도 했다. 그런 모습을 보며 나는 약국에선 왜 병을 주고 약을 주는 걸까 싶었다.


폐업 안내문에 붙은 건강의 기원은 그동안 담배를 팔아오던 담배 가게 주인이 고객에게 할 수 있는 최대의 덕담이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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