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된장찌개 기행
두 가지 철학, 두 가지 깊이

돼지고기에 라면을 말아 먹는 심원, 소고기로 승부하는 또순이네

by 까칠한 한량

서울에서 제대로 된 된장찌개 한 그릇을 찾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흔한 메뉴지만, 막상 '이 집'이라고 떠올릴 만한 곳은 손에 꼽히니까요.


그래서 오늘은 서울에서 된장찌개로 이름을 날리는 두 곳을 소개합니다.


하나는 남대문 회현역 앞 '심원', 다른 하나는 양평동 '또순이네'입니다.


심원: 45년 전통의 투박한 진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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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현역 4번 출구 앞에 자리한 심원은 45년 전통의 된장찌개 맛집입니다.

이곳의 특별함은 돼지고기를 넣은 된장찌개에 라면을 말아 먹는다는 점입니다.

처음 들으면 의아할 수 있지만, 한 숟가락 떠먹는 순간 왜 이 집이 오래도록 사랑받는지 알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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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장찌개 2인분에 라면을 추가하면 19,000원. 반찬은 네 가지로 간소하지만,

큰 대접에 담긴 밥에 반찬을 넣고 참기름과 고추장으로 비벼 먹는 것이 이 집만의 방식입니다.

일단 비빔밥 한 그릇을 해치우고 나면, 본격적으로 라면이 들어간 된장찌개를 즐길 차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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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지날수록 국물은 점점 진해지고,

담백한 면발과 얇게 썬 채소들이 어우러지며 묘한 조화를 만들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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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빔밥에 라면, 그리고 찌개 국물까지 먹다 보면 자연스럽게 밥 한 공기를 더 퍼서 된장밥을 만들게 됩니다. 투박한 된장맛에 청국장이 살짝 가미된 듯한, 그야말로 토종의 맛입니다.

보기엔 수수하지만 맛은 확실합니다.



또순이네: 건물을 올린 된장찌개의 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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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동 또순이네는 된장찌개 하나로 건물을 올렸다는 전설적인 집입니다.

점심시간이면 웨이팅은 기본. 한 그릇에 7,000원이지만, 그 가치는 가격을 훌쩍 뛰어넘습니다.


이곳 된장찌개의 핵심은 소고기입니다.

바닥에 잘게 썬 소고기가 듬뿍 깔려 있고, 부추와 고추가 신선함을 더합니다.

국물맛은 쌈장과 된장을 섞은 듯 꾸덕하고 진한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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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고기집 막창과 된장을 섞은 듯한, 고기집 된장찌개의 끝판왕이라 할 만합니다.

대접에 나온 밥에 된장찌개를 푹푹 떠서 쓱쓱 비벼 먹으면, 게 눈 감추듯 한 그릇이 순식간에 사라집니다.


시원하고 칼칼한 된장찌개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도,

걸죽하고 진한 된장을 선호하는 사람에게도 또순이네는 만족스러운 경험을 선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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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 일부러 찾아가긴 망설여지지만, 근처에 갈 일이 있다면 가볍게 들러 기분 좋게 나올 수 있는 곳입니다.


두 집의 각기 다른 매력


심원은 돼지고기 베이스의 투박하고 진한 맛에 라면이라는 독특한 조합으로 승부합니다.

또순이네는 소고기가 주는 깊은 감칠맛과 꾸덕한 국물로 압도합니다.

두 집 모두 된장찌개로 서울에서 확고한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그 방향은 사뭇 다릅니다.



된장찌개 한 그릇에 담긴 철학과 역사. 어떤 맛을 선택하든,

서울에서 제대로 된 된장찌개를 경험하고 싶다면 이 두 곳을 추천합니다.


심원 서울 중구 퇴계로 42-3 남대문

또순이네 서울 영등포구 선유로47길 16 오오1004빌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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