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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테일의 진화, 프랜차이즈와 커피

슬로서(徐)

안녕하세요 MDS 슬로서입니다. 

지난 글 말미에 언급한 개인의 영역에서의 리테일 부동산의 변천사와 발전 방향성 다뤄보고자 합니다. 대한민국의 리테일 시장의 성장에서 필자는 두 가지의 키워드가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프랜차이즈와 ‘커피’입니다. 대한민국의 리테일은 한국인의 창의성과 서구문화의 유입으로 프랜차이즈 산업이라는 영역으로 엄청난 성장을 거듭하였으며, 그 성장의 핵심엔 항상 ‘커피’라는 컨텐츠가 함께 했습니다.


이번 리테일 부동산 시리즈는 1) 프랜차이즈 산업의 역사를 통해 리테일 브랜드 성장에 대해 알아보며, 2) 커피의 역사와 커피가 리테일 시장에서 어떠한 역할을 하며, 3) 현재 기업/개인 브랜드의 차별화 전략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프랜차이즈 산업의 역사에 대해 알아보시죠.


프랜차이즈(가맹사업)의 정의


프랜차이즈 체인시스템(FC)는 1907년 미국에서 태동한 시스템으로 사전적 의미는 본사가 가맹점에게 상표, 상호, 휘장 등을 사용해서 본사와 동일한 이미지로 상품판매, 용역제공을 할 수 있도록 지원/통제하며, 이를 통해 본사는 가맹사업자로부터 일정한 경제적 이익(수수료)를 지급받는 거래 관계입니다. 이는 1927년 일본으로 건너가게 되었으며, 1979년 대한민국에 상륙하게 됩니다.  



1인당 GDP 5,000불 시대의 프랜차이즈 


최초 프랜차이즈 롯데리아

1979년 10월 25일 국내 최초 프랜차이즈인 ‘롯데리아 1호점’가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지하에 입점하게 되며, ‘79년을 기점으로 다양한 프랜차이즈들이 등장하기 시작합니다. 

롯데리아 소공점(1호점) 개점 당시 모습과 초기 햄버거 셋트 메뉴(사진=롯데GRS)



이랜드의 출범
이후 1980년 국내 최초 의류프랜차이즈 전문점인 ‘이랜드’가 등장합니다. 이대앞 잉글런드라는 2평 남짓의 보세의류로 시작한 이랜드는 80년 브랜드명을 변경하고 프랜차이즈화함에 따라 1983년까지 3년간 성공가도를 달리며 헌트, 언더우드, 베이비헌트 등 29개의 브랜드를 론칭합니다. 


또한 1980-81년 까지 유지되어 오던 일제식 교복을 타파하고자 당시 문교부 장관인 김옥길 총장이 교복자율화를 실행함에 따라 이랜드는 교복브랜드 이랜드헌트를 출시하며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의류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됩니다. 

1980년 당시 이랜드 매장 및 광고물(사진=이랜드)



양념치킨 브랜드의 시작

1980년대는 치킨브랜드의 태동의 시기이기도 합니다. 당시 소위 전기통닭, 후라이드 치킨만 있던 시대에서 ‘양념치킨’이 도입되었으며, 양념치킨을 메인 메뉴인 브랜드가 많이 출몰했습니다. 그 대표적인 브랜드로는 처갓집양념치킨, 사도치킨, 멕켄치킨과 같은 지금은 생소한 브랜드들이 출몰합니다. 

현재까지 영업 중인 최초의 양념치킨 프랜차이즈(사진=네이버 블로그)


이후 80년대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대한민국은 프랜차이즈 사업이 활성화 되기 시작합니다. 지금의 김밥천국의 조상격인 서울 태생의 ‘참새와 방앗간’, 부산 태생의 우동전문점 ‘용우동’ 등이 등장했으며, ‘86년 아시안게임, ‘88년 올림픽을 기점으로 국내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이 인도네시아, 태국, 대만 등으로 진출하게 됩니다. 이와 동시에 미국/유럽의 유명 브랜드들은 국내로 입점하기 시작하죠.


아래 언급하는 세 가지의 브랜드는 1988-89년 국내에서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기 시작하며, 현대의 프랜차이즈 시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칩니다. 
 
1) 피자헛 

피자헛은 미국에서 공부하던 성신재 회장을 통해 대한민국에 들어오게 되어 1985년도에 오픈하며, 본격적인 체인화는 1988년부터 시작됩니다. 가족, 직장인들 간 둘러 앉아 피자를 먹는 문화가 확산되며 국내 외식문화가 서양식으로 변모하게 되는 계기가 됩니다.

최초의 피자헛 이태원 1호점과 당시 메뉴(사진=네이버 블로그)


2) 셀프 원두커피점문점 쟈뎅(JARDIN) / 도토루 원두커피 전문점
셀프 원두커피전문점 쟈뎅과 도토루는 '80년대 일본에서 대한민국으로 상륙하게 됩니다. 다방커피 문화에 익숙했던 한국인들에게 직접 주문하고 음료를 받으러 가는 시스템은 혁신이었으며, 새로운 문화에 힘입어 큰 인기를 누리게 됩니다. 
특히 쟈뎅은 전국적으로 130개의 점포를 확장하는 등 엄청난 성장세를 보입니다. 이러한 시스템은 향후 1990년 스타벅스가 입점하며 벤치마킹하게 됩니다. 

쟈뎅 메뉴판과 쟈뎅커피타운 이대점(사진=네이버 블로그)


3) 24시 편의점 세븐일레븐 / 패밀리마트

일본 브랜드인 세븐일레븐은 1988년 국내에 입점하였습니다. 초기 편의점은 24시간이 아니었습니다. 초기엔 07:00~23:00 운영이 원칙이었으나, 23:00~07:00까지의 매출이 낮시간 대비 더 발생하여 24시간 운영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이듬해인 1989년 패밀리마트가 입점했으며, 10년의 운영 끝에 지금의 CU로 변모하게 됩니다. 2024년 기준 CU는 17,762개 점포를 운영중이며 대한민국 내 점포수 1등을 유지중입니다. 

국내 최초 편의점인 세븐일레븐 올림픽점(사진=코리아세븐)


SPC 대기업 신화의 시작

1980년말~1990년초는 우리가 삼립으로 잘 알고있는 SPC가 대기업이 되기 위한 신호탄을 쏜 해라고 볼 수 있습니다. SPC는 1986년 파리크라상을 시작으로 1988년부터 파리바게트라는 상호로 체인사업을 시작합니다. 같은 해 베스킨라빈스 구반포점(가맹1호점)을 오픈하며 지금의 파리바게트와 베스킨라빈스31이 태동하게 됩니다. 

베스킨라빈스31 구판포 1호점과 파리바게뜨 광화문 1호점(사진=SPC)


독립자영업점(PB) 등장

1992년부턴 서비스업종의 프랜차이즈들이 등장하기 시작합니다. 독립자영업점(PB)가 등장하는 해로 노래방, 비디오방, 컴퓨터방, 만화방 등이 성행하기 시작하는 해이기도 합니다. 이 시점부터 지금의 개인형 브랜드가 출범하였고, 기업형에 대응하는 독자적인 개인브랜드들이 성행하기 시작합니다. 


BBQ(BHC)와 크린토피아의 등장 

1995년은 기념비적인 해입니다. 영어식 약자를 사용하는 치킨브랜드들이 등장하며 기존의 양념치킨을 메인으로 고수하던 치킨 브랜드들과 경쟁하기 시작합니다. 그 대표적인 브랜드는 윤홍근 회장에 의해서 ‘96년에 등장한 BBQ(바베큐 약자), BHC(별하나)가 있습니다. 이때를 시점으로 현재까지 국내에는 치킨프랜차이즈 브랜드만 500개 가량 존재하며, 대한민국을 치킨공화국으로 만드는 초석이 됩니다. 

'95년 연천 전곡읍에 오픈한 BBQ 1호점(좌) / '96년 길동점 100호점 오픈 당시(우)(사진=BBQ)


또한 ‘95년에는 세탁편의점(세탁소) 프랜차이즈인 크린토피아가 등장하며, 전국적으로 2400개의 매장을 운영하는 프랜차이즈 기업으로 성장합니다. 
 

박성철 헤어스튜디오 외 미용실 프랜차이즈 등장

1996년 한국 최초의 프랜차이즈미용실인 박성철 헤어스튜디오가 오픈하며, 이후 박준/이철 등 미용실 프랜차이즈가 성행하게 됩니다. 


IMF, 경제 위기에 등장한 브랜드 이삭토스트

1998년 IMF발발에 따른 국내 경기 침제에 따라 ‘창업비가 낮고 가성비가 좋은’ 다양한 아이템이 등장하게 됩니다. 특히, 자본규모가 작은 즉석 토스트점이 성행하게 되는데, 바로 이삭토스트입니다. 이삭토스트는 ‘97년 개점하여 경제 불황기를 거치며 인기를 누리기 시작했으며, ‘03년을 기점으로 체인사업을 시작하며 성황기를 맞이합니다. 


1인당 GDP 1 ~ 2만불 시대의 프랜차이즈


2000년 이후 국민소득은 1만불을 넘어서며 프랜차이즈 사업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합니다. 먹거리 형태가 변화함에 따라 다양한 프랜차이즈가 등장하며 글로벌로 해당 프랜차이즈 모델을 수출,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연계되며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의 판매전략이 변화하는 등 격동의 성장기를 맞이합니다. 


슬로우푸드의 각광, 본죽

1999년에 시작된 죽 체인점 본죽은 국민소득이 증가함에 따라 기존에 패스트푸드가 아닌 슬로우푸드에 열광하는 시류를 잘 탄 브랜드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본죽은 2010년까지 총 1000개의 가맹점을 확장하며 2000년 초반까지 폭발적으로 성장하였습니다. 
 

스타벅스

1999년 대망의 스타벅스가 국내 처음 등장하기 시작합니다. 신세계백화점이 미국 스타벅스와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하면서 총 10년 계약을 시작으로 직영점 형태로 운영하기 시작합니다. 스타벅스는 현재까지도 모두 직영점으로 운영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99년 오픈한 최초 스타벅스 이대점(사진=스타벅스 코리아) 


플랫폼체인시스템(O2O) 등장

2005년을 기점으로 온라인쇼핑몰이 활성화됨에 따라 더 저렴하게 상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생겨나기 시작했으며, 오프라인으로만 사업을 영위하던 판매업FC는 몰락하기 시작합니다. 플랫폼체인시스템이 도입되어 FC들은 생존하기 위해 온라인/오프라인 쇼핑몰을 병행해야하는 변화의 시기를 맞이합니다. 


생계형, 명예형 프랜차이즈 등장 : 다이소의 신호탄

2007년은 생계를 위한 프랜차이즈들이 대거 등장했는데, 그. 대표적인 브랜드는 김밥전문점인 김밥천국, 김가네 등이 있습니다. 이러한 브랜드의 특성은 개점비용이 1천만원~2억원 정도 수준으로 생계를 위해 창업하던 사업주들이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프랜차이즈 사업에 발을 들이게 하였습니다. 


이와 반대로 명예형 프랜차이즈 역시 대거 등장했는데, 그 대표적인 브랜드는 조마루감자탕, 파리바게트 등이 있습니다. 이들의 특징은 2억원~5억원 수준의 창업 비용으로 퇴직 후 은행금리의 3-4배 수준의 소득을 얻고자 하는 비교적 여유있는 창업이었습니다. 
 
생계형 프랜차이즈로 시작하여, 지금은 대기업이 된 대표적인 브랜드를 하나 소개하겠습니다. 바로 다이소입니다. 다이소는 일본에서 들어온 브랜드로 ‘100엔샵’을 벤치마켕한 사례입니다. 100엔샵은 1991년 일본 버블경제가 붕괴되면서 남품하지 못했던 상품재고를 처리하기 위해 시작된 사업모델로 주로 지하공간을 임대하여 운영하던 생계형 프랜차이즈입니다. 

일본에 균일가 제품을 납품하던 아성다이소 박정부 회장에 의해 ‘97년 1호점(아스코 이븐 프라자)을 시작으로 다이소가 시작되었으며, 2007년부터 본격적으로 기업형 체인사업을 시작함에 따라 생필품전문점으로 진화하게 된 것입니다. 

다이소의 전신인 아스코 이븐 프라자 / 우측은 최초 아스코 이븐 프라자 천호점(사진=동아일보, 다이소)

 

1인당 GDP 2 ~ 3만불 시대의 프랜차이즈


1인당 개인소득이 2만불을 넘어서는 시대의 특징은 ‘커피’라는 음료에 곁들이는 음식이 발달한다는 것입니다. 2008년을 기점으로 이러한 시류는 프랜차이즈 사업에서 [커피 + a]가 공식화 됨에 따라 커피산업이 더욱 커지게 되는 계기를 마련합니다. 
 

2008년 본격적으로 프랜차이즈 제과점이 성행하기 시작합니다. 제과점이 아닌 ‘베이커리 카페’로 불리며 커피와 빵을 함께 파는 형태로 진화하는데, 이때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카페베네, 엔젤이너스, 파스쿠치 등의 기업형 커피 프랜차이즈들이 대거 등장합니다. 2008년을 시작으로 대한민국은 카페 공화국이라 불릴 정도로 커피 산업이 성행하는 국가가 되었으며, 2024년 현재 커피와 Mix된 300여종의 ‘카페 업종’이 존재합니다.

 

이후 2015년을 기점으로 해외 프랜차이즈 기업들이 한국 정착을 시작하며, 2018년 대한민국은 글로벌프랜차이즈 브랜드가 대거 입점하며 국 내/외 프랜차이즈 경쟁의 장이 시작됩니다.  


오늘은 대한민국 40년의 프랜차이즈 역사에 대해서 대표적인 브랜드를 언급하며 정리하는 시간을 가져보았습니다. 다음 주제는 프랜차이즈 산업에 Mix 열풍으로 기폭제가 되었던 ‘커피’라는 컨텐츠를 좀 더 심도있게 다뤄보며 리테일 부동산 시장의 기업/개인 브랜드의 발전방향성에 대해서 논의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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