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소개 한마디 활용법
앞을 보지 못하는 장님이 길거리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앞에 깡통 하나 놓고 옆에는 골판지에 '나는 장님입니다. 제발 도와 주세요'라고 적은 간판을 내 걸었다.
그러나 도와주는 사람이 없다.
사람들은 자기 일에만 관심을 있을 뿐이다. 남의 일에는 흥미가 없다.
지나가는 많은 사람들 중에 어쩌다 한 두 명 동전을 던져주고 갈 뿐이었다.
많은 시간을 길거리에 앉아 있는데도 모이는 동전을 신통치 않다.
이때 지나가던 아가씨가 가던 발걸음을 멈추더니 장님이 내건 간판을 집어 든다.
집어 든 골판지를 뒤집더니 '아름다운 날입니다. 그런데 난 그걸 보지 못합니다.' 라고 문구를 바꿔놓고 갔다.
지나가던 사람들이 너도 나도 동전을 던지기 시작했다.
아무 관심도 없던 사람들이 장님에게 너도 나도 동전을 던지고 가는 것이다.
얼마 후 문구를 바꿔줬던 아가씨가 왔다.
장님이 그녀에게 물었다. 내 간판을 어떻게 했길래 이런 현상이 일어난 것이냐고....
그랬더니 아가씨가 이렇게 말했다. "같은 의미의 말입니다. 단지 표현을 달리했을 뿐입니다."
'나는 장님입니다. 제발 도와주세요'라는 말에는 사람들이 공감이 없다.
구걸하는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표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름다운 날입니다. 그러나 나는 그것을 보지 못합니다.' 라는 말에는 울림이 있었다.
가슴을 파고드는 공감이 있었다. 그래서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나를 소개하는 한 마디를 만드는 방법에 훈련된 사람은 커뮤니케이션 방법이 다르다.
같은 말이라도 다르게 표현한다.
한 영업사원이 후배들에게 자신의 성공담을 이야기 하면서 이런 이야기를 한다.
"저는 사람들을 만날 때 '오랜만입니다.'라는 인사말은 사용하지 않습니다.
" 왜냐? 그 이유를 그는 이렇게 설명한다.
'오랜만입니다.'라는 말 속에는 그 동안 당신을 생각하지 않았다.
전화하지도 않았다. 만나지도 않았다는 의미가 들어있기 때문이라 했다.
그래서 그는 '오랜만입니다.'라는 인사말 대신에 '반갑습니다.'라는 말을 사용한다고 한다.
'반갑습니다'라는 말 속에는 어제 만나서 반갑고, 오늘 만나서 반갑고,
다시 만나서 반갑다는 의미가 들어있기 때문이다.
사람을 상대로 하는 대인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영업 사원의 입장에서는 인사말 하나에도
사람을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가 들어 있는 '반갑습니다.'라는 말로 바꿔 사용하는 것이다.
가게 이름이 '주인장'이라는 요리주점이 있다.
술 한 잔 하면서 음식도 먹을 수 있는 곳이다.
'주인장(主人丈)'이라 함은 원래 '주인'을 높여서 부르는 말이다.
그런데 여기서 '주인장'은 그런 뜻이 아니다.
술(酒)과 사람(人)이 만나는 장소라는 것이다.
그래서 간판에 '주인장'이라고 한글로 표기하고 그 앞에 '술과 사람이 만나는 장소'라는 한 마디를 덧붙였다.
가게를 소개하는 한 마디를 '술과 사람이 만나는 곳'이라고 한 것이다.
모르긴 해도 이 가게를 운영하는 사장은 '나를 소개하는 한 마디' 방법을 알고 있는 것 같다.
왜냐 하면 가게 이름에 가게를 소개하는 한 마디를 만든 것도 그렇고
가게 앞에 고객을 유인하는 문구 또한 그렇다.
가게 앞에 세워둔 고객 유인 문구에는 센스와 유머가 넘친다.
'집에 가기 아쉽지? 그럼 한 잔 해야지! 주인장.',
'상사가 짜증나게 해? 그럼 한 잔 해야지! 주인장',
'솔로야? (나도 그래) 그럼 한 잔 해야지! 주인장',
'헌팅했어? 그럼 한 잔 해야지! 주인장',
'이제 20살이니? 그럼 한 잔 해야지! 주인장',
너 서울 사람 아니지? 그럼 한 잔 해야지! 주인장' 등과 같이 '그럼 한 잔 해야지'라는 한 마디에
여러 가지 상황을 엮어서 재미있는 표현으로 고객들을 유인하는 문구를 만들었다.
'나를 소개하는 한 마디'를 만드는 방법에 익숙한 사람은 일상 생활에서
이렇게 유머와 재치가 넘쳐나는 문구를 만들어 활용하게 된다.
지금은 튀어야 산다.
별난 복장, 별난 생각, 별난 행동이 사람의 시선을 잡고 관심을 끄는 시대다.
길거리를 지나다 보면 어느 순간 눈길을 끄는 간판들이 있음을 보게 된다.
남들과 다르게 차별화된 톡톡 튀는 상호와 센스 있는 문구들이 여기 한 번 들어가 볼까 하는 마음이 일게 한다.
'밥집이라기엔 쑥쓰럽고 술집이라기엔 좀...'이라는 간판이 있다.
밥집이라는 걸까, 아니면 술집이라는 걸까? 둘 다일까? 아니야. 둘 다 아닐 수도 있어.
여러 가지 생각들을 하게 만드는 간판이다.
먹자 골목을 지나는 중에 '회까닥'이라는 횟집 간판이 눈에 확 들어온다.
맛이 너무 좋아 회까닥하고 정신이 어떻게 된다나...
회까닥은 정신이 이상해지는 모양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다.
그런데 이 말을 횟집과 연결하니 그 의미가 기가 막히다.
정신이 이상해질 정도의 회는 과연 어떤 맛일까?
'추적 60병'이라는 술집이 있다.
'추적 60분'이라는 방송 프로그램을 패러디한 상호이다.
눈길을 확 끈다.
'도대체 60병을 다 추적하려면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 하는 엉뚱한 생각을 하게 된다.
이런 생각에 이끌리어 가게 안으로 들어가니 제일 먼저 액자 하나가 나를 반긴다.
그 액자에는 '추적 60병'이라고 제목이 붙어 있고 그 아래 이렇게 쓰여있었다.
1. 지나친 음주는 감사합니다.
2. 그날 피로는 술로 풀어주세요.
3. 가벼운 마음의 상처는 알코올로 치료하고 기운 냅시다.
사장님이 누구인지 모르지만 센스 있다. 재미있다.
고등학교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친구가 있다.
그 친구가 몇 년 전 스승의 날에 한 졸업생으로부터 받은 것이라며 카드 하나를 보여줬다.
그 카드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꿈이 있는 길로 왜 안 갔어?"
"선생님이 안 계시는데 어떻게 가요?"
선생님이 계셨기에 저의 꿈을 펼칠 수 있는 길을 걸을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선생님!
센스 있는 문구 하나가 사람을 즐겁게 한다.
나를 소개하는 한 마디를 만드는 방법에 익숙해지면 일상 생활 중에서도 이를 응용할 수 있다.
사람의 눈길을 잡고 관심을 끌게 하는 이런 센스 있는 간판이나 문구 등에 응용을 하게 된다.
"미국에서 물은 워터라고 하는데 여기서는 셀프입니다."
분식집에서 본 '물은 셀프(self)'라는 표현이다.
'떠나? 버려... 여행 에세이'
한 서점의 여행에세이 코너 간판에 쓰여진 문구이다.
'봄 바람은 차 안으로, 졸음은 창 밖으로.'
고속도로에서 보게 되는 졸음운전 방지 캠페인 문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