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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C 워너비 May 13. 2019

분해되는 대중

하위 문화로 분절된 대중 문화 시장

대중문화 시장이 점점 분화되고 서브컬처화 되어 다. 한국 힙합의 토대는 메이저 음악 방송 <쇼미더머니>지만, 실제 신을 구성하는 공연 시장은 특정 성향 1020 관객의 성지가 되었다. 누누이 말하지만 아이돌 산업도 음반 시장의 비중이 커지면서 대중보다 팬덤이 중요해졌다. 대중이라 부를 만한 거대하고 단일한 소비 주체가 흩어져간 달까.


원래부터 힙합은 지금보다 비주류였고 아이돌 팬덤도 나이 어린 특정 세대에 국한돼있었다. 예전에는 이런 시장이 대중문화와 분리된 게토, 혹은 열성 팬덤이 주축이 되는 말 그대로의 대중문화였다면, 지금은 대중문화 자체가 몇 단위의 하위문화로 분절되고 느슨하게 연결된 상태라는 인상이 든다. 대중과 마니아 사이 걸쳐있는 이들, 헤비 리스너라 하기엔 가볍지만 비주류 문화를 즐긴다는 자의식을 가진 이들이 나타났고, 이런 이들을 일컫기 위해 고안된 유행어가 '힙찔이' '덕후'(오타쿠의 라이트한 버전)인 것 같다.


스마트폰 보급과 매체 다양화로 더는 매스 미디어가 존재하지 않는 시대다. 시청 플랫폼 역시 다양화되며 '국민 시청률'도 안 나온다. 과거에는 공중파가 여러 주제와 장르를 통합하는 플랫폼이었다면 미디어 분화에 따라 각각의 분야가 특화된 채널로 안치됐고, 시청자들은 공통의 플랫폼을 공유하는 군중으로서의 경험을 나누지 못한 채 미디어의 원룸에 들어가 있다. 아이돌, 뷰티, 힙합, 패션, 게임, 요리, 축구, '먹방', '인방'… 유튜브 채널은 취향에 따라 플라나리아처럼 인수분해되었다. 매스 미디어의 시대 가고 일인 미디어의 시대가 왔고, 미디어 소비를 통해 형성되는 사회적 주체도 쪼개지는 것이다.


이렇듯 대중이 분해되는 시대에도 유일하게 거대 군중을 동원하는 매체가 있으니, 바로 천만 영화다. 요 몇 년 동안 영화 관람 시장은 더 커졌고 관객은 더 집단화됐다. 천만 영화가 사회적 사건과 조응하며 흥행해서 사회 현상이 아니라, 이상과 같은 맥락 위에서 '천만 명'이 같은 시즌에 같은 장소에서 같은 콘텐츠를 목격하는 집단 경험 때문에 ‘현상’이 될 수 있고 사회적 접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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