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스토리 만들기
<나를 소개하는 3초 전략>에 오심은 환영합니다.
나에 대한 스토리를 만들어라.
출생 비밀에 대한 스토리, 삶의 역정에 대한 스토리, 나의 가치관에 대한 스토리를 만들어라.
스펙이 스토리를 만나면 사람들의 관심이 특별해진다.
신문을 보다가 "나는 사형수의 딸입니다."라는 기사 제목이 내 눈길을 잡았다.
한 여 배우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녀에게는 지난 40년 동안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가슴 속에 꾹꾹 담고 살아야 했던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다.
그녀가 7살 때 그녀의 아버지는 역적으로 몰려 사형을 당했다.
3.1운동을 이끄는 등 항일운동 및 독립운동을 선친들을 닮아 그녀의 아버지는 애국심이 남다른 경제학자였다. 서울대학교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경제학 박사를 받아 대학교수가 되었다.
그런데 1960년대 이른바 남조선해방혁명당 사건의 우두머리로 지목됐고,
국가 보안법 위반 혐의로 1968년 수감됐다.
이듬해 내란음모 혐의로 사형을 선고 받아 그 해 11월에 사형이 집행됐다.
그리고 45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대법원으로부터 무죄 선고를 받았다.
"아버지가 무죄 판결을 받던 날, 대법원장이 '무죄'를 선고하자 오빠는 벌떡 일어나서
'다시는 정치적 살인이 일어나지 않도록 사형제도를 폐지하라'며 소리를 질렀어요.
청원 경찰의 손에 이끌려 법정 밖으로 쫓겨났죠.
저희 자매는 화장실에 달려가서 한 칸에는 언니, 한 칸에는 제가 들어가서 울었어요.
그건, 엉엉 소리가 아니라 비명에 가까운 울음이었어요.
'나는 자유시민이다'. '역적의 딸이 아니다' 라고 소리를 쳤어요. 그 동안 너무나 하고 싶었던 말이었어요."
이 여배우가 어떤 사람인가 궁금해졌다.
어떤 드라마에서 어떻게 활동하고 있는가가 궁금해졌다.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모 드라마에 출연하여 지금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는 중견배우였다.
나는 그 동안 그녀에 대해 아무 관심도 없었는데 이 스토리를 접하고 나서는
이 여배우에 대한 애정이 달라지고 관심이 특별해졌다.
이번에는 출생의 비밀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참붕어 싸만코라는 아이스크림에 대한 이야기다.
이 아이스크림은 1991년 출시된 이래 지금까지 줄곧 제과형 아이스크림 중에서는
시장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는 상품이다.
참붕어 싸만코의 광고 속으로 들어가 보자.
광고가 시작되면 '싸만고 Begins(싸만코의 기원)'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지구에 불시착한 붕어 모양의 우주선이 나타난다.
그리고 붕어처럼 생긴 외계인 세 명이 눈 속에 서있다.
"1991년, 그들은 지구에 불시착했다"는 나레이션과 함께 다음과 같은 스토리가 전개된다.
외계생명체인 싸만코가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기 위해 우주를 배회하다가 지구에 불시착하게 되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그 때가 지구가 가장 추울 때였다.
차가운 눈바람을 견디지 못한 외계인 한 명이 눈 속에 '퉁~'하고 쓰러져 죽고,
또 한 명의 외계인도 '퉁~'하고 쓰러져 죽고,
마지막 남은 한 명 마저 차가운 바람을 견디지 못하고 눈 속에 쓰러져 죽고 만다.
그래서 그들은 결국 부드러운 맛의 아이스크림이 되고 말았다.
이때 강원도 산골 소년들이 나타나 눈 속에 파 뭍인 붕어모양의 아이스크림을 집어 들고는
'우와! 싸만코네!"를 외친다.
'맛의 지구정복, 참붕어 싸만코'라는 자막과 함께 광고는 끝난다.
이 광고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은 대단했다.
"기존의 아이스크림 광고는 유치하기 마련인데, 이 광고는 한 편의 영화 같다. 신선하다"는 반응이었다.
이 아이스크림의 스펙을 보자.
아이스크림이 태어난 연도가 1991년, 붕어모양의 아이스크림,
'아이스크림 지구 정복'이 목표 등이 이 상품의 스펙이라 할 것이다.
이러한 스펙을 단순하게 나열한 것이 아니라 SF 영화에서나 볼 수 있음직한 외계인 지구 침공이라는
스토리에 연결하여 웅장한 영상미와 유머코드를 적절히 조화시켰다.
이것이 많은 사람들로부터 뜨거운 관심과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주 요인이었다.
스펙을 나열하지 마라.
스펙을 열거한 자소서, 쓰레기통에 버려라.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했다.
아무리 많은 스펙, 아무리 화려한 스펙이라 하더라도 스토리가 없으면 의미가 없다.
그 동안 내가 쌓았던 스펙들이 내 인생의 가치관과 어떤 연광성이 있는가를 스토리로 만들어라.
그러면 '맛의 지구 정복'이라는 가치관과 함께 외계인이 싸만코 아이스크림이 되었던 것처럼
참신하고 기발한 스토리로 바뀌게 된다.
입사 시험에서 당당하게 합격통지서를 받은 한 여성의 성공담이다.
면접장에서 한 면접관이 그녀에게 이런 질문을 했다.
"자기 소개서에 '고객이 좋아하고 사장님이 추천하는 150% 알바생'이라고 했는데 이게 무슨 얘기에요?'
라고 물었다.
자기 소개서에 지금까지의 자기 경험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 한 가지를 적으라는 칸에
'고객이 좋아하고 사장님이 추천하는 150%의 알바생'이라는 제목으로 이야기를 적었었는데
이 제목이 면접관의 눈에 들어온 것이다.
그녀의 드라마틱한 아르바이트 이야기를 들어보자.
"저는 방학이면 고기전문 음식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습니다. 집안 형편이 넉넉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녀의 아르바이트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됐다.
"저는 대학 4년 동안 한 음식점에서만 아르바이트를 했습니다.
왜냐하면 음식점 사장님이 저에게 아르바이트를 할 거면 꼭 자기 집에 와서 해 달라고 부탁했기 때문입니다." "사장이 부탁했다고요?"
면접관이 '오호, 이 친구 봐라' 하는 표정으로 물었다.
"아르바이트를 할 때 저는 손님들 접시만 보고 다녔습니다."
이렇게 말하면서 고기집 사장이 자기를 4년 동안 불러준 이유를 설명했다.
고기 구이 전문 음식점에 가면 여러 가지 반찬과 야채가 곁들여 진다.
물김치, 배추김치, 상추, 쌈장, 기름장 등이 제공된다.
손님들의 테이블에는 종업원을 부르는 벨이 부착되어 있다.
고객이 김치, 상추 등을 리필해달라고 할 때 처럼 종업원의 도움이 필요할 때 누르는 벨이다.
"저는 고객이 벨을 누르기 전에 고객에게 필요한 것을 먼저 제공해주려 했어요.
'고객이 말하기 전에 가려운 곳을 먼저 긁어주자' 하는 생각에서였습니다."
그래서 정신 없이 음식을 서빙하면서도 고객의 테이블 접시만 보고 다니다가
물김치가 필요할 것 같으면 "잠시만 기다리세요. 물김치 리필해 드릴게요."라고 했다.
고객이 벨을 누르기 전에 필요로 하는 것을 해결해 준 것이다.
고객이 벨을 누르고 난 다음에 해주면 해 주고도 고맙다는 말을 못 듣는다.
그런데 고객이 요청하기 전에 가려운 곳을 긁어주었더니 고객들의 반응이 달랐다.
식사를 마치가 나가는 고객들이 계산을 하면서 사장에게 꼭 한 마디씩 했다. '저 아가씨 최고예요.'
"고객들의 이런 반응 덕분에 사장님이 급여를 150%를 주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말하면서 지갑에서 곱게 접은 종이 한 장을 꺼냈다.
"제가 아르바이트 했던 사장님이 써주신 추천서입니다. 전 이 추천서를 좋아합니다.
인생의 추천서라고 생각하거든요. 이것은 복사본인데요. 원본은 따로 잘 보관하고 있습니다."
그녀가 보여주는 고기집 사장의 추천서에는 이렇게 적혀있었다.
'이 학생은 특별한 학생입니다. 제가 매 방학 때마다 우리 가게에 와서 일해 달라고 부탁했던 학생입니다.
이 학생은 어디에서 무엇을 하든 반드시 성공할 겁니다.'
이 문구와 함께 고기집 사장이 엄지 손가락을 척 하고 내밀고 있는 사진이 곁들여 있었다.
" 저는 '상대방이 말하기 전에 먼저 가려운 곳을 긁어주자'는 생각으로 살고 있습니다.
언제 어디서 무엇을 하든지 시키기 전에 스스로 찾아서 하는 능동적인 사람이 되고자 합니다."
이런 말로 그녀의 이야기를 마쳤다.
나를 소개하는 짧은 시간에 상대방의 관심을 이끌어 내고자 한다면
스펙이 아니라 스토리를 말해야 한다.
왜냐? 스펙에는 혼이 없고, 스토리에는 혼이 있기 때문이다.
드라마에서 연기하는 배우들을 보면 크게 두 부류로 나뉜다.
한 부류는 아마추어 연기자이고 다른 한 부류는 명품 연기자이다.
아마추어 연기자는 시청자들로부터 비난을 받는다.
'그것도 연기라고 하느냐?' 는 등의 욕을 먹는다.
교과서 읽듯이 대사를 읽기 때문이다. 연기에 혼이 없다.
그러니 공감대가 일어나기 보다는 반감이 먼저 일어난다.
반면에 명품 연기자는 시청자들로부터 찬사를 받는다.
그의 연기에 시청자들이 몰입을 하게 되고 때로는 손뼉을 치며 웃기도 하다가
때로는 훌쩍훌쩍 눈물을 훔치기도 한다.
연기자가 극중에서 혼을 담은 대사를 토해내기 때문이다.
스펙을 나열하면 거기에는 혼이 없다.
아마추어 연기자가 교과서를 읽듯이 연기를 하는 것과 같다.
그냥 있는 사실을 나열할 뿐이다. 공감대가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스토리에는 그 사람이 누구인가, 그의 강점이 무엇인가, 그의 삶의 가치관이 무엇인가 등에
혼이 담겨있다. 그래서 상대방이 빨리 공감하는 것이다.
디즈니 만화영화 '알라딘'에서 알라딘이 공주를 만나기 전
'어떻게 하면 공주에게 잘 보일 수 있을까?'를 지니에게 묻는다.
그러자 램프의 요정 지니는 이렇게 대답한다.
"Just be yourself. Remember who you are."
(그대로 보여줘라. 네가 누구인가를 기억하라.)
잘 보이려 하지 말고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라는 말이다.
다시 강조하지만 나를 소개하는 한 마디에 나에 대한 스토리를 제시하라.
잘 보이려고 없는 것을 일부러 꾸며낼 필요는 없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핵심 경쟁력을 사실에 따라 드라마틱한 스토리로 만들면 된다.
내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고,
앞으로 무엇을 추구하면서 살 것이라는 자신만의 스토리를 담은 한 마디를 만들면 된다.
앞에서 소개했던 아르바이트 학생 사례에서
'고객이 좋아하고 사장님이 추천하는 150% 알바생'라는 한 마디를 만든 것처럼.......
단순히 스펙을 나열한 것에는 사람들이 관심을 갖지 않는다. 그 안에 내가 없기 때문이다.
스펙에 '나'를 담은 스토리를 만들어라.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하고 싶은지에 대한 스토리를 만들어라.
무미건조한 스펙이 아니라 남들과 다른 특별한 스토리가 들어있는 나만의 영웅담을 제시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