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다 오른다 모든 것이 오른다. 난방비도 오르고, 전기료도 오르고, 대출 이자도 오르고, 짜장면 값도 오르고, 짬뽕이라고 가만히 있을쏘냐, 순댓국 가격도 올라, 떡볶이 가격도 올라, 이것저것 다 오르기 시작하니 혈압도 올라, 심부담도 올라, 간수치도 올라, 이러다가 저승사자가 올라, 하여튼 간에 오르고 오르고 모든 것이 오르는데 내 책 판매지수와 월급은 오르지 않으니 답답해지는 것이다.
아 이대로는 가정경제가 파탄 나겠다. 계획으로는 책을 많이 팔아서 가계 부흥을 일으키려 했지만, 일이 계획에서 많이 벗어나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그 옛날 도박 빚을 갚기 위해 장편 소설을 써대던 도스토예프스키 영감님처럼, 글을 팔아서 월급 외 추가의 돈을 마련해야 되겠다, 하는 생각에 까지 이르러 오랜만에 엽서시 문학 공모 사이트에 들어가 이런저런 공모전과 상금을 들여다보는 것이다. 하아, 저 상금들... 탐나는 것들...
그 와중에 오뚜기 제3회 푸드 에세이 공모전이 눈에 띈다. 갓뚜기라고 불리는 그 오뚜기 아닌가. 대상 이름 마저도 (오뚜기상)인 이 공모전의 대상 상금이 무려 500만 원인데, 500만 원이면 책 다섯의 선인세 가격과 맞짱 뜬다... 아... 갑자기 현타가 오네... 책 다섯 쓰고 받을 돈을 오뚜기에선 한 번에 준다 이거 아니냐능... 책 따위... 하아...
암튼 푸드 에세이라니, 내가 요리는 할 줄 몰라도 먹는 건 또 남부럽지 않게 먹어대니까능, 제출 자료도 고작 글씨 3,000자... 아아, 이거다, 이거야, 그동안 점심으로 순댓국, 해장국 등등을 혼밥으로 먹으며 나는 가끔 이런저런 음식 이야기를 해오질 않았던가, 오뚜기 공모전을 시작으로 무명 글쟁이 이경은 한국의 도스토예프스키가 되겠다고 다짐을 하며...
먹을 거 좋아하시는 분들 오뚜기 공모전에 참여들 해봅시다, 네네.
근데 공모전에 '등단 작가 제외'라는데... 등단 작가의 기준이 뭔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책은 다섯을 내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