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기부여란 무엇인가

by 이경



어젯밤 저녁 처묵처묵하고서 팬티차림으로 소파에 누워 배를 북북bookbook 긁어가면서 릴스인지 쇼츠인지를 휙휙 넘겨가면서 보고 있는데, 자기계발 동기부여 뭐 어쩌고 그런 계정에서 생전 처음 보는 사람이 나와가지고는 야부리를 터는 거여...


그 내용인즉슨, 뭐 정확한 워딩은 아니겠지만서도, 한국사람 오천만명인데 그중에 만 명 정도는 나한테 관심을 가지지 않겠는가아, 그 만명한테 월 천원씩만 받아도 월 천만원의 수입이 생기네 어쩌네 저쩌네, 그거 가능하지 않겠는가아 그러고 있고, 그를 인타뷰하고 있던 인타뷰어는, 어어 그거 접근법이 정말 신박한데영, 뭐 그러고들 있더라고...


그 짧은 시간 그런 내용을 보고 있으니까능... 진짜 너무 개킹받는 거여... 나한테 관심 있는 사람 만 명은 어디서 구해오고, 그 사람들한테서 천 원은 무슨 수로 받나 그래... 시부엉... 내가 첫 책 내기 전에 인서타 팔로워가 100명이 안 됐는데, 책 다섯 낸 지금 팔로워가 700정도란 말이여... 그러면 평균적으로다가 책 하나 낼 때마다 팔로워 120명 정도 늘어났다고 보고... 산술적으로다가 따져보면... 내가 팔로워 만명 모을라믄 책을 80권을 더 써야 해... 내가 1년에 책 하나 쓴다고 치면... 향후 80년간 매년... 그러면 나는 나이 124세가 되어서야 팔로워 만 명을 모을 텐데... 그때 그 만명에게서는 또 무슨 수로 천원씩을 삥뜯나 그래... 시부엉...


나는 '동기부여'라는 단어가... 어떨 땐 참 좋으면서도 어떨 때는 좀 징그러운 거 같어...

그냥 하는 거지, 무슨 동기부여여...


<난생처음 내 책> 출간 준비할 때 편집자님이 말씀하시길, 작가님, 작가님, 이 책이 작가 지망생들에게, 또 글을 쓰려는 사람들에게 동기부여가 되어주었으면 좋겠어영, 하셔가지고 그때 속으로... 헤헷, 편집자님도 참... 저는 동기부여받고 싶지도 않고, 주고 싶지도 않고, 그냥 책 엄청 팔아가지고, 직장 때려치우고 맨날 누워서 귤이나 까먹고 만화책이나 보고 싶어 하는 사람인뎅, 헤헤헤헷, 동기부여는 무슨, 헤헤헤헷, 했단 말이여...


근데 실제로 <난생처음 내 책> 읽고서, 아 글을 쓰는 데에 동기부여가 되어준 책이다아아, 작가님 글을 보니까능 나도 글을 쓰고서 출판사에 투고하고 싶어진다아아, 하신 분들이 적잖이 계셔가지고... 헤헷, 아니 내가 아무리 동기부여라는 단어를 징그럽다고 하여도, 제 책을 보고서 동기부여가 생겼다는 분들에겐 뭐 어찌 할 수 없는 노릇 아니겠냐며... 헤헷... 헤헤헤헷...


암튼 어제 나한테 관심 있는 사람 만명 어쩌구 하는 영상을 보면서, 나도 책 하나 낼 때마다 만 부씩은 팔아먹어야 좀 먹고 살 텐데 하는 생각이 들면서... 나는 왜 이렇게 인기가 없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 누구는 만명에게 천원씩 뜯고, 누구는 로맨스스캠으로 오천만원 일억을 뜯는 세상을 보면서... 아... 글 따위가 다 무슨 수냐... 그냥 나도 로맨스스캠을 시도하여 얼빠를 모으는 것이 더 낫겠다 싶더라구...


내가 진짜 그동안 얼굴을 보임으로써 나의 글이 과소평가받는 게 두려워가지고... 얼굴을 잘 안 보였는데 말이야... 왜 음악도 그렇잖아, 얼굴이 너무 잘생기면 음악을 아무리 잘해도 과소평가받고 말이여... 어? 너바나, 커트코베인 같은 사람 보면 말이야, 어? 그잖아? 나는 오로지 나의 얼굴이 아닌, 글로써만 나의 능력을 인정받겠다아, 하는 욕심이 있었는데, 이제 안 되겠어, 80년 동안 매년 책을 쓸 수는 없겠고, 나도 이제 얼굴을 좀 보이면서 얼빠 누나 형들을 좀 모아가지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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