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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탄 냄새와 된장 향이 어우러진 밥상, 충청도의 토속맛

서산 ‘진국집’, 게국지 한 그릇에 담긴 오래된 시간

by 까칠한 한량


서산 시내의 조용한 골목 끝,
간판 글씨가 반쯤 지워진 작은 식당이 있습니다.
이름은 진국집.



문을 열면 오래된 연탄난로가 먼저 눈에 들어오고,
벽에는 색이 바랜 블루리본 스티커가 낡은 추억처럼 붙어 있습니다.



겉보기엔 평범하지만,
그 안엔 묘한 온기와 정겨움이 흐릅니다.
한겨울에도 따뜻한 온기가 감도는 이곳에서
오늘은 충청도의 전통 음식, 게국지를 주문했습니다.



게국지는 처음 듣는 분들도 많을 겁니다.
게장이나 새우젓 국물로 맛을 낸 찌개,
옛날 충청도 사람들의 겨울 저장 음식이자
짠맛과 구수함이 함께 녹아 있는 토속 음식입니다.



한 상엔 게국지, 된장찌개, 계란찜,
그리고 집에서 삮힌 듯한 어리굴젓이 놓였습니다.
모양새는 투박하지만 정갈하고,
맛은 거칠지만 깊습니다.



밥 위에 오징어볶음을 살짝 올려
참기름 몇 방울과 함께 비벼 한입 떠보면,
짠맛·신맛·구수함이 뒤섞이며
입안에서 충청도의 바람이 불어옵니다.



요즘 같은 세상에
이런 밥상은 흔치 않습니다.


겉보기엔 소박하지만,
그 속엔 세월과 정성이 한데 녹아 있습니다.



서산 진국집의 게국지,
한입 먹는 순간 ‘진국집’이라는 이름의 이유를 알게 됩니다.





진국집 충남 서산시 관아문길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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