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성공보다 더 중요한 망하지 않는 법

by 까칠한 한량

나는 커피를 좋아하는 한 사람에서 출발했었다. 하지만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카페를 열었다가, 그 매정한 현실 앞에서 숱하게 깨지고, 부딪히고, 좌절했다. 잘 되겠지 하며 뛰어든 창업은 운전면허만 따고 버스를 모는 것과 다르지 않았다. 그렇게 시작한 나의 카페 인생은 순탄할 리 없었다.


그후 7년 동안 나는 수차례의 위기를 맞이했다.

세금 계산을 잘못해 뼈아픈 대가를 치른 적도 있었고, 원두 값 몇 푼 아끼려다 손님들의 발길을 잃기도 했다. 인테리어에 돈을 쏟아붓고 나서야 “예쁜 쓰레기”의 무서움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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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동시에 10개월 만에 6개의 체인점을 열기도 했고, 10여 개가 넘는 대형 카페들을 컨설팅하며 운영 노하우를 나누기도 했다. 또 1년 넘게는 몸이 불편한 분들을 위해 카페 창업과 운영에 대한 강의를 이어오며, 커피가 단순한 음료를 넘어 사람들에게 용기와 삶의 활력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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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나는 이제 더 이상 카페를 하지 않으려 한다.

직접 겪어보니 이 일이 얼마나 고되고, 얼마나 많은 것을 희생해야 하는지 알기 때문이다.


카페는 감성으로 버틸 수 있는 공간이 아니라, 치열한 현실과 수많은 계산 위에 서 있는 전쟁터였다.

나는 그 길을 걸어봤기에 이제는 그저 손님으로서 맛있는 커피를 마시러 다니고, 좋은 향과 맛을 쫓으며 여유를 즐기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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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언젠가 더 넉넉한 여유가 생긴다면 그때는 카페가 내 삶을 흔들지 않을 만큼 여유로울 때 시골 장터에 작은 카페 하나를 열어 보고 싶다.


동네 할아버지, 할머니께 내가 일본에서 배워 온 기가 막힌 다방 커피를 내려드리며, 노닥노닥 이야기를 나누는 그런 공간 말이다.


이 글은 성공담이 아니다. 나는 당신에게 달콤한 환상을 심어줄 생각이 없다.

대신, 내가 뼈로 배운 망하는 101가지 이유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려 한다.

카페 창업의 현실은 화려한 인스타 사진 속 장면과 전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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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실패의 패턴은 놀라울 만큼 비슷하다.

그 구멍들을 미리 알고 피해간다면, 당신의 카페는 더 오래, 더 단단히 설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앞으로 브런치를 통해 매주 두 번, 내가 겪은 실패와 깨달음을 기록하려 한다.

예비 창업자에게는 경고가, 이미 가게를 운영 중인 이들에게는 작은 나침반이 되었으면 한다.


내 글이 누군가의 돈과 시간, 그리고 마음을 지켜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내가 겪은 수많은 실패는 결코 헛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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