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맛이 나는 진짜 버섯 양주 ‘유명식당’
“이 버섯, 진짜 고기 맛이 나!”
3kg 감량 다이어트에 도전하고 있는 여친 투덜이가 회버섯을 입에 쑤셔 넣으며 외쳤다.
그 말에 아니 그 맛에 나도 젓가락을 멈출 수 없었다.
사장님이 직접 산에서 따왔다는 자연산 솔버섯을 들기름과 소금장에 찍어 한입 베어 물면,
입안 가득 숲내음이 번진다.
씹을수록 고소함이 배어 나오고, 그 부드러운 결은 마치 소 간 같다.
이게 버섯이라구, 믿기 어려운 맛.
솔버섯은 단백질이 풍부하면서도 칼로리가 낮아
다이어트를 핑계 삼아 먹기에도 그만이다.
하지만 우리에겐 늘 그렇듯, 시작은 다이어트였으나 결말은 식도락이었다.
버섯만 먹고 가자던 우리는 결국 청국장 정식까지 시켜버렸다.
구수한 청국장이 뚝배기째 보글보글 끓어오른다.
배추전, 고등어구이, 콩나물무침, 무채, 나물 한두 가지가 곁들여져
한 상이 소박하지만 단정하게 차려진다.
고추장 한 숟가락, 참기름 한 방울을 넣고
청국장에 나물과 밥을 비벼 한입 뜨면
배속은 따뜻해지고, 입안은 행복해진다.
그 구수함과 부드러움이 배를 가득 채운다.
장흥을 지나 기산 저수지를 돌아 송추 CC로 이어지는
구불구불한 오르막길 끝자락에 이 집이 있다.
멀리 산이 병풍처럼 둘러싸인 풍경,
그 속에 자리한 식당은 마치 오래된 친구의 집 같다.
문을 열면 된장 냄새, 불에 구워지는 고등어 냄새가 뒤섞여 들어온다.
그 향기만으로도 이미 한 끼가 시작된다.
더 좋은건 이곳의 맛은 자극적이지 않다.
대신 오래된 시간의 손맛이 있고,
무리하지 않은 정성이 있다.
도심의 화려한 요리와 달리
이 집의 밥상은 사람의 마음을 천천히 녹인다.
가끔은 이런 밥집이 그리워진다.
화려한 맛도, 요란한 인테리어도 없지만
한 그릇의 밥으로 몸과 마음을 다독여주는 곳.
양주 유명식당은 그런 집이다.
이곳에선 밥 한 끼가 건강이 되고,
버섯 한 점이 숲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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