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의 마음을 기분 좋게 기만하는 장사의 정석이다
서울 문래동, 거친 쇳가루 날리는 철공소 골목 사이에는 시간이 멈춘 듯한 식당이 하나 있다.
이름부터 투박한 소문난 식당이다. 이곳은 오후 4시면 어김없이 문을 닫는다.
주인의 고집이자, 맛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이다.
메뉴는 오직 고등어 김치찜 하나뿐이다.
자리에 앉자마자 차려지는 단출한 밥상이지만, 그 위용은 남다르다.
푹 익어 투명해진 묵은지를 길게 찢어 쫀득한 고등어 속살을 감싸 안는다.
그리고 하얀 쌀밥과 함께 입안 가득 밀어 넣는다. 신맛과 고소함, 그리고 쌀밥의 단맛이 어우러지는 순간,
이 먼 길을 찾아온 이유가 비로소 선명해진다.
나는 평소 장사의 본질을 이렇게 정의하곤 한다.
"손님이 낸 돈보다 더 후하게 맛있게 먹었다는 느낌을 주어, 그 마음을 기분 좋게 기만하는 것."
이 식당은 그 정의에 완벽히 부합한다.
1인분 11,000원(2인주문).
큼직한 고등어 몇 토막과 아낌없이 담긴 묵은지,
그리고 마지막을 장식하는 구수한 누룽지까지.
식사를 마치고 일어설 때 느끼는 그 묵직한 포만감은 돈의 가치를 한참 상회한다.
반찬은 단출하다.
하지만 반찬에 손을 댈 틈조차 주지 않는 김치찜의 존재감이 압도적이다.
쌀쌀한 바람이 불어올 때, 혹은 사람 냄새 나는 정직한 한 끼가 그리울 때 다시금 이곳을 찾게 될 것이다.
문래동의 소문난 식당, 이곳은 장사의 기술이 줄을 서게 하는것이 아니라
손님의 마음을 얻는 고단수 전략으로 줄을 서게 하는 집이다.
황제의 수라상도 부럽지 않은 이 한 끼가 주는 행복,
그것이 바로 우리가 맛집을 찾는 본질적인 이유다.
오늘도, 기록할 가치가 충분한 한 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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