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중반 멀쩡한 직장에 평균의 외모, 멋진 취미, 잘 어울리는 대화법, 활발한 대외활동 그리고 서울에 살 곳 소유.
언뜻 이야기만 들어선 아무런 문제가 없어보이는 남자이지만, 모임의 빈도와 열정에 비해 연애 공백이 길다는 느낌을 받았다. 연애를 희망하는 적극성도 있고 위트도 있는 편인데, 왜?
오늘은 내 남자하기 싫은 유형과 호감형이 되는 디테일을 이야기해보겠다.
첫째, 자랑은 남의 입으로
잘한 건, 집 산거죠.
(음.. 또 그 소리)
처음에 그가 서울 비싼 동네에 작지만 살 곳을 자체 마련하였음을 들었을 땐, 부모님 도움도 없이 대단하구나 싶었다. 하지만 이야기하는 구성원이 조금이라도 바뀔 때마다 서울 거주지 소유를 어필하는 그를 보며 생각했다.
아, 이거구나.
내 남자하긴 싫다.
남자의 매력의 상당수는 아우라다. 뭔가 자신감있어보이고, 작은 일에 웃어버릴 것 같은 여유에서 매력을 느낀다. 반대로 재력, 능력 어필을 자기 입으로 하는 것만큼 모양 빠지는 게 없다. 있는 장점도 사라지게 만드는 주둥이의 마법. 좋은 이야기도 한 두 번, 같은 자랑을 한 번이라도 들은 자가 구성원 중에 포함되어 있다면 입 밖으로 내지 않는 게 낫다.
둘째, 셀카는 넣어둬
지금 당신의 카톡 프로필은 어떤 사진으로 구성되어있는가? 첫째사진도 둘째사진도 다 셀카인데, 연애를 희망하는가? 그렇다면 이 중 상당수는 정리하는 걸 권한다. 호불호 없는 초미남이 아닌 이상, 풍경사진보다 못한 게 얼굴 근접 셀카이다. 심지어 보정 어플 쓴 티까지나면 더 노답. 내 눈에 잘 나온 (나 아닌) 셀카는 혼자 보자. 여자도 마찬가지.
프사는 연애 시장에서 나를 어필하는 제 1의 홍보수단이다. (프사 = 프로필 사진) 남이 찍어준 생동감있는 전신 사진, 밝은 표정의 얼굴 사진, 취향 한 두 컷이면 충분하다. 너무 많아도 관종같고, 너무 관리없이 파란 기본화면이어도 흥미가 생기지 않는다. 선택적 자기 개방 없이는 아무도 다가오지 않는다.
셋, 청결은 디테일이 생명
깨끗이 정리된 손발, 은은하게 풍기는 좋은 냄새, 보풀나거나 헤지지않은 옷. 매우 작은 것이지만, 이 모든 사소한 것들이 모여 사람의 이미지를 만든다. 다림질에 익숙치않고 귀찮다면 스타일러 구매도 고민해볼 것. 매일 입는 옷태와 청결도가 달라진다. 오랜만에 꺼낸 겨울 옷 한 켠에 보풀이 고슬고슬 앉아 있다면 나의 최애 옷이었다 하더라도 과감히 기부함에 넣자.
집으로 사람을 초대할 일이 있을 때 가장 신경써야하는 건, 화장실의 청결상태이다. 잠깐 쓰는 공간이지만 혼자있는 공간에서 오롯이 보는 물때, 머리카락, 각종 민망한 얼룩은 상대의 호감도를 한 순간에 날려버리기 충분하다. 시간도 재주도 없다면 청소 어플이라도 써보자. 화장실 3만원, 집 청소 5만원이면 해묵은 창틀 먼지까지 해결 가능하다.
넷. 매력의 발전
마의 35고지를 너머 새로운 40고지로 가는 대원이라면 나의 매력의 강점이 무언지 꼭 알아야한다. 남자다운 비주얼, 다정한 말투, 지적인 스마트함, 재밌는 입담.. 상대방이 나의 어떤 인간 고유 매력에 즐거워할지에 대한 고찰이다. 연봉, 재력을 뛰어넘어 보유하고 있는 게 포인트. 아무리 생각해도 계급장 떼고나니 상당히 부족하다 느낀다면 지금이라도 다른 노력을 해야 한다.
가장 쉽고 확실하고 돈 안 드는 방법은 독서와 다이어트(혹은 벌크업)이다. 간단하지만 끝까지 해내는 사람이 적기에, 약간의 노력으로 보통 머리와 체격으로 수렴한다면 내가 맘에 드는 사람이 날 맘에 들어할 확률이 높아진다.
여기서 주의사항, 올해 읽은 책 몇권이라고 자기 입으로 자랑하는 사람도 꼭 있다. (아, 네.. 다독가이시군요, 근데 비호감) 자기 자랑은 늘 안 하느니만 못하다는 걸 명심. 꼭 필요하다면 적당히, 독서량이 빛날 땐, 어떤 구성원이 재밌다고 말하는 그 책을, '어, 저도 그 책 읽었는데, 그 작가 책 중에 OOO도 재밌어요.'라는 멘트 한 마디이다.
다섯. 항상성 유지
현재 또래보다 나이들어 보인다면 단점 보완작업은 필히 병행해야한다. 머리숱이 살짝 없다면 두피 문신, 머리심기 모두 어렵지 않게 일정 금액으로 가성비 높게 시정 가능하다. 정*성도 머리는 심는다, 병원 방문을 부끄러워하지 말자. 머리가 온전한 나 역시 검은콩 두유는 만들어서 먹는 편. 시간이 없다면 검은콩 두유라도 한 팩 마시기. 또래보다 먼저 난 흰머리로 고민할 날이 결국 오기 마련이다. 나중에 후회하지 말자.
이 나이에 뜯어 고치는 수술까지 감행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도, 피부가 쳐진다면 레이저 시술을 이제 시작하길 권한다. 피부는 늘어나기 전에 꾸준히 관리하는 게 원칙이다. 관리의 주기는 몇 개월에서 몇 년까지로 상당히 길다. 이미 늘어난 살과 패인 주름은 그 어떤 좋은 시술로도 회복하기 어렵다. 피부가 좋은데,전 피부과에 가본 적도 없어요라고 말한다면 85%는 거짓이다.
시술의 효과는 누적이다. 꾸준히 관리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피부는 10년 뒤가 다르다. 의사들이 헌혈과 안과 수술은 잘 안 해도, 피부과 시술은 찾아서 꼬박 꼬박 받는다.
여섯. 자린고비 본능은 잠시 안녕
메뉴를 주문할 때 망설이는 모습을 상대는 귀신같이 감지한다. 식사비, 커피 값도 아까우면 기어나오지 말지어다.
꽤 분위기가 괜찮은 곳이라면 5~10만원정도는 기본, 레스토랑에서 와인 한 병 시키면 그 이상이 될 수도 있다. 레스토랑에서의 와인 판매가가 정상 구매가 대비 3배이상인 것은 알지만, 왜 많은 마시는 사람이 분위기 좋은 곳에서 이 말도 안되는 가격의 포도 액체를 마시고 있는지 역으로 생각해보자. 다 이유가 있다.
내가 너랑 만날지 말지 내 마음을 모르는데 10여만원이라니! 라고 생각하면 발전이 없다. 만남 초반일수록 상대에게 쓰는 돈 생각말고 기부하는 마음으로 충분히 베풀어보자. 마음 씀씀이에 고마워하는 여성이라면 몇 번의 데이트 사이 본인도 뭐라도 해주려고 할 것이고, 한 달 넘게 만났는데 받아먹기만 하는 무개념이라면 버려도 좋다.
아무리 예뻐도 그녀와 만나 사는 긴 인생은 가시밭길 + 노예길이다. 아까운 돈이 아니다. 평생 인생을 망칠 요소를 걸러낼 혜안을 기르는 수업료이다.
내 남자 하고 싶음과 싫음의 차이는 종이 한 장이다. 디테일한 몇 개만 바꿔도 호감도 급상승이다. 신기한 건 사람들이 몰리는 맛집만 바글바글하다. 맛집의 주인이 되고 싶은가, 사업자와 영업신고증이 동시에 폐업이 되는지 검색해보고 싶은가? 선택은 당신의 오늘 행보에 달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