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글을 하나 읽었다. 글쓰기 모임을 하는데, 모임원 중에 누군가 책을 냈다는 소식을 접하고서 겉으로는 축하를 해주었지만 속으로는 너무 질투가 났다는 내용이었다. 타인의 출간에 질투를 느낀 자신이 몹시 못나보였다고.
그 글을 읽으면서 다른 사람의 출간에 질투를 느낀 저 사람은 언젠가 책을 낼지도 모르겠네,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글을 쓰는 사람으로 그런 질투와 시기는 당연한 것이 아닐까.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나는 그렇다. 책을 다섯이나 내었지만, 누군가 출판사와 계약을 했다거나, 출간 소식을 전해주면 축하의 마음을 전하면서도 부럽다는 생각이 든다. 아, 저 사람 너무 기쁘겠다. 좋겠네. 부럽다. 나도 빨리 다음 책을 내고 싶다.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에서 헤밍웨이는 자신의 글을 읽어봐 달라는 주인공에게 이렇게 말하면서 거절한다. "못쓴 글을 보면 짜증이 날 테고, 잘 쓴 글을 보면 질투가 날 테니까."
나는 영화 속 헤밍웨이의 이 멘트가 내가 생각하는 작가의 모습에 가장 부합하는 것 같다. 서로서로 한없이 따뜻한 말로 응원하고 밀어주고 당겨주고 우쭈쭈해 주는 글쓰기도 좋겠지만, 때로는 이런 질투심도 나의 글쓰기를 성장시키는 법이다.
그러니 타인의 글쓰기나 출간에 질투가 드는 자신을 너무 미워하지 않아도 좋지 않을까.
어쩌면 그런 질투야말로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마음일지 모른다. 그만큼 내가 진지하게 글쓰기에 임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할 테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