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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인현 Aug 27. 2020

인도여행 책 놀음,『인도색 필터』

인도색 필터

최혜지 instagram_@enoshbook

에노스

2020.08.30

250p

22,000원


인도에서 해야할 일은 받아들이거나 거절하거나 둘 중 하나다. 그것만 하기에도 너무 많은 사람과 사건이 있다. 절반의 사기꾼과 절반의 친구가 있고, 마른 먼지와 배설물들, 끔찍한 기다림의 시간과 환희, 커리와 연과 소와 원숭이들.


나는 인도에서 영상을 찍었고, 인도의 색에 대해 여러 번 감탄했다. 인도의 그림을 사고 싶었는데 가격이 인도에서 며칠을 호화롭게 지낼 수 있을 만한 돈이었다. 여행의 마지막까지 참다가 돌아오기 이틀 전에 그림을 샀다. 그림을 산 도시에는 거리에 여성들이 잘 보이지 않았고, 나는 어느 주택가 반지하의 창문으로 화려한 천을 둘러쓴 여성들이 모여 그림을 그리는 모습을 보았다. 그 좁고 어두운 곳에서 이 그림이 그려졌을 걸 생각하니 그림을 환불하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다.


책의 낯선 풍경들은 낯설지가 않고, 때로 색이 혼자 이야기를 한다. 멋진 사진과 그림과 이야기가 있고 재미있는 요소가 많다. 저자를 색 수집이라고 한 것도 인상적이었다. 인도에 살면 180년치의 인생은 살 수 있을 거라며, 여름과 나는 늘 인도에 돌아가는 걸 꿈꾸며 사는데, 그건 쉽게 이루어질 것 같지 않아 책을 보는 것만으로 조금 기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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