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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nghai park Jan 21. 2020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

어떡해서든 전쟁을 끝내겠다는 몸부림

오래전 멀고 먼 은하계에...(A long time ago in a galaxy far, far away...)로 시작되는 이 이야기는 장장 40여 년간 계속되었다. 1977년 개봉된 첫 시리즈를 시작으로 40여 년 동안 프리퀄과 시퀄 외전까지 방대한 대서사시를 탄생시켰다. 이 거대한 시리즈가 영화사와 영화산업의 끼친 영향이야 두말하면 입 아프니 생략하기로 한다. 이제는 이 전쟁을 끝내기 위한 마지막 시리즈가 우리 앞에 찾아왔다. 마지막이라고는 하지만 또 모를 일이다. 이 이야기가 다시 이어질지 이대로 끝날지. (디즈니에서는 이미 새로운 트릴로지를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어쨌든 대단원의 막은 내린다

40년간 이어진 전쟁을 끝내기 위해 이 영화는 초반부터 '떡밥 회수'에 여념이 없다.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는 시퀄 3부작의 첫 작품인 <깨어난 포스>에서 시작된 이야기의 발단을 매조지하는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새로운 제다이인 레이와 퍼스트 오더의 카일로 렌의 대결. 레이의 출생의 비밀. 스카이워커 가문의 가정사 등이 매우 쉽고도 뻔하게 진행된다. 이 과정에서 상당한 무리수가 펼쳐지고, 대서사시의 마지막 치고는 꽤나 초라한 서사가 이 시리즈의 멋진 퇴장을 망쳐놓는다.


또한 거대한 팬덤을 가지고 있는 시리즈인 만큼 스타워즈라는 세계관을 공유하는 오랜 팬들에 대한 팬서비스가 눈에 띈다. 결국 이러한 배려가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를 산으로 가게 만드는 장본인이 되는 셈이다. 그래도 올드팬들의 향수를 자극할 만한 요소들을 영화 곳곳에 배치시키며 팬들에 대한 의리를 지키고 있다. 그리고 이런 영화에서 우리가 늘 기대하는 것은 시각적인 즐거움일 텐데, 역시나 뛰어난 그래픽 기술로 눈을 즐겁게 만들고 있다. 사실 '스타워즈'라는 이름값이 워낙에 무거워서 그렇지, 그냥 하나의 SF 영화로만 본다면 꽤 볼만한 작품인 것이다. 다만 대미를 장식하기에는 이야기의 장력이 부족했을 뿐이다.


영화 속에서 연합군들이 퍼스트 오더에 맞서기 위해 몸부림치듯이,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의 J.J. 에이브럼스 감독도 이 시리즈의 괜찮은 마무리를 위해 고심한 흔적이 역력하다. 그 결과 팬덤에 대한 충성으로 종전을 맞이하고 있으며, 그럭저럭 마무리가 나쁘지는 않았다. 영화는 호보다는 불호에 가까운 반응들이 많은데, 아무래도 스타워즈라는 이름값의 무게가 상당한 것 같다. 상술했듯이 단독적인 작품으로 봤을 때는 꽤 볼만한 SF 영화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스타워즈 시리즈가 가지고 있는 영화계에서의 존재감을 생각해 본다면 다소 실망스러운 결과물이 아닐 수 없다.  


죽어도 권선징악

이 이야기는 결국 선과 악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보다 더 대놓고 극명하게 선과 악의 대립을 보여주는 영화는 없다. 제다이와 연합군의 선 VS 제국과 다스베이더 그리고 퍼스트 오더의 악. 이처럼 노골적인 선악 대결이 스타워즈 시리즈의 주된 설정이다. 스페이스 오페라라고 불리는 이 범우주적인 드라마는 서부극, 판타지, 액션, SF, 전쟁극 등의 장르적 특성을 빌려 영화사에 있어 하나의 신화로 자리 잡았다. 선과 악의 대결이라는 단순한 설정은 매력적인 캐릭터와 훌륭한 그래픽, 우주를 배경으로 하는 웅장한 액션신, 화려한 검술 등을 만나 날개를 달았다.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에서는 이러한 주제의식을 더욱 선명하게 보여준다. 강력한 힘의 원천인 포스를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따라서 악이 될 수도 있고, 선이 될 수도 있다. 극 중에서 레이와 카일로 렌은 이러한 선과 악의 경계를 줄타기하며 대결을 펼친다. 그리고 결국에는 포스의 선한 힘으로 악을 물리치게 된다. 우여곡절 끝에 선이 승리한다는 이 공식은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에서도 여전히 유효하다. 그리고 이 공식이 시리즈의 40년을 관통하는 핵심 주제인 것이다.



오래전부터 사람들에게 많이 회자되고 있는 이야기들의 공통점은 한 가지다. 권선징악. 그 어떤 신화와 전설, 동화나 우화들은 결국 한 가지 주제를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스타워즈는 우주를 배경으로 우리에게 가장 익숙하고 친근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다. 영화의 시작은 항상 "오래전 멀고 먼 은하계에..."로 시작된다. 그런 의미에서 스타워즈 시리즈는 보는 영화가 아니다. 듣는 영화다.




이제는 시대의 상징이 되어버린 이 별들의 이야기는 아직 진행 중이다. 연합군과 제국군의 전쟁은 끝이 났지만 아직 포스는 살아있다. 우리가 들었던 오랜 옛날의 신화나 전설처럼 이 이야기도 후대에는 그렇게 기억될 것이다. 다만 그때는 영화라는 이름으로 기록되어 전해질 것이다.


Force be with you.



ps: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스토리가 상당히 막장입니다. 보게 된다면 감안하고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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