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는 주로 주말에 차로 이동하면서 듣는다. 보통은 그날의 기분에 따라 CD를 고른다. 주말에 드라이브하며 들었던 CD들과 좋아하는 몇 곡들에 대한 이야기다.
190101 드라이브 뮤직.
좌상단에서 시계 방향으로 UMC 3집 [Love, Curse, Suicide], The Poppy Family [A Good Thing Lost 1968-1973] Deborah Cox [One Wish], Sza [Ctrl]
2019년 새해 첫날 차로 이동하면서 들은 앨범이다.
팟캐스트 '그것은 앍기 싫다'의 진행자인 UMC 3집의 매력 상당 부분은 <사랑은 재방송>에 있다고 생각한다. UMC가 발표했던 트랙 중에 가장 대중적인 트랙 중 하나다. UMC 3집 발표 음감회가 홍대 CGV에서 열렸던가. 그날도 계절로는 이맘 때로 기억한다. 벌써 10년 가까이 된 앨범이다. 결혼하고 얼마 안 돼서였는데 그날 아내는 친구를 만나러 나갔기에 홀로 UMC 3집 발표회에 갔던 기억이 난다. 영상이 아닌 음악을 들으러 극장에 갔던 흔치 않은 기억의 앨범이다.
<Evergreen>으로 유명한 수잔 잭스가 있던 그룹 파피 패밀리의 앨범. 국내에서는 <Which Way You Goin Billy?>라는 트랙이 유명하다. 예전 국내 드라마에 쓰이기도 했다. 수잔 잭스 음색의 영롱함은 실로 아름답다. 이 앨범에 대한 또 다른 기억은 타이거JK의 부친이자 국내 1세대 음악 평론가였던 서병후와의 추억이다. 그가 생을 달리하기 며칠 전 그의 트위터엔 이 앨범의 LP가 올라왔었고, 나는 그와 함께 파피 패밀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평론가라는 직업의 기본 덕목 중 하나가 꼰대력이라면 서병후에겐 해당하지 않는 이야기다. 그는 누구에게라도 꼬박꼬박 존대하며 가르치려들지 않았던 훌륭한 어른으로 기억된다. 가볍게 듣기 좋은 음악이고 나는 일본 아마존에서 십여 년 전 주문해서 듣고 있는 앨범이다.
요즘은 덜한 것 같지만 알앤비를 하는, 노래 좀 한다는 솔로 여성 가수 지망생들이 오디션 프로에서 데보라 콕스의 <Nobody's Supposed To Be Here>를 즐겨 부르던 시절이 있었다. 젊은 시절 데보라 콕스의 목소리는 어쩐지 사람을 울리는데 특화되어 있던 것 같기도 하다. 이어지는 RL과의 듀엣곡 <We Can't Be Friends>도 좋아한다.
Sza의 [Ctrl] 앨범은 나오고 나서 좀 듣다가 잠시 묵혀두고 오랜만에 꺼내 들었는데 앨범 전체적으로 빠지는 트랙이 없다. 앨범의 유일한 단점이라면 켄드릭 라마와 함께한 <Doves In The Wind>에서 하도 푸시푸시하니까 듣고 있노라면 좀 민망하다는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