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식집인데 민생자금 사용이 안 되는 24시 분식집

불야성 같은 작은 가게, 청해김밥 이야기

by 까칠한 한량


인천에 새벽 2시가 넘었는데도 여전히 불이 환하게 켜진 작은 가게가 있습니다. 1985년 개업 이래 단 하루도 문을 닫은 적 없다는 청해김밥입니다. 40년이라는 세월 동안 이 자리를 지켜온 이곳은 이제 인천의 분식의 랜드마크가 되었습니다.


KakaoTalk_20250816_150407991_02.jpg


인근 항에서 야근을 마친 노동자, 마지막 손님을 태우고 돌아가는 택시 기사, 과제에 밤을 샌 대학생까지. 세대를 아우르는 다양한 사람들이 이곳에서 만납니다. 그들 모두를 하나로 묶어주는 것은 바로 "배 터지는" 가격과 변하지 않는 맛입니다.



하지만 청해김밥이 40년을 버틸 수 있었던 진짜 비결은 다른 곳에 있습니다. 바로 국내산 재료 100% 고집입니다. 쌀부터 고춧가루까지 모든 재료를 국내산으로만 사용합니다. 무료로 제공되는 오뎅국물 하나도 멸치와 다시마를 8시간 우린 정성 그 자체입니다.



커피.여행..그리고 일상에 대한 끄적임_사진_20241023_1.jpg


라볶이의 새로운 정의

"라면에 떡이 아니라, 떡에 라면이 들어갑니다." 청해김밥의 라볶이를 한 마디로 설명하는 문장입니다.

7천원짜리 라볶이는 주문 즉시 뚝딱 나오지만, 그 안에 담긴 철학은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두께 1센티미터의 쫄깃한 떡이 전체의 70%를 차지합니다. 일반적인 라볶이와는 완전히 다른 구성입니다.

여기에 오뎅국물을 베이스로 한 특제 소스가 더해집니다. 고추장의 매운맛에 사과즙으로 달콤함을 더해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깊은 맛을 냅니다.


커피.여행..그리고 일상에 대한 끄적임_사진_20241023_7.jpg


현지인들이 강력 추천하는 꿀팁이 있습니다. 계란말이김밥을 라볶이 소스에 찍어 먹는 것입니다. 이 조합을 맛본 사람들은 "전국 최고의 라볶이"라는 평가를 아끼지 않습니다.


계란말이김밥의 반전


커피.여행..그리고 일상에 대한 끄적임_사진_20241023_2.jpg


김밥이라고 부르지만 실제로는 "계란 오믈렛"에 가까운 독특한 조합입니다. 이 메뉴 하나로 하루 300개 이상이 판매될 정도로 인기가 높습니다. 포장 시에는 무조건 10분 이내 조리가 원칙입니다.

"김밥 뜨거울 때 먹어라"는 사장님의 조언이 가게 입구에 붙어 있을 정도로 온도에 대한 철칙이 있습니다.

라볶이 소스와의 궁합은 정말 천하일품입니다. 담백한 계란의 맛과 쫄깃한 당면의 식감, 그리고 특제 소스의 깊은 맛이 어우러져 완전히 새로운 경험을 선사합니다.


커피.여행..그리고 일상에 대한 끄적임_사진_20241023_8.jpg


새벽 2시의 북적임

코로나 이후 인천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24시간 분식집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하지 않습니다.

밤 10시부터 새벽 2시까지는 퇴근 러시아워로 웨이팅 20분이 기본입니다.

20평 규모에 테이블 10 여개뿐인 작은 공간이지만, 하루 평균 500인분이 팔립니다.

이미 매출이 30억을 넘어서 민생자금 사용 대상에서 벗어난 상황입니다.

주차는 매장 뒤 골목에서 15분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셀프 무한 리필 단무지와 오뎅국물이 넉넉한 인심을 보여줍니다.


커피.여행..그리고 일상에 대한 끄적임_사진_20241023_10.jpg


인천 야식 트라이앵글

청해김밥만으로 부족하다면 도보 5분 내에 있는 "인천 야식 트라이앵글"을 추천합니다. 주간이나 늦은 시간이 아니라면 신포닭강정에서는 매콤달콤한 닭강정을, 유성분식에서는 80년대 감성이 물씬 풍기는 떡볶이와 순대 세트를, 산동만두에서는 빵 속이 비어있는 신기한 공갈빵을 맛볼 수 있습니다.


"계란말이김밥 + 닭강정 반반 + 공갈빵" 조합으로 1인 기준 1만 5천원이면 인천의 저녁을 제대로 경험할 수 있습니다. 각각의 가게가 가진 고유한 매력이 어우러져 특별한 야식 코스가 됩니다.


커피.여행..그리고 일상에 대한 끄적임_사진_20241023_3.jpg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 이 작은 가게는 인천이라는 도시의 심장 같은 존재입니다.


시민공원역 1번 출구에서 도보 7분. 멀지 않은 거리에 있지만, 그곳에서 만나는 것은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40년이라는 시간이 만들어낸 진짜 맛과 이야기입니다. 연중무휴 24시간. 이것이 바로 인천의 밤을 지키는

청해김밥의 모습입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세 번째 방문에서야 만난 진짜 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