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해야 될까? 어렸을 때 내가 꿈꿨던 모습과 한참 멀어져 있다면 어떻게 해야 될까. 물론 누구나 본인이 원했던 대로 삶이 진행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너무나도 멀리 떨어져 있다면.
어렸을 때 내가 생각했던 30대는 이렇지 않았다. 번듯한 직장. 안정적인 경제력. 화목한 가정. 부모님께 효도하는 아들. 30대 후반에도 위의 항목들 어느 것 하나 만족스럽게 이뤄내지 못한 지금 그 현실을 마주하기란 여간 괴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직장은 있다. 사회적 인식이나 경제적인 면에서 볼 때 전통적인 번듯함 과는 거리가 있을 뿐.
안정적이라고 말하기는 힘들어도 그런대로 밥은 굶지 않으며 잘 살고 있다.
아직 결혼은 못했지만 부모님과 같이 그럭저럭 화목하게 지내고 있다.
자랑스러운 아들까지는 아니어도 여태껏 큰 사고 없이 부모님 말씀 잘 들으며 살고 있는데 이 정도면 효자 아닌가.
매번 이런 식으로 위안을 삼아도 살다 보면 현실의 민낯을 정면으로 마주할 때가 있다.
부모님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던가. (넉넉지 못한 용돈. 아직도 미혼인 점 등)
주변 친구들의 승진, 연봉 상승, 내 집 마련, 승용차 구입 같은 무용담을 들을 때 말이다.
어쩌면 내 이상이 너무 컸던 것 일수도 있겠다.
어쩌면 내 노력이 부족했던 것 일수도 있겠다.
아니 어쩌면 내 인생이 더럽게 운이 없는 것 일수도. 나라고 열심히 살지 않은 것은 아니니까.
'어렸을 때 꿈꿨던 모습과 지금의 모습이 한참이나 멀어도 괜찮을까?'
괜찮다고 자신 있게 말해주기 어려울 것 같다.
육체적 자위든 정신적 자위든 그 끝은 결국 허무하니까.
그래도 괜찮다고 말해야겠지. 그래야겠지. 지금 나에게 해 줄 수 있는 다른 처방전이 딱히 떠오르지는 않는다.
어떻게 하겠나. 현실을 바꿀 수 없으면 마음이라도 바꿔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