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얼굴과 몸매와 정상적인 정신을 가진 여자라면, 누구나 공주 대우 비스므리한 걸 받는 세월을 보낸다. 여기 얼굴이나 몸매가 하나라도 아주 조금이라도 받쳐주면 학창시절부터 인기가 폭발한다.
필자도 지금은 '쭈구리 서른 후반의 미혼 글쟁이'로 살고 있지만, 중학교 3학년 때 40여명의 남녀공학에서 무려 7명이 나를 좋아했던 적이 있다. 남학우 20명 중에 7명이라니 인기가 실감되는가?
(늘 말하지만 필자의 글감 상세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는다는 게 원칙이다. 얼굴없는 작가라는 맹점을 십분 활용 중. 그냥 '초미녀 작가'로 상상하고 읽어라. 영원히...미공개)
그때는 우리가 평범하다 할지라도 누군가 예상치도 못하게 나를 좋아하고, 예상치도 못하게 로맨틱한 상황에 엮이며, 예상치 못한 귀엽고 예쁜 사랑을 한다. 그다지 적극적이지 않아도 여자는 특히 누군가의 제안을 수락하는 것 만으로도 몇 번의 연애는 할 수 있다. 훗, 남자 만나는 게 뭐 어려워?
서른이 된다.
숫자 3이 이렇게 나쁜 존재였단 말인가? 스물 아홉에서 서른이 되는 여자들은 다른 어떤 12월 31일보다 더 찹찹한 마음이 든다. 이제 나는 꺾이는 것인가? 약간의 불안감. 그러나 일상은 변하지 않는다. 나의 연애 자세를 굳이 수정하지 않아도 남자는 곧잘 수급된다. 흠... 그래? 서른도 괜찮은데?
서른 셋이 된다.
남친이 나를 소닭보듯이 할 때도 있다. 치킨은 맛있기라도 하지. 가끔 있을 수 없는 로맨틱한 사건들도 간간히 일어나지만 소개팅, 미팅 등등 각종 팅의 기회는 기하급수적으로 사라진다.
아니, 어느 순간부터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나'라는 존재를 인만추의 장에서 제외한 지 오래이다. 간간이 나의 장래를 걱정한 엄마의 선이 들어오기 시작. 물론 지금까지도 미모를 상당한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는 자라면 아직 괜찮다. 수급이 원활하다.
서른 다섯이 된다.
마의 35선에 도달했다. 이제야 사라진 기회와 늘어난 주름 사이에서 스스로의 연애적 위치에 대한 고찰이 시작된다. 왜 아무 일도 일어나지않지? 무엇이 잘못되었나?
서른 이후에도 바뀌지 않는 너 자신. 만남에 수동적이고, 상대의 호감 신호에 무감각하고, 솔직한 자신을 별로 드러내고 싶어하지 않는 당신이 바로 '철벽녀'이다.
더이상 당신은 '갑'이 아니다.
[M과장의 실전연애노트 : 35세이상 남녀가 가져야할 마인드 세팅]
1. 연애를 위한 마음가짐과 최소한의 노력을 하고 있는지 자기점검하자 : 외모, 썸 단계를 만들어보려는 약간의 적극성, 누군가와 연락을 이어가고자 하는 의지, 그 사람이 궁금하지 않아도 한 두번은 더 보려는 인내심. 누군가 그랬다. 동물들도 짝짓기 철이 되면 예쁘게 단장하고 싸움을 한다고. 싸울 힘이 없다면 단장이라도 하자. 남자든 여자든.
2. 자만추의 기회도 이제는 만들어야한다 : 집 - 회사, 집 - 학교 코스만 반복하다가 TV로 장기용과 가상연애를 하는 일상을 반복하면 현실과 점점 멀어진다. 주말 이틀 중 하루는 본인을 위해, 하루는 미래의 연인을 찾는 활동을 하는 게 좋다. 온라인으로 모임을 찾아도 되고, 참여를 해도 되고.
1년은 52주다. 연휴와 이런저런 개인적인 일들을 빼면 1년에 약 30번의 시도가 최대치이다. 에이씨, 오늘은 늦잠이나 더 자자. 싶어서 가기로 한 곳도 안가면 그렇게 세월은 무심히 지나간다.
3. 조금이라도 마음에 드는 사람을 만나면 제발 튕기지 마라 : '어머, 웃기는 사람이네? 이럴 거였으면 왜 연락함?' 흐지브지되는 썸, 어느 순간부터 였다고 생각하는가? 서른을 넘기면서 부터이다. 밀당이고 나발이고 서른 셋 이상부터는 진짜 딱 한번 밀었는데 당기는 줄 끝에 사람이 없는 현상이 벌어진다. 언니들, 제발 세게 밀지 마.
4. 세상 모든 남자에게 철벽치지 마라 : 평상시 말하거나 행동할 때 남친과 남사친, 직장동료의 경계는 유부남을 제외하고 그냥 없다고 생각해라. 모두에게 평등하게. 물론 현재 남친이 있고, 그가 나의 광범위한 인간관계를 싫어한다면 자제해야한다. 연인에 대한 존중이니까.
하지만 기억해야할 건 연인은 오늘 헤어지면 남이다. 있지도 않은 미래 남친 후보자를 위해 현재 내게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미리 셧다운 할 필요는 없다.
철벽녀란, 못난 자신을 감추는 스타일을 말한다. 못나도 된다. 선택적 자기개방은 관계의 첫 단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