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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과장 Sep 15. 2023

오래 둘이 잘 사는 비결

새댁이 결혼 대선배에게 물었다 - 연애훈련대장의 신혼 적응기

미국에 살던 친척언니가 20여 년 만에 한국에 놀러 와 모처럼 한 자리에 모였. 신혼부부인 우리, 14년 차 언니네 부부, 18년 차 친척언니와 언니의 . 


5살 꼬마였던 어린 사촌조카는 밖에서 만나면 알아보지 못할 만큼 성숙한 아가씨다. 전하게 우리에게 인사를 하고, 더 어린 조카들과 놀아주고 있는 모습을 보니, 친척 언니의 결혼과 육아는 성공했구나 싶었다.


언니 둘 다 일찍 결혼40~50대에 결혼 대선배들이다. 100일 남짓한 풋내기 신혼부부는 결혼선배의 노하우를 물었다.



어떻게 하면 무탈하게 오래  살 수 있어요?


상대방을 바꾸려고 하지 말고 받아들여.


두 사람은 다른 언어로 같은 이야기를 했다. 언제 머리를 감든, 어떻게 양말을 벗어놓든 노력으로 개선되는 부분은 극히 미미하다는 인간의 진실을 깨달은 조언이다.  역시 여기까진 알고 있었고, 앞선 글에서 언급한 바 있다.


바꾸려고 하면 그 사람의 장점도 사라지는 것 같아요.

이야기를 듣던 남편이 더 멋진 말로 덧붙였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우리도 서로의 몰랐던 놀라운 지점을 여러 번 목격했다. 왜 빨래를 모아놓고 빨래통에 넣지 않은 채 출근할까. 왜 서랍의 문을 끝까지 닫지 않는가? 어떻게 항상 흘리면서 먹을까?요리를 어떻게 하면 이렇게 치울게 많아질까?


어디다 말하기도 민망한 생활 갈등의 유치함. 본래의 습성을 인정하고, 단점보다는 장점을 더 보려고 하는 것이 평화의 시작이다. 서로의 차이를 고 투닥거리기도 했던 남편이 이렇게 한 문장으로 정리해 주니 대견하고 고마웠다.

계산할 거면, 결혼을 왜 하는 거야?


집, 혼수, 집안일. 돈부터 가사 노동까지 계산하려고 따지면 역시 한도 끝도 없는 것. 우리는 다행히 이런 면에서 큰 문제는 없었지만, 주변에 결혼이 깨지거나 관계가 나빠지는 주된 원인이 누가 더 손해를 보는가에 대한 발상에서 시작다.


5년 넘게 잘 살고 있는 회사동료의 말이 스쳐 지나갔다. 그는  소득으로 볼 때 거의 외벌이에 가깝지만, 집에서 요리와 청소, 빨래도 다 하는 남자였다. 아이는 없었다. 팀원들끼리 집안일이나 소소한 가정사를 이야기할 때 늘 그의 태도는 일관되었다.


나도 하는데, 항상 와이프가 조금 더 많이 하는 거 같아요.


돈을 버는 자가 왜 집에서도 더 일해야 하는가 뜨거운 논쟁거리이지만, 누군가와 결혼할 결심이면 뭐든 내가 더 먼저 결심고, 실행하고, 섭섭하다는 생각조차 안 하는 마인드 세팅이 필요한 것 같다. 세상에 쉬운 게 없다.


물론 상대보다 더 할 마음을 가진 려자를 만나는 것도 중요한 전제 조건이다. 

우린 한 번도 싸워본 적이 없어.

너무 속상할 땐, 바로 말하지 않거든.


항상 그다음 날,

평온한 상태에서 그때는 이러이러했었다 얘기해.


말의 효과는 평정심을 찾은 상태에서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란다. 이 부분은  수련이 필요하군. 순간 풋내기 둘의 눈이 마주쳤고, 말없이 웃었다. 앞으로 잘하자.




결혼에 대한 의 명언이 있다. 방송에서 너무 많이 해서 이제는 식상하지만, 우리 같은 풋내기들이 꼭 새겨야 할 명언다.


"결혼을 할 때 우린 보석을 찾으려고 하지만

결혼은 원석과 원석이 만나 보석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나와 사랑하는 사람이 함께 보석이 되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상에서 가장 신나는 일일 수도 있다."

- 션 -

돌을 깎는 노력과 인내와 기술이 있어야 다이아몬드를 만들 수 있다. 그래서 중대한 약속의 날, 서로의 네 번째 손가락에 다이아반지를 끼워주나 보다. 명품 반지 브랜드샵 앞에서 대기표 누를 때, 그리고 그 반짝이고 비싼 걸 손에 넣었을 때까지도 미처 생각지 못했던 부분이다.


나는 보석이 될 원석. 상품 수령 대기표만 발행한 상태라고 매일 마음에 새겨야겠다. 현재 보석 진도율 0.0001%. 의지와 사랑이 있기에 희망은 있다.


by. 연애훈련대장, M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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