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화요일의 잡담

by 이경



1. 왜 때문인지, 인서타며 페북이며 고체치약 광고가 계속 나온다. 근데 고체 치약 이거는 씹다가 삼키는 거여.. 아니면 씹다가 뱉는 거여.. 아니면 씹다가 뱉다가 물로 헹구는 거여.. 찾아보면 나오겠지만, 찾아보기가 몹시 귀찮고, 그거 지금 내가 알아서 모하겠나 싶고, 내가 너무 모르는 게 많다 싶고.


2. 지난 토요일 잠실 서울책보고에 들르면서 보니까 지하철에 파란색 옷을 입은 사람이 많았다. 저 스머프들은 모두 어디에서 왔는가, 궁금했는데 누군가 등짝에 싸이의 '강남스타일' 가사 일부가 적힌 티샤스를 입은 걸 보고서야, 싸이의 흠뻑쇼 때문에 파란 옷을 입은 이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나저나 누군가 내가 쓴 글의 글귀를 등짝에 새긴 옷을 입고 다닌다면, 그것 참 멋있는 일이겠는데 싶다. 나에게서 그럴 만한 문장이 있을런지 모르겠지만.


참고로 그 등짝에 새겨진 싸이 강남스타일 가사는..


'점잖아 보이지만 놀 땐 노는 사나이

때가 되면 완전 미쳐버리는 사나이

근육보다 사상이 울퉁불퉁한 사나이' 하는 부분이었다.


흠뻑쇼에 몹시 어울리는 가사네 싶고.



3. 스머프 이야기가 나와서... 옛날 똘똘이 스머프의 성유가 장유진 아니었는가. 장유진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목소리의 여성이다. 내 또래 누구라도 들으면, 아! 이 목소리 하고 알 수 있는 성우.

그런 장유진도 어느덧 여든의 나이를 바라보고 있다.


4. 왜 내가 쓰는 글에는 댓글이 많이 안 달리는 걸까, 하는 고민을 가끔 한다. 그럴 때면, 내 글은 논리적으로다가 빵꾸나는 부분이 없어서, 거의 완벽에 가까워서 그런 거 아니겠느냐, 하고서 내 맘대로 생각해버리기도 하는데... 몰라몰라... 아님 말라지.


이경문학연구소(그런 거 없음) 수석 연구원 이모 선생님은 이런 현상을 두고서, "작가님은 sns에서 친목질 안 하고, 다른 사람 글에 댓글도 잘 안 달아서 그런 거 아닐까요." 하고 얘기해 준 적이 있다... 헤헷, 친목질 그거 귀찮아서 우에 하냐...


그런데 문제는 내가 쓰는 글에 댓글이 안 달리는 건 그러려니 하겠는데, 며칠 전에 소설가 김양미 선생님이 내 책 이야기를 페북에 올려줬는데 조아여가 110개 넘게 달릴 동안 댓글이 단 두 개 달렸다. 그중에 하나는 내가 단 댓글이고... 헤헷, 이 싸람들이 정말...


김양미 선생님 이경의 세 번째 책 <난생처음 내 책>을 읽고 말씀하시길,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이 되고 고개가 절로 끄덕여지는 그런 내용이었다.." 하고 평해주셨는데, 이 정도의 글이라면, 아 어떤 책인지 궁금하군요라든가, 아 읽어보겠습니다라든가, 아 장바구니에 담았습니다라든가 하는 댓글이 달릴 만도 할 텐데, 왜 어째서 그런 댓글이 하나도 달리지 않는 것인가아아, 생각해 보면 역시 이것은 나의 얼굴이 알려지지 않아서 그런 게 아닌가... 나 정도의 외모를 가지고서 얼굴을 드러내지 않고 글을 쓰는 것은 국가적 손실이 아닌가 싶고... 여러분들 내 글에 댓글 안 달아주면 저도 계속 이렇게 개소리를 할 수밖에 없다 이겁니다...


5. 오경철의 <편집 후기> 보면 작가가 엄청난 끽연가이면서 금연을 하게 된 이야기가 나온다. 금연을 하게 된 이유가 특별히 언급되진 않는데, 아마 나와 비슷한 이유로 금연을 하지 않았을까 싶고.


내가 얼마나 담배를 좋아하고 헤비 스모커였냐면... 결혼 전에 만났던 여성들 대부분이 흡연인이었는데 그들도 연애 후반에 가서는 나보고 담배 좀 줄이라고 했을 정도였고...


2010년 음악 웹진 리드머에 처음으로 썼던 글도 래퍼들과 담배에 관한 이야기였다... 그때 빈지노와 마이노스의 가사에 등장하는 담배 이야기를 쓰면서 추천한 곡들이 있었는데, 그 곡들이 무엇인가 하면, 보자보자..


진실이 말소된 페이지 - 타다만 담배를 끄다

최성수 - 누드가 있는 방

ATAHUALPA YUPANQUI - POBRECITO MI CIGARRO (불쌍한 내 담배)

였습니다, 네네.


아무튼 이렇게 끽연가인 나도 금연한 지 2년 하고 4개월 정도가 된 것 같다. <편집 후기>를 보면서, 오경철 편집자는 어떤 일로 담배를 끊은 것일까, 나와 비슷한 이유로 끊은 것은 아닐까 싶은데, 내가 무슨 이유로 담배를 끊은 것인지는 안 알려줌이고, 2년 넘게 금연을 하니 담배 생각이 거의 안 나긴 하는데, 오늘처럼 이렇게 부슬부슬 종일 흐린 날씨에 비가 내리면 저도 마음이 그만 약해져 버려 담배 생각이 슬금슬금 나버리고 마는 것이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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