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내지 않기로 했다.

by 박상환

브런치를 시작한 지 5개월 가까이 지났다. 처음의 시작은 미약했다. 영화 보는걸 워낙 좋아해서 못해도 일주일에 한 편씩은 꼭 보는데, 영화를 보고 난 후 떠오르는 생각들을 단순히 기록하기 위함으로 브런치를 시작했다. 생전 처음 써보는 글이지만 그 과정은 나름 재미가 있었다. 완성된 글을 보게 될 때에는 알 수 없는 뿌듯함과 미묘한 흥분이 교차했다. 그거면 됐었다. 아무도 찾지 않는 바람 부는 인터넷상의 이름 모를 글일지라도 내 손으로 무언가 창작된다는 것은 단조로운 일상의 소금과도 같은 것이었다.


글이 하나하나씩 쌓이고 '좋아요'가 눌려질 때마다 내 기분도 좋아졌다. 다른 사람의 반응에 신경을 쓰기 시작한 것이다. 어느 순간부터 브런치에 들어오면 가장 먼저 '통계' 버튼을 누르는 게 습관이 됐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읽었고, 얼마나 많은 사람이 공유했는지가 나의 가장 큰 이슈였다. 글쓰기가 나의 만족을 위한 소확행이었는데 어느샌가 관심종자의 도구가 되고 있었다.


또한 페이스북과 카카오톡을 통해 내 글을 공유했었는데, 그것을 본 지인과 친구들의 반응에 나는 매일 비행기 타기 일쑤였다.


"글 잘 보고 있다. 그런 재주가 있는지 몰랐네"

"이러다가 너 나중에 진짜 글로 성공하는 거 아니냐"


인사치레로 하는 말일지도 모른다. 그래도 주변 사람들의 칭찬은 고래가 아닌 나도 격한 춤을 추게 했고, 헛된 망상에 빠지게 만들었다.

'진짜 글로 돈 벌 수 있을까' '나중에 이름 있는 작가가 될 수 있을까' '책을 낸다면 제목은 뭐로 할까'


그때부터 더욱 브런치의 통계 수치에 집착하기 시작했던 것 같다. 나의 결과물의 결과에 마음을 빼앗기기 시작한 것이다. 글을 쓴 지 몇 시간이 지나도 좋아요가 눌리지 않으면 괜히 우울했다. 심지어 하트의 개수가 많은 다른 글들을 보면 괜히 샘이 나고 질투가 났다. 아! 이 간교한 마음이여. 나 자신이 부끄러워지는 순간이었다.


욕심은 정신을 흐리게 만들었다. 마음의 욕심이 차니 마음의 말들이 활자로 잘 옮겨지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지금 이 시간 다짐하는 것이다. 욕심내지 않기로. 조급해하지 않기로.




생각해보면 나의 조급함 때문에 잘못된 선택을 한 적도 많이 있다. 사회 초년생 시절에 나보다 잘 나가는 친구들을 부러워했었다. 욕심이 났고, 조바심이 났었다. 욕심과 조급함은 잦은 이직을 하게 만들었고, 결국 커리어에 큰 오점을 남기게 되었다. 대학교를 졸업한 지 10년을 훌쩍 넘긴 지금 나는 다시 원점에 서있다. 급할수록 돌아가라 라는 옛말이 있는데, 나의 욕심과 조급함은 의도치 않게 먼 길을 돌아오게 만들었다.


이제는 욕심내지 않으려 한다. 때에 따라 선한 욕심은 부려야 하겠지만, 조급함과 불안함을 동반한 욕심은 결국 영혼을 피곤하게 할 뿐이다.



글쓰기가 나에게 아무런 유익이 안될지도 모른다. 오히려 시간만 잡아먹는 일이 될 수도 있다. 아무도 나의 글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도 상관없다. 욕심 대신 초심을 마음에 새기며 쓸 것이다. '꾸준하게 기록하겠다'는 초심을 마음에 새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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