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레트와 글쓰기

by 이경



며칠 전에 넷플릭스를 검색해 보니까 영화 <콜레트>가 있어서 보았다. 키이나 나이틀리 주연.

한 두어 시간 정도 되는 영화인데 다 본 건 아니고, 앞에 한 시간 정도만 봤다. 나머지는 언제쯤 보려나.


이경이경은 왜 두 시간도 안 되는 영화를 쪼개서 보는 것인가, 하고서 이해하지 못할 시네필들도 있겠지만, 이경이 가지고 있는 집중력과 지구력이라는 게 고작 이 정도로 생겨먹은 것이다.


각설하고, 콜레트에게 관심이 생긴 건 책 <악평>에 실린 '10부도 팔지 못할 것 같습니다.' 하는 원고 피드백 때문이었다. 대체 어떤 글이었길래 콜레트는 10부도 팔지 못할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었을까.


근데 영화를 보니까 콜레트가 처음부터 자기 이름으로 글을 쓰고 책을 낸 건 아니었고, 글쟁이인 남편과 결혼하고서 대필을 해주다가 여차저차하여 남편 이름으로 낸 '클로딘' 시리즈가 대박이 터진 것이다.


책 <악평>에 실린 피드백만 보다가 영화에서는 그냥 처음부터 대박이 터지는 것으로 묘사가 되어서 마음속으로 그 간극을 메워야 하기도 했다. 그 후 콜레트는 남편이랑 이혼하고 자기 이름으로 책을 내서 불란서의 아이콘이 되고 슈퍼스타가 되고 뭐 그랬다는 듯.


백 년 전 불란서 여성 작가의 삶은 어땠을까, 하고서 보게 된 영화였는데 보면서 좀 얼탱이 없으면서 재미난 부분이 있었다. 어느 부분이었는가 하면... 콜레트와 남편이 공동작업(?) 한 클로딘 시리즈가 대박이 터지고서 둘은 사교계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한 여성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이 여성과 콜레트가 잠자리를 하게 되고, (콜레트가 실제로 바이섹슈얼이었던 모양) 콜레트의 남편도 이 여성과 잠자리를 하게 된다. 응? 그러니까 콜레트 부부가 사교계에서 만난 한 여성과 서로 왔다 갔다 하면서... (영화는 기막힌 이야기 실제상황으로 치닫고...)

그러다가 결국 콜레트 부부는 서로 그 사실을 알게 되는데... 이 부부는 이러한 일들마저 서로 상의해 가면서 글로 써내는 것이다...


"그때 당신은 이러이러한 말을 했지만, 글에서는 이렇게 표현하면 어떨까." 뭐 이런 식으로.


이런 에피소드가 실제로 있었던 일인지, 아니면 영화적 허구인지는 모르겠지만, 쓰지 않고서는 배길 수 없는 글쟁이의 면모를 보여준 거 같아서 재밌었다. 가끔 글쟁이들을 보면, 세상에 뭐 이런 거까지 쓰고 그러나 싶을 때가 있지 않나.


내가 이걸 써도 될까, 세상에 알려지면 좀 부끄럽지 않을까, 쪽팔리지 않을까, 부모님이 기절초풍하여 호적에서 파이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들더라도 쓰지 않고서는 도저히 배길 수가 없는... 그런 사람들이 작가가 되는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네네. (밥 먹으러 가야해서 급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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