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선생님

by 이경



어제 자려고 누웠는데 K선생님에게 DM이 왔다. K선생님은 진짜로 선생님인데, 다름 아니고 중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치신다.


2년 반 전쯤엔 유방암 진단을 받으시고는 휴직을 하셨다가, 다행히 복직을 준비하고 계신단다.

K선생님은 암환우가 되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책으로 내길 원하셨다. 원고를 쓰고 출판사에 투고하면서 내가 쓴 <난생처음 내 책>을 읽으시고는 도움이 많이 되었다며 그 길로 나와는 온라인 친구가 되었다.


결국 K선생님은 작년 7월 자신의 투병을 소재로 한 책을 투고로 출간하셨고, 책의 면지와 엽서에 메시지를 적어 나에게 보내주셨다. 사실 내가 해드린 건 아무것도 없는데 이렇게까지 고마워해주셔서 오히려 내가 더 고맙기도 했다.


그런 K선생님이 첫 책을 내고 1년 만에 두 번째 책과 세 번째 책을 동시에 내게 되셨단다. 하나는 육아서이고 하나는 에세이인데 아무래도 나에겐 육아서보다는 에세이가 낫지 않겠냐며 또 보내주시겠다는 메시지였다.


<작가의 목소리>에 나라면 하지 않을 것들을 적었는데, 단권 작가에 머물지 않겠다는 내용에 자극을 받으시고는 부지런히 차기작을 쓰시게 되었단다. 이경이경이 본인에게는 영원한 책 쓰기 멘토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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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참, 좀 덜 자랑 할라구 그랬는데 글이 자꾸만 자랑으로 뻗어나가네... 헤헷, 멘토라니 가당치도 않지.

근데 내가 거짓을 말하는 것도 아니고 책 내신 분들이 가끔씩 이렇게 말씀해 주시니 나로서는 어쩔 수 없는 노릇 아니겠냐묘...


내가 징짜 글이나 쓰고 책이나 내니까 국어 선생님이랑 이렇게 말을 섞을 수 있는 것 아니겠냐묘... 여러분 국어선생님이 저한테 멘토랍니당, 헤헷. 헤헤헷, 몰라몰라. 멘토라니 징짜, 내가 멘토스는 좋아하는뎅, 헤헷. 아이 이거 참 징짜 쑥스럽넹. 헤헷. 헤헤헷.


암튼 K선생님에겐 이번 책까지는 보내주시면 받겠다고 말씀 드렸다능. K선생님의 앞날을 응원하며...


오늘의 자랑은 여기까지,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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