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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nghai park Jul 31. 2021

<킹덤 아신전>

참 매력적인 세계관

* <킹덤> 시리즈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


k-좀비의 활약이 빛났던 넷플릭스 인기 시리즈 <킹덤>은 시즌 2까지 공개되었고, 이제 팬들은 시즌3을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다. 기다림이 길어지던 이 시점에 김은희 작가와 김성훈 감독은 새로운 시즌이 아닌 하나의 '영화'로 우리를 찾아왔다. 이는 곧 시즌2 마지막 장면에 잠깐 비췄던 '배우 전지현' 즉 '아신'에 대한 이야기다.


그러므로 이 <아신전>은 <킹덤> 세계관의 시각으로 감상을 해야 하는 작품이다. 모든 유니버스 형태의 작품들이 그러하듯(대표적으로 MCU) 하나의 단독 작품이 아니라 세계관을 공유하는 작품들 간의 연결고리를 생각하며 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아마도 이 작품에 대한 호불호도 여기서 나뉘지 않을까 싶다. <아신전>을 그저 '한 편의 영화'로 보느냐, 아니면 '킹덤'이라는 큰 틀의 밑그림 또는 덧칠로 보느냐.


<킹덤> 시리즈에서 좀비의 기원은 생사초라는 식물에 있었다. 아신은 이 생사초에 대해서 가장 많이 알고 잘 활용하는 인물이다. 결국 이 생사초는 국경 근처에 살던 여진족인 아신에 의해서 조선으로 들어오게 된다. (조선땅에도 자라고 있었겠지만 사건의 단초를 제공하는 것은 아신이다.) 즉, 이 <아신전>은 시리즈 1편 이전의 이야기를 다루는 프리퀄인 셈이다. 세계관은 이렇게 이어지게 된다. 서늘하고 습한 곳에서 자란다는 생사초에 대한 이전 시리즈의 설정이 아신이라는 캐릭터를 통해 설명이 된 것이다. 시즌2에 잠깐 등장했던 마지막 장면에서의 아신은 그 행색을 보았을 때 조선인이 아닌 이방민족 그것도 북쪽 지역의 사람이 아닐까 하는 추측들이 있었는데 팬들의 추리가 맞아떨어진 부분이다.


같은 유니버스의 작품들을 볼 때면 위에서 말한 그런 재미가 있다. '아 그래서 그때 그랬구나..' '아 이게 여기서 이렇게 연결되는구나..' 하는 그런 소소한 즐거움. 그런 보는 재미가 <아신전> 에도 있다.


아쉬운 점도 물론 있다. <아신전>은 아신이라는 캐릭터를 소개하기 위해 러닝타임 대부분을 설명충의 시간으로 써버리기 때문에, 뿌려놓았던 떡밥을 속 시원하게 회수를 하지는 못한다. 그러나 동시에 다음 시즌에서 회수가 될 거란 기대도 가지게 하는 작품이다.


<킹덤> 시리즈의 앞으로의 전개와 세계관 확장에 있어 눈여겨볼만한 것은 이 아신이라는 캐릭터에 대한 활용방안이다. <아신전>에서 전지현 배우가 연기한 아신은 가히 슈퍼히어로에 가깝게 그려지고 있다. 이런 아신의 활약이 단순히 눈요기를 위한 일회성의 영화적 장치였는지, 아니면 이 또한 큰 그림을 위한 의도적인 설정인지는 알 수 없다. 다만 확실한 건 아신의 활약상이 다음 시즌에 대한 궁금증을 충전시키기에는 효과적으로 작용한 게 아닐까 싶다.


이전 시즌의 히어로인 이창(주지훈 배우)과 그의 동료들과의 관계(협력 또는 대립), <아신전>에서는 엑스트라에 그쳤지만 아이다간(구교환 배우)은 다시 등장할까, 민치록(박병은 배우)에 대한 아신의 대처는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 등등의 궁금증도 남아있다. <아신전>을 본 <킹덤> 시리즈의 팬이라면 저마다 시리즈의 향방에 대한 궁금증 한두 개씩은 생겼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아신전> 은 떡밥 회수용이 아닌 오히려 판을 더 늘리는 결과물인 것이다. 기존 그림에 덧칠을 더해서 세계관을 확장시켰고, 김은희 작가의 어깨는 더 무거워졌다. 하지만 이제 '김은희'라는 이름은 변수보다는 상수에 가까우니 기대해봄직하다.



최근의 흐름은 그렇다. 단순히 한 편의 영화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여러 영화들이 하나의 세계관을 공유하는 '유니버스'의 영화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영화뿐만 아니라 tv시리즈나 애니메이션으로 그 범위가 넓어지기도 한다. 우리에게 익숙한 마블이나 dc의 작품들도 있고, <스타워즈>나 <에일리언>처럼 고전에서 이어진 유니버스도 있다.


<아신전>을 보고 나니 <킹덤>도 멋진 세계관을 구축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이 든다. 원작이 따로 있는 게 아닌 오리지널 각본으로 탄생한 유니버스라 더 매력적이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고 하지만 이 매력적인 세계관에 대한 기대가 점점 높아지는 게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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