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리 얼굴이 보이는 콤부차 파인애플 맛을 즐겨마시다가 사흘 전에는 새로운 것을 좀 먹어보자 싶어 올리브영에 들렀다. 물에 타먹는 거, 맛있어 보이는 거 뭐 있나 보다가 크리스탈 라이트라는 제품의 핑크 레모네이드가 맛나 보여서 사 왔더니 진짜 맛있었다. 사람들 나 몰래 이렇게 맛있는 거 자기들끼리 먹고 있었구나. 하루에 두 포씩 먹다가, 그냥 쿠팡에서 시켜 먹어보면 어떨까 싶어 주문했다.
그렇게 쿠팡에서 크리스탈 라이트 핑크 레모네이드를 주문했더니 그 후로 인스타며, 페이스북 등에서 쿠팡 광고로 크리스탈 라이트 제품들이 뜬다... 시부랄놈들... 샀잖아... 내가 방금 샀잖아... 안 보여줘도 된다고... 알고리즘 이 생키야...
뭐 그래도 가끔은 쿠팡 광고를 보며 반가울 때가 있다. 광고에서 내 책 사진이 뜰 때가 그렇다. <작가의 목소리>나 <난생처음 내 책> 등이 쿠팡 광고 이미지로 뜨는 것이다. 내가 인터넷에서 얼마나 에고 서치를 했으면 쿠팡 광고로 이런 게 보인다. 내 눈에만 보이는 게 아니라 다른 콤푸타 하는 사람들에게도 같이 보이면 얼마나 좋을까.
처음 쿠팡 광고에 내 책이 떠있는 걸 보았을 때에는 출판사에서 나 몰래 쿠팡에다가 책 광고를 태웠나 싶었다. 헤헤, 이 사람들, 내 책에 무언가 기대를 걸고 있는가 보지? 헤헤헷, 그래도 광고를 태웠으면 태웠다고 말 좀 해주지, 헤헤헷, 헤헤헤헤헤헤헷.
근데 그게 아니라 그냥 내가 쿠팡에서든 어디에서든 많이 찾아보고 검색하는 것들이 알고리즘으로 작동하여 뜬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는 문득 내가 책을 낸 사람이라 참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작가의 목소리>에는 작가가 되어 좋은 점을 쓰며, E. L. 닥터로의 말을 소개하기도 했다.
'글쓰기는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형태의 정신분열증이다.'
책을 내어 좋은 점 중 하나라면 사회적으로 내가 어떤 이상하고 미친 짓을 하다가 걸리더라도, "아, 이게 말이죠, 실은 말이죠, 제가 요즘 소설을 쓰고 있는데 말이죠, 뭐랄까, 자료 조사 차원이랄까, 호기심이 일어서 그만..." 하면서 핑계를 댈 수 있다. 아주 파렴치한 범죄가 아닌 이상 사실상 무적에 가까운 방어가 가능하다.
예를 들어 내가 쿠팡에서 뭔가 좀 남 보이기에 부끄러운 물건을 검색하다가, 그 후에 콤푸타 모니타 쿠팡 광고로 그 이상한 물건의 이미지가 뜨더라도, 그러다 그걸 혹여나 누군가 보더라도, 아하하 오해는 하지 마시길, 제가 요즘 소설을 쓰고 있어서 이런 것들을 좀 찾아보고 있었습니다... 하고 핑계를 댈 수 있는 것이다.
쿠팡에서 검색할 수 있는 남 보이기에 부끄럽고 특이한 물건으로는 뭐가 있을까. 예를 들어보자면... 글쎄... 뭐가 있으려나... 음... 그래! 아네로스! 임성순 소설 <자기 개발의 정석>에 나오는 아네로스라든가! 뭐, 소팔메토 같은 전립선 치료제라든가! 뭐, 그런 거 있잖아요!
아무튼 쿠팡 광고 좀 그만 보고 싶네...
이건 김태리 콤부차 광고글인가, 쿠팡 광고글인가, 올리브영 광고글인가, 크리스탈 라이트 광고글인가.
다 아니고 제 책 광고글입니다.
<작가의 목소리>, <난생처음 내 책> 쿠팡에서도 구매 쌉가능.
부끄러워하지 말고 검색하세요. 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