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1주년이라니. 너무 기특하다, 우리.
많지도 그렇다고 아주 적지도 않은 꽤나 긴 시간. 한 챕터를 꽉 채운 듯한 10년보다 20년을 향해 가는 11이라는 숫자가 왠지 더 애틋하다.
어떤 때는 꼴도 보기 싫을 만큼 심통이 날 때도 있고, 어떤 때는 애정을 갈구할 만큼 사랑받고 싶고.
부부라는 이름으로 맺어진 요상한 인연에 울다 웃다.
김미경 강사의 ‘마흔수업’ 책을 보다 부부는 서로의 꿈을 키워주는 부모라는 구절이 참 좋았다. 이걸 30대에 알았다면 지금 좀 더 여러 방면에서 충만하게 살았을 것 같은 아쉬움이 살짝 있지만.
다행인 건 40대 초반에 알아차려(다행히 나는 아직 삼십 대. 훗) 우린 각자의 꿈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나누고, 할 수 있다 격려하며 오늘을 산다.
그래서인지,
남편 자식이 11년 전보다 요즘 조금 더 사랑스럽다.
서로의 나이 듦과 주름살과 고집이
예뻐 보이는 삶을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