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의 샷

실수와 실패가 교훈과 지혜가 되는 순간

by 겨울나기 이코치

자율신경실조증: 소통이 차단되면



특별한 이유도 없이 몸이 아프거나,

예상치 못하게 컨디션이 바닥으로 떨어지고,

밤마다 불면증에 시달리며 괜스레 초조해지는 현상을 경험해 본 적이 있으신가요?


저 역시 한창 마음의 겨울을 보내는 동안 이러한 몸의 이상을 경험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마음에 겨울이 찾아오면,

몸이 보내는 신호들을 무심코 지나치곤 합니다.

마음이 너무 힘들어 몸의 신호에 신경 쓸 겨를조차 없다고 느끼는 것이지요.


우리의 뇌는 몸 전체를 움직이는 컨트롤 타워와 같습니다.

온몸에 마치 네트워크처럼 연결된 신경망을 통해

모든 신체 부위와 끊임없이 소통하면서 다양한 기능들을 조절하죠.

이러한 신경망 속에는 우리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몸의 균형을 자동으로 조절해주는 '자율신경계' 또한 포함되어 있답니다.


사람 사이의 관계도 소통이 잘 이루어지지 않으면 건강하게 유지하기 어렵듯이,

우리 몸과 마음도 마찬가지입니다.


마음의 불안이나 스트레스 같은 요인들은 뇌와 자율신경계의 소통을 방해합니다.

소통이 원활하지 않으면 우리 몸 또한 균형을 잃어버리게 되고,

결국 자율신경실조증으로 이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마음과 몸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어, 마음이 겨울을 맞이하면 몸도 겨울에 들어섭니다.




교훈일기로 그리는 미래 디자인 싱킹


"당신의 실패와 실수가 당신에게 남긴 교훈과 지혜는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 답을 작성하는 일을 계기로,

저는 11년째 교훈과 지혜를 담은 일기를 작성하고 있습니다.

그 기록은 실수가 많은 저를 다독여주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이 되어주곤 했습니다.


일본의 자율신경 분야 최고 권위자인

준텐도 대학 고바야시 히로유키 교수의 책, 『하루 세 줄, 마음 정리법』을

우연히 읽게 되면서 저는 교훈일기가 사람의 회복을 돕는 최적화된 방법임을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매일의 실패나 불안을 글로 써서 자율신경을 안정시키고,

그것을 충분히 반성하고 분석한다면 스스로를 변화시키고 꿈을 실현할 수 있다는 것 입니다.


안타깝게도 바쁜 현대인들은 일상 속에서 얕고 짧은 숨을 쉬는 경우가 많습니다.

'빨리빨리' 문화 속에서 반복되는 속도의 가스라이팅은

우리로 하여금 호흡의 속도를 의식할 여유조차 주지 않습니다.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 우리의 호흡은 점점 얕아지는 것이지요.


고바야시 히로유키 교수는 일기를 쓰면 마음이 안정되는 이유에 대해

글 쓰는 행위와 호흡이 깊은 연관성이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자율신경을 가장 빠르게 조절하는 방법이 호흡을 바꾸는 것인데,

글을 천천히 그리고 정성스럽게 쓰면

우리의 호흡이 자연스럽고 차분한 리듬으로 정돈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호흡이 편안해지면 놀랍게도 순식간에 혈관이 넓어지고,

몸 구석구석 말초 기관까지 혈액이 부드럽게 퍼져나가며 결국 우리의 몸이 편안하게 이완됩니다.


저와 같이 실수와 실패가 겨울처럼 찾아오는 사람들은

생각의 중독에 빠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생각은 생각만으로는 좀처럼 정리되지 않죠.

하지만 떠올렸던 생각들을 글로 써나가며 시각화되면

그제야 정처 없이 떠돌던 생각들이 정리되기 시작합니다.

실수와 실패에 대해 사실적으로 작성하며 돌아보고,

그때의 기분을 감정의 단어로 표현하면

편도체가 안정되어 스스로를 토닥이는 효과도 나타나게 됩니다.


내게 남겨진 교훈과 실패에 대해 생각하고 다시 그런 일이 생긴다면 어떻게 하고 싶은지 묻고 글로 쓰다 보면 원하는 미래 방향이 자연스럽게 그려지게 됩니다.

문제에 몰입하는 것이 아니라 긍정적인 미래를 그리며

앞으로의 나의 행동을 설계해 보게 되는 것이죠.

저는 이 과정을 "미래 디자인 싱킹"이라고 부릅니다.

그렇게 작성된 글은 확실히 의식화되어 우리의 마음에 깊이 새겨지며,

움직일 힘이 되어 실행이 가능한 상태로 만들어 줍니다.


우리가 하는 수많은 선택들은 무의식에 기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제가 교훈일기를 작성하게 된 것은

제가 하는 실패나 실수에 대해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태도를 기르기 위해서이기도 했지만,

반복되는 실패와 실수를 더 이상 하고 싶지 않다는 강한 의지가 있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교훈일기를 지속적으로 작성해 나간다면,

무의식을 의식화하는 능력이 생겨 객관적으로 자신을 성찰하고,

결국 자신이 어디로 나아가고 어떤 모습으로 성장하고 싶은지에

대한 명확한 방향의 키를 잡을 수 있게 됩니다.

교훈일기가 습관이 되면 삶의 방향의 키가 자율신경에도 입력이 되어,

자율주행하는 자동차처럼 그 방향으로 자연스럽게 향하게 되는,

'이제는 내가 봄에 있구나'를 경험하게 되는 것입니다.


교훈일기는 몸과 마음에 휴식이 되어 우리의

겨울을 기꺼이 잘 나게 해주는 '회복의 샷'입니다.



월, 수, 금, 토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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