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은 쓰기에 쓰고, 삼키기에 더욱 쓰다.
청아한 하늘에 자욱한 짙음이 티백같이 시나브로 우려진 후
이윽고 마음까지 번진 밤내음의 화신- 활자를 퇴고(推敲)한다.
옛 세상과 장래 세상의 회우는 기묘하고
절망과 희망의 교착(交錯)… 요란(擾亂)! 한 성찰이 아니던가?
어느새 그 사고의 난해한 파도를 질서 있게 담아 온 종이는 왠지 모르게 오싹하다.
직면하지 못하고 힐끔거리는 망설임에. 누워,
천장은 눅눅. 한 습기는 호흡. 은 두려움. 은 종이...
아! 나는 잽싸게 일어나 구겨 삼키리라.
씁쓸함을 더 깊숙이 쳐 박아 넣어 내 가슴이 흡수하리라.
그 후 무엇을 적었는지는 새까맣게 잊었지만
다음 밤 글은 똑같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