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에 있었던 선화예중 미술대회 참가후기를 남겨볼까 해요.
그날, 아침 7시에 집에서 출발했어요. 집결시간은 8시 30분부터였지만 어린이대공원 후문주차장이 협소한 편이라서 주차부터 걱정이 됐거든요. 게다가 4개월 된 막둥이까지 데려가야 했었어요.
7시 30분쯤 도착했는데 역시나 자리가 거의 찼더라고요. 8시에 도착한 친구네는 주차를 못하셨다고 했어요. 나중에 알고 보니 그날 경복초등학교에도 행사가 있었더라고요. 후문주차장을 이용하실 거면 서두르세요.
아이의 첫 실기대회라 저도 이것저것 챙길 게 많았어요. 이젤, 화판(학원에서 빌림), 수채화키트, 물통, 돗자리, 도시락에 유모차탄 아기까지 짐이 한가득이었네요. 그런데 고수의 포스가 느껴지는 분은 웨건이나 카트에 짐을 한방에 싣고 가시더라고요. 역시 삶은 경험치입니다.
도착을 했는데 수험표 뽑아둔 걸 두고 온 거 있죠. 애 챙기랴 짐 챙기랴 아기 챙기랴 제정신은 놓고 온 채로…
학교에 모바일로 확인이 될지 물어볼 시간도 안될 것 같았어요. 주의사항에는 뽑아오라고 쓰여있었거든요. 다행히 아직 출근 전이었던 남편이 집에 있어서 카카오퀵을 불렀어요. 25분 만에 받았습니다. 이 정도까지 했으니 상이라도 받으라는 심정으로 마음의 안정을 찾아갔어요.
시간이 되어 수험표를 들고 학교 운동장에서 도화지를 받았어요. 그곳에 그날의 주제가 붙어있었습니다.
"봄날의 꿈"
쉬운 듯 어려운 주제란 생각이 들었네요. 봄날, 꿈... 아이가 잘 표현할 수 있을지 좀 걱정은 됐었죠. 학원에서 풍경화 그리는 법 연습도 한 번씩 했었고, 그림을 그릴 스폿도 대략 관리를 해주셨어요. 정말 쌩으로 혼자 참여하면 많이 헤매었을 듯싶어요.
그런데 이 날, 바람이 무지 불어서 체감온도가 확 떨어지더라고요. 근처 다이소, 편의점을 다 뒤졌는데 4월이라 핫팩을 파는 곳이 한 군데도 없었어요. 혹시라도 날이 좀 쌀쌀할 것 같다면 핫팩을 챙기는 걸 추천합니다. 그림 그리는 아이 손이 얼음장 같았거든요. 다행히 차에 서핑용 드라이로브가 있어서 그나마 추위를 이겨냈답니다.
아이는 점심도 제대로 먹지 않고 그림을 그렸어요. 두세 번 입에 떠먹여 줬는데 금세 그만 먹겠다 하더라고요. 시작부터 끝까지 그림 그리는 걸 처음 지켜봤는데 초등학교 6학년에게서 이런 몰입이 가능하다니 내심 신기했습니다. 그렇게 반나절을 그렸고, 오전 9시를 넘겨 시작한 그림을 오후 3시 다 되어서야 제출했어요.
아이의 그림은 '봄날의 꿈'이라기엔 봄날이 아주 잘 담기진 않은 것 같지만(?) 나름의 의미가 있었어요. 봄날의 지금 이 담벼락 밖에 있는 자신이 10월이 됐을 때 담벼락 너머 잠자리가 날아가있는 선화예중에 합격한 자신의 꿈을 표현했다고 하네요.
참가자가 몇백 명 그 이상일 것 같은데 심사위원이 보기에는 직관적이지는 않았을 것 같아요. 상을 받았으면 했지만, 수상자 명단에는 없었습니다. 아쉬웠고, 혹시 이 결과가 실제 입시와 연관이 되진 않을까 약간의 불안감도 있었지만요, 이것 자체로 아이에게 좌절감을 주지 않으려 노력했어요. 아이는 앞으로 몇 달 동안 더 성장하지 않을까요. 그저 엄마는 응원을 해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