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전쯤에 캐시워크를 깔았다. 이게 하루에 백보 1 캐시, 최대 만보 100 캐시 준다면서요? 캐시 모아서 커피도 사 마시고 햄버거도 사 먹고 치킨도 사 먹고 한다면서요?
티끌 모아 티끌이지 그거 언제 걸어서 모으나... 하고 있었는데 진작에 할걸. 어플 깔고서 보니 그래도 하루에 만보씩은 걷는다. 한 달이면 3000 캐시. 어플 진작 깔았으면 걷기만 해도 커피도 마시고 햄버거도 먹고 했을 텐데. 이런 걸 앱테크라고 하던데. 아무래도 이래 가지고 부자가 되긴 글렀지. 십수 년 전에 재미 삼아 호기심에라도 비트코인 같은 거 한두 개 사놨으면 얼마나 좋아.
하루에 만보는 걸어야 한다는 말, 사실 일본에서 만보기 만든 회사가 퍼트린 말이라던데, 실제로는 하루에 6 천보만 걸어도 괜찮다는데. 모르겠다, 아무튼 걸으면 좋다는 거겠지. 6 천보든, 만보든.
오늘은 캐시워크를 깔고서 제일 많이 걸었다. 요즘엔 저녁 먹고도 좀 걸으러 나가는데 오늘은 보라매 공원에 가서 트랙을 두어 바퀴 돌았다. 트랙이 얼마나 넓은지 한 바퀴만 돌아도 천보는 나올 듯. 공원이 커서 그런지 늦은 시간에도 사람들이 많아서 좋더라.
최근 한 2, 3년 정도는 횡단보도에 신호등이 깜빡이면 뛰지 않고 다음 신호에 건너고 그랬다. 뛰는 게 힘들어서. 조금만 뛰어도 숨이 가쁘고 그래서. 그때는 몸이 좀 안 좋아서, 아 이러다 나는 영영 다시는 못 뛰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만보기 어플을 깔고서 내 하루 걸음의 수를 체크하다가, 며칠 전에는 동네 뒷산에 올라 트랙에서 조금씩 속도를 내어 뛰어보기도 했다. 앞서 말한 2, 3년 사이 가장 많이 뛰어 본 시간. 숨이 가쁘지 않았다. 아, 이제 나 다시 뛸 수 있네, 뛰어도 되겠네 싶어서 좋았다. 요즘엔 횡단보도 신호등이 깜빡이면 후다다닥 뛰어서 건너기도 한다.
작년에 냈던 책에는 들국화의 <걷고, 걷고>에 대한 이야기를 써두었다. 그때는 걸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고마웠으니까.
몇 년 간은 걸었으니 이제 다시 좀 뛰어봐야지. 마지막 책 나온 지 1년이 넘었으니 이제 새로운 글도 좀 쓰고, 새로운 책도 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