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 음식편 입맛은 결국, 마음의 기억이다
살아나고 나서 처음 느낀 건,
“먹을 수 있다는 게 감사하다”였다.
하지만 어느 날부터인가 단순히 배를 채우는 걸로는 부족했다.
입맛이 돌아오자, 마음이 먼저 반응했다.
그리운 냄새들이 떠올랐다.
어릴 적,
저녁 무렵 골목 끝에서 들리던 된장찌개 끓는 냄새.
아버지가 퇴근 후 막걸리 한잔을 마시며
밥위에다 고등어 살을 올려주시던 모습..
그 모든 게 입안에서 되살아났다.
이상했다.
그땐 아무렇지 않게 지나쳤던 냄새와 맛들이
이제는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기억이 되어 있었다.
그건 단순한 미각이 아니었다.
시간의 맛, 그리고 사람의 맛이었다.
그 후로 나는 음식을 다르게 보게 됐다.
한 끼의 맛에는 그 음식을 만든 사람의 손길,
그날의 공기, 그 시간의 온도가 함께 담겨 있었다.
그래서 아무리 고급 음식이라도,
정성이 빠진 밥상은 마음에 남지 않았다.
그리고 누구와 먹었는지,
어떤 마음으로 그 한 끼를 나눴는지가
음식의 가격보다, 주방장의 실력보다 훨씬 더 중요했다.
같은 음식도 마음이 따뜻한 사람과 먹으면 맛이 달라졌다.
음식은 결국, 사람의 마음이 만든 예술이었다.
“좋은 맛은 손끝이 아니라 마음끝에서 나온다.
함께 먹는 사람이 좋은 날,
평범한 국도 잊을 수 없는 맛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