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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은 몸에 남고, 가르침은 마음에 남는다

참된 어른에게서 배운 ‘중립의 힘’

by 명선우

누구나 돈을 더 벌고 싶어 하고, 더 나은 미래를 꿈꾼다.

그러나 결국 그 길을 열어주는 것은 사람과 사람의 만남이다.


에스테틱 샵에서 일하는 손님이 있다.

그녀는 이직을 앞두고 어디로 가야 할지, 또 어떻게 해야 더 많은 수입을 올릴 수 있을지 갈피를 잡지 못해 타로를 보러 왔다. 나는 그녀의 사정을 깊이 묻지 않았다. 다만 그녀가 절실히 새로운 길을 원하고 있다는 것만은 분명히 알 수 있었다.


카드의 결과와는 별개로, 나는 늘 한 가지를 강조한다.

같은 수고를 해도 더 큰 가치를 얻으려면 ‘기술’을 갖추어야 한다는 점이다. 타로는 방향을 비춰줄 수 있지만, 길을 걸어가는 건 결국 본인의 힘이다.


마침 내게는 좋은 인연이 있다.

내 손목과 어깨를 고쳐주셨던 분, 강남에서는 ‘신의 손’으로 불리는 근막 교정 고수님. 몸을 단순히 다루는 것을 넘어, 사람의 기운과 마음까지 읽어내는 분이다. 무엇보다 나와 같은 공부의 길을 걷고 계시면서도 이미 자신의 영역에서 정점에 오른 분이기에, 나는 이 손님을 그분께 소개해드리기로 했다.


“백문이 불여일견.”

오늘, 손님이 그분의 세션을 받았다.


나는 그 자리에 함께 있었는데, 내 눈앞에서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다.

굵고 둔탁해 보이던 팔뚝이 단번에 매끈해졌고, 부어 있던 얼굴은 부기가 빠지며 갸름해졌다. 허리는 잘록해졌고, 움츠러져 있던 가슴은 봉긋하게 살아났다. 근막은 이완되고, 막혀 있던 흐름이 뚫리자 림프의 부종도 사라졌다. 몸의 구조가 재정렬되며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그런데 더 감동적인 것은 육체의 변화가 아니었다.

그녀의 표정이 달라졌다.

어딘가 눌려 있던 마음이 풀리고, 부정적인 그림자가 벗겨진 듯 환해졌다. 몸이 곧 마음을 비추는 그릇이라는 사실을 나는 그 순간 다시금 실감했다.


세션이 끝난 뒤, 선생님은 차분히 말씀을 건네셨다.


“사람의 몸을 관리하는 이는 반드시 중립이어야 합니다.

상대의 기운을 흡수해서도, 내 기운을 주어서도 안 되지요. 오직 그 사람이 더 아름답게 빛나길 바라는 마음만 있으면 됩니다. 내가 바르게 서 있어야 상대도 바르게 설 수 있습니다. 오늘은 내가 아는 모든 것을 손끝으로 전해주었어요. 기억해 두세요, 그것이 곧 당신의 기술이 될 겁니다.


지난 과거는 이미 흘러갔습니다. 이제 마음에서 떠나보내세요. 당신의 미래는 밝습니다. 당신의 몸이 곧 당신의 상품입니다. 반듯한 자세로 손님을 치유한다면, 사람들은 당신처럼 되고 싶어 다시 찾아올 것입니다. 이쁘게 태어났으니, 이쁘게 살다 가세요.”


나는 옆에서 듣기만 했는데도 가슴이 뜨거워졌다.

단순한 기술의 전수가 아니었다.

그것은 몸과 마음, 그리고 삶의 태도까지 꿰뚫는 가르침이었다.

참으로 큰 어른이구나, 이런 분이 진짜 스승이구나 싶었다.


손님이 떠난 뒤, 선생님은 나를 보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저 아이가 복이 많습니다. 선생님 덕분에 오늘 저를 만났네요.”


그 말마저 따뜻했다. 스스로의 가치를 드러내는 대신, 상대의 복과 나의 연결을 소중히 여기는 그 태도에서 더 큰 겸손과 존중을 느낄 수 있었다.


그날 나는 두 가지를 배웠다.

첫째, 사람의 몸을 다루는 일은 단순한 직업이 아니라 ‘영혼을 가꾸는 길’이라는 것.

둘째, 타로 또한 다르지 않다는 것.


타로는 단지 점괘를 뽑아 보여주는 카드가 아니다.

사람이 더 빛나는 방향으로 마음을 돌려주고, 자신의 삶을 다시 살아낼 수 있게 이끌어주는 거울이다. 오늘 내 손님이 선생님을 만나 몸과 마음의 변화를 겪은 것처럼, 타로 역시 사람의 미래를 바꿔줄 수 있다.


나는 오늘, 큰 공부를 곁에서 보았다.

그리고 내가 가는 길이 틀리지 않았음을 다시 확신했다.


사람의 미래를 바꿔주는 타로.

나는 그 길 위에서, 오늘도 한 장의 카드를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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