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최희준이 부른 <진고개 신사>는 노래도, 노랫말도 근사한 곡이라고 생각했다. 최희준의 앨범을 통해 들은 곡은 아니었고, 신촌블루스 콘서트에서 최희준이 게스트로 나와 부른 버전을 통해 좋아하게 된 곡이다.
다만 이 곡을 처음 들었을 때 '진고개'가 어디쯤의 지명인지 알 수 없어 궁금했다. 인터넷이 없던 시절이었고, 물어볼 사람도 마땅치 않았다. 훗날 인터넷이 생기고 나서 진고개가 서울백병원 근처의 언덕고갯길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그 후로 최희준의 <진고개 신사>를 들을 때마다 나는 서울백병원 어디쯤을 같이 떠올리곤 한다. 나에게 진고개 하면 떠오르게 된 이미지가 백병원인 셈이다.
서울백병원이 폐원을 결정했다고. 실제로 폐원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백병원이 사라진다면, 나는 앞으로 최희준의 <진고개 신사>를 들을 때 무엇을 함께 떠올려야 하나.
2.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데뷔한 최성봉이 스스로의 선택으로 세상을 떠났다.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글을 남겼다는 기사가 떴을 때, 나는 그가 또 거짓을 일삼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2년 전 암투병 중이라며 사람들에게 후원금을 받아 챙겼고 얼마가지 않아 거짓 투병이었다는 게 들통났다. 그를 믿었던 사람들의 배신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을 테고, 나에게서 그는 양치기 소년처럼 어떤 말을 해도 믿을 수 없는 사람이 되었다.
그런데 이번엔 거짓이 아니라 진짜였다. 진짜로 죗값을 치르겠다며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기사를 보고서 생각했던 '거짓'이 아니었기에 조금 놀랐고, 기분은 좋지 않지만, 슬프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언젠가 누군가는 그의 노래를 통해 삶의 희망을 보기도 했을 텐데, 이제는 그런 희망들도 모두 사라질 것 같아 그게 좀 안타까울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