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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리테일의 발전 방향성 1/2

슬로서(徐)

안녕하세요 MDS 슬로서입니다. 


대한민국 리테일은 COVID-19 이후 공실률이 20%를 상회하였습니다. 또한 외부 출입을 제한하는 사회 분위기, 글로벌 경제위기 시장으로 인한 소비 위축 등으로 리테일 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을 커져왔습니다. 하지만 시장은 반전하였고, COVID-19가 종식되어 감에 따라 2023년 4분기 서울 가두상권 평균 공실률은 18.7%로 하락했으며, 전년 동기와 비교해서 4.4%p 감소하였습니다. 이러한 긍정적인 지표 속에도 혹자는 1) 온라인 시장의 강화2) 유통망의 발전으로 인한 오프라인 불필요 등의 사유로 COVID-19 이전의 리테일 시장은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고 합니다.


오늘은 글로우서울 유정수 대표(이하 “저자”)의 저서 [있는 공간, 없는 공간]에 나타난 인사이트에 제 생각을 얹어 ‘대한민국의 리테일 부동산의 발전 방향성’에 대해서 5가지 테마로 논하고자 합니다. 



유휴공간의 필요성


많은 디벨로퍼들은 “이제는 오프라인 시장에서의 경쟁력은 곧 ‘고유한 체험’이다”라고 말합니다. 이것은 아무리 기술이 발전한다고 하더라고 온라인 세상에서는 오프라인에서 느낄 수 있는 감각정보를 따라 갈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손님은 ‘고유한 체험’을 어떻게 제공받는 것일까요? 저자는 유휴공간의 필요성을 6대4 법칙을 통해 강조합니다. 6대4 법칙이란 특정 공간에서 전용공간의 비율이 60%라면, 수익이 창출되지 않는 임대면적 외 공용공간(유휴공간)을 40% 이상을 설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과거 온라인 유통시장의 성장 전에는 구매행위를 위해 반드시 오프라인 공간을 방문해야 했으며, 그로 인해 리테일 시장은 정해진 방문객을 토대로 미래수익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리테일 시장의 주된 고민은 “어떻게 하면 물건을 더 많이 사게 할 수 있을까?”였던 것이었고, 이는 매장의 MD(Merchandisig, 상품화 계획)에 집중하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현재 기업은 손님을 끌어들여야 하는 유인책이 필요한 시점이며 이들을 유인하기 위해선 유휴공간이 필수적입니다. 이때 우리는 이러한 의문점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임대면적은 곧 수익성과 직결되므로 테이블을 하나라도 더 깔아서 손님을 더 받아야 하는 것이 아니냐?” 

“유휴공간이 많아지면 수익성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


하지만 현재의 리테일 시장의 매출은 [방문객수 X 머무는 시간]의 총합으로 나타납니다. 방문객수만을 수익성의 지표로 보던 과거와 달리, 머무는 시간을 곧 수익성의 지표로 본 것입니다. 저자는 이를 통해 유휴공간 배치를 통해 손님을 유인하고, 공리주의적 관점에서 유휴공간을 손님들이 공유하며 더 큰 개인공간이 창출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아래를 보시죠.

[그림1]
[그림2]


[그림1]과 같이 40평의 가게에 30명의 사람들이 방문했다고 가정해봅시다. 단순하게 40평을 모두 전용공간으로 사용한면 30명의 개개인이 느끼는 개인의 공간은 약 1.33평이 됩니다.

이때 30평을 전용면적, 10평을 유휴공간으로 배치할 경우 개인이 가질 수 있는 전용면적은 1평이 되며, 나머지 10평이라는 유휴공간은 모두의 공용공간으로 인식됩니다. 즉, 개인은 11평의 공간을 사용하는 것과 동일한 효과를 지니게 됩니다. 공간효용의 관점에서 볼 때 40평의 가게는 곧 330평이라는 공간효용을 창출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예시가 적용되어 있는 실제 사례로는 익선동의 온천집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식당 내부에 온천과 같은 우물을 모든 손님이 조망할 수 있는 구조에 배치함으로 유휴공간을 확보한 것이죠.


우물집 내부 유휴공간, 출처 : 캐치테이블



선택과 집중 


리테일은 손님의 체류시간이 극명하게 짧은 상업시설입니다. 짧은 체류시간 동안 사용자의 이목을 집중시키려면 어떤 장치들이 필요할까요? 


저자는 1) 집중해야 할 곳에 투자하는 방식과 2) *원더 조닝을 통해 짧은 체류시간에 방문객을 붙잡는 방법을 제안합니다. 

*원더 : 뇌리에 확실히 박힐 수 있는 것을 의미


1) 집중해야 할 곳에 투자하는 방식 
과거 많은 자영업자들은 인테리어에 많은 돈을 쏟아붓곤 하였습니다. 물론 이러한 투자가 성과를 얻었던 시점도 있었지만, 현재 대한민국의 리테일 부동산은 인테리어에 돈을 쏟아붓는 것이 반드시 성공과 연결되는 시장은 아닙니다. 


이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예로는 2021년 강남에 오픈한 대표적인 5성급 호텔 두 곳이 있습니다. 바로 조선팰리스와 소피텔 엠베서더 서울입니다. 조선팰리스는 오픈 당시 고급 인테리어를 통해 전형적인 최고급 호텔로 오픈한 것에 반해 소피텔 엠베서더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객실, 로비 인테리어에 반해 부대시설(수영장)에 투자한 상태로 오픈하였습니다.


호텔은 과거 외국인들의 비즈니스의 목적으로 고급 인테리어가 적용된 호텔들이 각광 받았던 반면, 지금은 내국인들의 놀이문화로 자리 잡은 호캉스로 주된 수입을 올립니다. 호캉스로 체류하는 기간은 길어야 1-2박으로 체류기간이 짧습니다. 우리의 경험을 돌이켜본다면 호캉스를 즐기기 위해 호텔을 방문할 경우 대부분 다양한 부대시설을 이용하고자 하며, 객실에서 체류하는 시간은 그다지 길지 않습니다. 즉, 고객을 유인할 수 있는 부대시설에 투자한 소피텔이 현대 호텔 시장에 적합한 접근인 것입니다. 


실제로 이러한 시류와 맞물려 소피텔 엠베서더는 조선팰리스 대비 적은 투자비로 같은 효과를 누리는 중입니다. 초기 두 호텔의 가격차이는 1.5배 수준이었지만, 현재 두 호텔의 1박 비용은 약 60만원(주말 기준) 수준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소피텔 엠베서더 서울, 출처 : 여기어때


조선 팰리스 서울, 출처 : 여기어때


2) 원더 조닝 

체류시간이 극명하게 짧은 리테일의 특성상, 원더라는 존재를 통해 강한 유인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러한 원더는 상업시설 중심부에 모두가 볼 수 있는 공간에 위치해야 하며, 공유공간으로 개방되어 방문객들로 하여금 개인 소유의 공간으로 느껴지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 대표적인 예로는 두바이몰의 수족관(Aquarium)과 인공폭포(Falling Men)가 있습니다. 두바이몰의 수족관과 인공폭포은 두바이몰을 방문하는 모든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몰의 센터에 위치해 있으며, 이는 두바이몰의 원더 조닝을 만들어 사람들을 끌어 모으는 장치로 활용됩니다. 


두바이몰 내부 수족관(Aquarium)과 인공폭포(Falling Men), 출처 : 네이버 포스트 두바이영재네집, 두바이몰 공식홈페이지


또 다른 예시로는 싱가포르 창이 공항의 인공폭포를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이 역시 대규모 인공폭포를 공항에 배치함에 따라 공항의 순기능을 넘어선 상업시설로 만드는 원더 조닝이 됩니다.
 

싱가포르 창이 공항 인공폭포, 출처 : 네이버블로그 식인토마토 세상


1부를 마치며


오늘은 리테일 부동산 발전 방향성 1부를 통해 총 5가지 테마 중 1) 유휴공간의 필요성, 2) 선택과 집중이란 두가지 테마에 대해서 다양한 사례를 통해 논해보았습니다. 두 가지 테마를 보면서 독자분들은 어떤 생각이 떠오르셨나요? 


필자는 "임대면적은 곧 수익"이라는 상업용 부동산에서의 공식이 조금씩 깨지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단순히 면적으로 승부를 보는 시대가 아닌, 수익을 포기하고 손님들을 위해 특색있는 서비스공간을 제공함으로써 온라인과 차별화 되는 오프라인만의 특색을 찾아가는 과정이 아닐까 싶습니다.  


다음 시간엔 추가적인 3가지 테마를 정리해보면서 리테일 부동산 시장의 변화 흐름에 대해 조금 더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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