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첩의사 목표를 서점에서 세우다.
1.
2024년 1월, 야심 차게 2024년 나만의 목표를 세웠다.
내가 자주 가는 서점. 3층에 있는 요술램프가 있을 것 같은 서점에서 혼자만의 목표를 세웠다. 그 서점, 요술램프가 있을 것 같은 그곳에서는 나에게 많은 책들을 선물해 준다.
그 서점에 가면 뭔가 알라딘의 요술램프가 나올 것 같다.
요술램프 같은 책들이 나온다! 숨겨진 책들이!
그래서 서점 이름도 알라딘 중고서점인가 보다^^
여기서 말하는 알라딘 요술램프란, 그 중고서점 사이사이를 돌아다니가 꽂혀있는 책들을 보다 보면, 순간 깜짝 놀란다. 오래전 마음속 어디엔가 살짝 저장해둔 책들이 보인다. 책 소개 글이나 신문기사 등에서 누구누구 책이라고 읽고 싶은 생각이 살짝 들었던 책이다. 반가운 마음에 바로 집어 들고 쭉쭉 읽어 내린다. 서점에서 나만의 방법으로 발췌독, 속독을 한다. 얼마 전 손흥민 아버지가 쓴 책을 읽었다. 솔직히 돈을 지불하고 사서 집에 가져오면 집에 있는 책들에 미안하다. 집에 책장 용량이 부족하여 집에 있는 또 다른 책이 다시 이곳 중고서점으로 팔려나가야 한다. 물론 간혹 꼭 사고 싶고, 소장 가치와 집에서 여러 번 읽고 싶은 책은 사서 집으로 온다. 물론 이때는 집에 있는 책과 선수 교체. 어느 책은 반드시 다시 중고서점행이다.
저 책장에 내 책이 들어간다.
아직 책도 없고, 쓰는 시작도 안 했고, 지금 블로그만 쓰고 있는데...
또 경첩의사가 김칫 국물을 먼저 마시고 있구나!
아니다!
목표는 크게, 아니 당연히 실현 가능한 것이어야 한다.
책도 쓰고,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고
잘 팔리고 많은 사람들이 읽다 보면,
내가 자주 가는 3층 서점에서 알라딘 램프처럼 한쪽에 네댓 권이 가지런히 꽂혀있을 것이다!
그렇게 네댓 권이 꽂힌 것을 보면 경첩의사가 쓱~ 한 권 빼서 사서 집으로 와야겠다.
당연히 광화문 교보문고에도 가지런히, 여러 줄로 높이 쌓여있는 베스트셀러가 된다!
그러면 당장 광화문으로 달려갈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훌쩍 지나 2024년은 2025년이 되고, 하지가 지나 올해 하반기로 시간은 흘러가고 있다.
2.
2002년은 축구의 해로 기억된다. 월드컵.
2002년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그 시절 '꿈★은 이루어진다'라는 카드 섹션이 머리에 있다. 직관이 아닌 TV 화면으로 봤지만 그 감동스러운 카드 문구는 정확히 머리에 기억이 남아있다. 아마 당시 꿈이라는 것은 월드컵 결승전으로 가는 꿈이었을 듯. 그러나 당시 우리가 느낀 것은 월드컵 예선부터 16강, 8강전을 이기면서 그 꿈은 이미 어우러진 것과 같다.
사람들은 꿈을 이루고 싶어 한다.
그리고 그렇게 이룬, 그 이룬 꿈들을 계속 이어가고 싶어 한다.
나 또한 나의 꿈, 글쓰기와 책 쓰기를 통해서 꿈을 이루고 계속 그것을 이어나가고 싶다. 단지 글을 쓰는 것을 넘어서 그 글을 통해서 더 나은 꿈을 이루고, 계속 그 꿈을 이어가고 싶다.
3.
오래전 쓴 글, 경첩의사인가요? 왜 경첩인가요?
그때나 지금이나 나는 경첩의사라는 필명으로 글을 쓰고 있다. 하는 직업, 일은 그대로 외상외과의사, 권역외상센터에서 일을 하고 있다. 하는 일도 그대로 나의 또 다른 이름 경첩의사도 그대로이다.
처음 경첩의사라는 이름을 나 스스로 만들고 의미를 부여하였을 때 나에게 쓴 글이 있다. 세상에 경첩 같은 역할, 사람들에게 꿈과 위로를 주고 싶은 마음이다.
https://brunch.co.kr/@mdearnest/35
경첩의사, 경첩으로 살아가기.
조금 친해진 사람과 이야기하다 보면 나는 어쭙잖게 취미로 글을 조금 쓴다는 말한다. 아직 작가라는 말을 어디 가서 자신 있게 내밀기는 어렵지만, 만일, 혹시라도 이름표가 달린 작가가 된다면 필명을 하나 쓰고 싶다는 생각이 있다. 아직은 그러기는 아주아주 멀었지만, 내 이름 세 글자를 내밀고 쓰는 것보다 필명이란 것을 하나 만들어 글을 쓰는 상상을 해본다. 이왕이면 어디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멋진 신들의 이름을 쓰고 싶지만, 그쪽으로는 문외한이라서 내가 있는 주위에서 쉬운 말로 찾아보는 것이 좋겠다.
어느 날 옷장을 무심코 열다가 오래되고 녹슨 경첩이 덜렁 떨어져 버렸다. 수십 년간 문을 지지해 주고 고정해 주던 경첩이 힘을 닳아 떨어져 버린 것이다.
순간 ‘저것이다. 경첩!’ 이란 생각이 들었다.
경첩의 사전적 정의는 ‘여닫이문을 달 때 한쪽은 문틀에 다른 한쪽은 문짝에 고정하여 문짝이나 창문을 다는 데 쓰는 철물’이다. 문이 달린 어느 곳에든 쓰이는 것이나 쉽게 눈에 뜨지 않고 잘 알지 못하기에 쉽게 중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 경첩이다. 경첩은 나비경첩, 이지경첩, 숨은경첩 등 같은 역할을 하면서 위치와 종류가 다양하다. 하지만 모든 경첩은 눈에 잘 안 보이고 숨은 역할을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렇다면 나는 갑자기 필명을 생각하면서 경첩이라고 생각했을까? 그것은 아마도 내 스스로가 지금 나와 같은 면허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 중에서 경첩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누구나 다 절망적인 순간들이 있다. 그 순간들은 그들에게 잠시만의 순간으로 지나갈지 모르지만, 때로는 엄청난 고통과 좌절을 주기도 합니다. 경첩의사 또한 그러한 상황들을 스스로 느끼고, 때로는 환자를 보면서 그것을 바로 앞에서 바라보기도 합니다. 그 순간을 지켜내는 것, 그것은 누군가 그들의 손을 잡아주고 삶의 희망과 용기를 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나 또한 지나온 하루하루가 누군가의 도움, 용기와 손잡아 주는 것으로 이렇게 이 자리에 있습니다. 누군가가 누군가에게 힘이 되어주는 그 순간의 기록들을 쓰고 싶습니다. 그것을 바라보고 느낀 그것을 글로 써 내려가고 싶었습니다. 그 글을 통해 누군가에게 삶의 또 다른 희망을 주고 싶은 꿈이 있습니다.
경첩의사의 꿈은 이루어진다.
글을 계속 쓰고, 책으로 세상에 나오는 꿈은 계속 이어진다.
'꿈★은 이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