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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105~6 드라이브 뮤직

by 이경

CD는 주로 주말에 차로 이동하면서 듣는다. 보통은 그날의 기분에 따라 CD를 고른다. 주말에 드라이브하며 들었던 CD들과 좋아하는 몇 곡들에 대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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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105~6 드라이브 뮤직.


좌상단에서 시계 방향으로 신촌블루스 1집, 키오(장기호) [Chagall Out Of Town], The New Birth [The Encore Collection], New Kids On The Block [Hangin' Tough]



일단 신촌 블루스 1집은 뭐 별달리 할 말이 있나. 그냥 명반 오브 명반, 개명반이니까 블루스 좋아하면 필청해야 할 음반이다. 지금이야 신촌블루스가 엄인호의 자산처럼 느껴지지만, 이때만 해도 팀의 헤게모니는 이정선과 엄임호가 함께 갖고 있던 게 아닐까 싶다. 이정선이 없었더라면 좀 더 확고한 색의 앨범이 됐을 것 같지만 앨범에는 이정선의 명곡 <한밤중에>가 실려 있으니 누가 더 잘났네 말할 수 없다. 물론 나는 이정선이 부른 <한밤중에>보다 김현식이 부른 <한밤중에>를 더 좋아하긴 하지만. 보컬로 참여한 한영애, 박인수, 정서용 등 지금은 전설이 된 사람들의 젊은 시절 목소리를 접할 수 있는 앨범. 아무래도 <아쉬움>이 베스트 트랙일까?



음악에 장르 이름을 붙이고 구분하는 것에 대해 가끔은 무의미한 게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지만 어덜트 컨템포러리라는 장르 안에서만 놓고 보면 키오(장기호)는 최고다. 빛과 소금의 멤버로, 베이시스트로, 음악 이론의 대가로 알려진 만큼 자기 목소리에 가장 잘 어울리는 듯한 음악들을 들려준다. 취향만 놓고 얘기하자면 앨범에 실린 <왜 날> 같은 곡은 가요톱텐이 있었더라면 5주 연속 1위를 해도 모자람이 없는 곡이라고 생각하지만, 대중들에게 인기는 없다. 그렇다고 대중을 욕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아몰랑. 앨범의 가장 큰 단점도 역시 <왜 날>만큼 아름다운 곡이 또 없다는 것 아닐까. 어덜트 컨템포러리를 좋아한다면 장기호의 <왜 날>을 추천한다.



더뉴버스는 70년대 활동했던 알앤비, 훵크 그룹으로 많이 알려진 그룹은 아니다. 국내 라이센스 반도 거의 없는지 나는 아마존에서 구해 듣고 있다. 흑인음악을 좋아하는 청자라면 한 번쯤 찾아들어봐도 좋을 듯하다.



뉴키즈온더블락에 대한 첫 기억을 떠올리라면 역시 내한 공연 때 일어났던 압사 사고가 아닐까 싶다. 어릴 때는 그냥 얼굴 예쁘장하게 생긴 실력 없는 보이그룹인 줄 알았는데 지금 생각하면 정말 매력적인 그룹이다. 보통은 조던 나이트의 보컬을 최고로 치거나, 조이 매킨타이어의 끔찍한 미성을 사랑한 사람들이 많았을 텐데, 나는 팀에서 가장 아저씨스러운 도니 월버그 노래를 좋아한다. 앨범 [Hangin' Tough]에서도 도니가 부른 <I Need You>를 가장 즐겨 듣는다. 심플하고 유치한 곡.

초딩 5년 때 길보드에서 산 짬뽕 테잎에서 <Hangin' Tough>를 처음 들었는데 그때는 제목이 한글로 <행인 터프>라고 되어있었기에, 난 이게 우리말인 줄 알았다. 나 어릴 때만 해도 초딩 6년이 되어서야 abcd, 디스 이즈 어 북 같은 걸 배우고 중학교에 들어갈 때다. 터프라는 영 단어는 알고 있었기에 길 지나가는 터프한 행인을 노래한 곡인가? 불량배에 관한 곡인가? 했었다.

암튼 인기가 좋았던 그룹이 과거의 명성에 기대어 훗날 무언가 해보려고 하면 끔찍한 변종이나 혼종이 생겨나기 마련인데 뉴키즈온더블락도 훗날 그룹 백스트릿보이스와 함께 추억팔이 한다고 'NKOTBSB'라는 끔찍한 혼종을 만들고 말았으니, 아저씨들 이런 거 하지 마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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